2024년 11월 3일(일)
11코스(임진적벽길) : 연천 당포성-3.2km-동이리 주상절리-4.6km-임진교-6.2km-군남홍수조절지
경기평화누리길 11코스는 ‘임진 절벽 길’로 고구려에서 고려를 잇는 역사 탐방 길이다. 코스는 숭의전에서 출발하여 당포성, 임진강 주상절리, 임진교, 허브빌리지, 군남홍수조절지에 이르는 18.4㎞ 구간으로 약 5시간 30분 소요된다. 이 코스에는 역대 왕조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함께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으며,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연천의 들판과 강변, 야산을 통과하며 다양한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연천군은 경기도의 최북단 지역으로 한탄강 하류 지역인 연천군 전곡읍으로 휴전선이 지나며 군 전체가 북서와 남동으로 나뉘어 우리가 밟아 볼 수 있는 지역은 남동에 한정된다.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으며 또한, 1.21 무장 공비 침투 사태의 침투로로도 유명하다. 예전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분단의 긴장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연천은 임진강과 한탄강 두 강줄기를 따라 한반도 첫 인류가 정착한 곳이다.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당포성 입구에서 하차하여 단체 사진을 찍고, 지난 구간에 대청호마라톤 대회 참석으로 들리지 못한 당포성으로 향한다.
임진강은 한강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중요한 활동무대였다. 멀리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영역 다툼의 치열한 싸움터였고, 가까이는 한반도를 가로 지르는 남북 분단의 한부분이 돼있다. 최근 이 일대가 고구려가 남하하면서 남긴 얼마 되지 않는 유적들로 관심을 끌고 있다.
당포성(堂浦城)은 당포나루로 흘러 들어오는 당개 샛강과 임진강 본류 사이에 형성된 절벽 위 삼각형 모양의 평면 대지에 위치한 고구려시대 성이다. 당포성 북쪽에는 개성으로 가는 길목에 해당하는 마전현이 자리하고 있어 북상하는 적을 방어했다. 반대로 신라가 이곳을 차지하면서 남하하는 적을 막기에 최적이었다.
연천 당포성은 임진강이 국경하천(國境河川) 역할을 했던 삼국시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포성(시적 468호)은 외관상으로는 동벽의 일부만 남아 이곳이 중요한 성이었음을 혼자서 버겁게 증명하고 있다. 이 일대를 정비하고 관광 안내를 한 것도 얼마 되지 않는 분위기다.
강안평지성(江岸平地城)으로 구조적으로 매우 독특한 형태이다.
당포성은 지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직단애를 이루지 않는 평지로 연결된 동쪽에만 돌로 쌓아 성벽을 축조했다.
동측 성벽은 길이 50m, 잔존높이 6m정도이며 동벽에서 성의 서쪽 끝까지의 길이는 약 200m에 달하고 전체둘레는 450m 정도다.
성 축조에 이용한 돌은 대부분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현무암을 가공하여 쌓았는데 이는 고구려 성의 큰 특징 중에 하나다.
과거 병사들이 밤낮으로 지키고 서 있었을 자리는 이제 달 모양 조형물과 보수작업을 거친 동쪽 성벽 위에 팽나무가 외롭게 서있다.
당포성을 보고 연천 UN군 화장장 시설을 스쳐 지나간다.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 중 한 곳인 연천의 마전지역과 적성의 감악산 전투의 전사자들이 많았는데 UN군 참전용사들이 이곳에서 한 줌의 재로 화해 고국으로 돌아갔다. 1952년 건립한 화장장은 휴전 이후에도 짧게 사용되어 오다 자연히 폐기되었고 지금은 활엽수만 무성하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도강포(합수머리)에서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슬러 병풍을 쳐 놓은 것 같은 수직 절벽을 일컫는다.
임진강 주상절리 1km 남았다는 안내판을 따라 왼쪽길로 들어서 잘 가꿔진 선인장밭을 지난다. 백련초를 수확중이다.
한탄강은 큰 여울을 뜻하는 ‘한여울’로 불려왔으며, 지금도 전곡읍에 ‘한여울’ 마을이 있다.
옛 기록에는 대탄(大灘, 큰 여울)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것이 한탄강이라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 고유어로 불러 주어야 할 이름을 굳이 한역하다 보니 그만 ‘한탄(漢灘)’이 되었지만, 민족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이 가로질러 지나가고, 가뜩이나 이곳 지형이 협곡과 절벽이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하기에 분단의 장벽과 연결됨으로써 한숨 쉬며 탄식한다는 ‘한탄(恨歎)’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더구나 연천(漣川)이라는 지명의 앞글자 ‘연(漣)’이 눈물 흘린다는 뜻이어서 그럴까.
