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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봄맞이 남도여행(매화마을 매화, 화엄사 홍매화, 산동마을 산수유)

2024년 3월 19일(화)

남도여행1 광양 섬진매화마을

봄은 봄꽃에서부터 온다. ‘봄’이란 말은 ‘보다’에서 나왔고, 생명력 넘치는 봄꽃을 본다는 의미가 있다.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 위에 피어난다는 매화. 매화는 봄을 가장 빠르게 알리는 꽃이다.

섬진강을 코앞에 두고 있는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 우리나라의 봄을 가장 먼저 알려 주는 곳이다.
매화마을은 약 10만 평의 매화 군락지가 있는 섬진, 도사, 소학정 마을을 하나로 칭해 부르는 이름이다. 그 중심에 청매실농원이 있다.

농원에는 수십 년 수령의 매화나무가 가득하다. 해마다 3월이면 눈부시게 하얀 백매화와 붉은 빛깔의 홍매화, 그리고 흰 꽃에 푸른 기운이 섞인 청매화가 피어난다.

대전을 떠날 때 간간히 비를 뿌리고 흐렸던 하늘이 개이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홍쌍리청매실농원으로 올라간다.
2천 개가 넘는다는 장독과 매화의 조화가 한폭의 그림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매화 나무아래에서 인삼튀김에 동동주를 곁들인 점심은 보약이다.
매화마을에는 야트막한 뒷산에도 강가 들판에도 그리고 길가에도 활짝 피어난 매화로 가득하다.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변한 마을과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의 풍경 역시 한 폭의 그림이다.
아침에 비가 내려 망설였던 봄맞이 남도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우준이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남도여행2 구례 화엄사

전남 구례에 있는 화엄사는 지리산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의 초입에 있는 큰 절이다.
금강문과 천왕문을 차례로 지나 대웅전이 있는 경내로 들어선다.
화엄사 경내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여 년의 매실나무에 '홍매화'가 만개했다.
조선 숙종 때 원통전과 각황전의 중건 기념으로 심었다고 전해지는 홍매화는 앞으로 1~2주 정도 붉게 물든 자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화엄사 홍매화는 꽃잎이 검붉어 ‘흑매화’라고도 불린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대 매화(순천 선암사 선암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구례 화엄사 들매화, 장성 백양사 고불매) 중 검붉은 꽃은 화엄사 홍매화뿐이다. 수령은 3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 뒤편 오솔길로 잠시만 걸어 올라가면 지붕,탑 등에 세월의 두께가 잔뜩 끼어 있는 구층암이 나온다.
그 아래쪽 비탈에 2007년 10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들매화’가 서 있다.
자세가 기울어져 있고, 수형이 초라하며 꽃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수령이 약 450년으로 추정되는 고목이어서 의미가 깊다. 사람 혹은 동물이 먹고 버린 씨가 싹이 터 성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도여행3 구례 산동마을

광양 매화마을에서 매화를 구경하고, 구례 화엄사에 들러 홍매화를 감상한 후 구례 산수유마을로 이동한다.

구례군 산동면에 들어서면 산수유 고장임을 실감하게 된다. 노고단(1507m)과 만복대(1433m) 사이에 깊고 넓은 고을 전체가 산수유 꽃 천지다. 노란 꽃대궐이다.

산수유는 1000년 전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사는 처녀가 시집오면서 가져왔다고 한다.
보통 지리산 잔설(殘雪)이 녹기 전에 산수유 꽃이 피는데,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가 이곳에서 나온다.
봄을 시샘이나 하듯 비가 내리고 제법 쌀쌀한 날씨 속에 떠난 봄맞이 남도여행은 남도에 도착하자 비도 그치고 아직은 꽃들이 남아있어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