강변으로 다다르자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현수교인 동이대교가 위용을 뽐내며 눈에 들어온다.
북한 평강군 오리산과 680m 고지에서 분출한 용암은 옛 한탄강의 낮은 대지를 메우며 철원-포천-연천 일대에 넓은 용암대지를 형성하였고, 임진강을 만나 임진강 상류 쪽으로 역류하면서 현무암층을 만들었다.
현무암은 용암이 굳을 때 발생하는 수축작용으로 인해 중심점을 따라 사각 혹은 육각형 모양으로 수직의 절리가 발달하게 되는데, 침식을 받게 되면 육각형 모양의 돌기둥이 떨어져 나가면서 아름다운 주상절리 절벽이 만들어지게 된다. 가을이면 주상절리의 절벽이 담쟁이와 돌단풍이 물들고 석양빛에 더욱 붉게 보여 적벽이라 부르기도 한다.
동이리는 북동쪽 철원 방면에서 내려오는 한탄강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임진강이 만나는 삼각지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한탄강을 타고 내려오던 용암이 이곳에서 임진강을 거슬러 일부 올라갔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한적한 시골길의 비포장도로를 지나자 미산면 동이리의 임진강과 한탄강 합수머리(도감포)에 수직의 주상절리가 길게 병풍처럼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25m 높이의 절벽이 2km가량 병풍처럼 이어진 '동이리 주상절리'다. 감탄이 절로 터져 나온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연천 한탄강 일대에는 이같은 주상절리가 곳곳에 분포해 있는데, 동이리 주상절리는 그중 현무암 주상절리의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난 곳으로 유명하다.
강을 따라 절벽 아래로 ‘동이리주상절리 코스모스길’이 이어진다. 이 주상절리 절벽길은 이번 코스에서 단연 백미다. 임진강과 적벽을 보며 걷는 비포장길은 산허리를 걷는 것 같으면서도 또 한편으로 탁 트인 강변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을 동시에 갖는 운치있는 길이다.
우정리 너른 농경지가 넉넉해 보인다. 옛 지명 마전군 동면의 '소우물'이라는 마을이다.
옛날 이곳은 너른 평야가 있었지만, 수리 시설이 없어 소를 방목하던 곳으로 평야에 분수처럼 솟아나는 분수정(噴水井)이라는 우물이 있었다. 소들이 분수정에서 물을 먹었다 하여 '소물개'라 부르다가 우정리(牛井里)가 됐다.
우정리의 편안한 둑길을 한참 걸어 왕징면소재지 직전에서 임진교를 건너면 군남면이다.
임진물새롬랜드(평화누리 홍보관)를 스쳐 지난다.
2023.11.8. 임진교~ 북삼교 구간의 노선이 변경되어 임진강 하상 도로를 따르지 않고 도로를 지나 임진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군남면 진상리로 향한다.
임진강 홍수를 막기 위한 기나긴 제방길을 따라 걷는다.
북삼교 아래를 통과하면 목적지 군남댐까지는 둔치 자전거길이 예쁘게 조성되어 있다.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가니 군남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임진강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는 모습이다.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군남댐은 국내에서 최초로 건설된 홍수조절전용 단일목적댐으로 2011년 완공되었다. 길이 658m, 높이 26m 규모. 2009년 북한쪽 황강댐의 사전통보 없는 무단방류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자 예정보다 앞당겨 건설되었다. 임진강 유역의 홍수예방도 있지만 북한 황강댐에 대응하는 전략적 목적도 크다. 북한 금강산댐에 대응한 평화의 댐과 비슷한 맥락이다.
두루미 테마파크가 있다.
경기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 종점이자 12코스 통일이음길 시점이다.
두루미 테마파크를 지나 전망대에 올라서니 아까와는 아예 다른 각도의 군남댐이 보인다.
군남홍수조절지 또는 군남댐는 한탄강 합류점 약 12km 상류의 임진강 본류에 위치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건설된 홍수조절 전용 단일목적댐이다. 2006년 10월 착공되어 2010년 6월 30일 완공되었다. 콘크리트 중력댐으로 댐 규모는 높이 26m, 길이 658m, 총저수량 7,160만t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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