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5(일)
57구간 (15.9km)+ 58구간(9.1km)=25km
57구간 (15.9km) 송석리 와석노인회관-다사항-비인해변-신도리갯벌체험장
1월 한 달 동안 남미 여행을 다녀왔고, 설 연휴로 2월 둘째 주 트레킹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두 달 만에 서행랑길을 이어간다.
비가 내린다. 벌써 일주일째 거의 해를 보지 못했다.
8시 10분 진잠에서 중봉님을 마지막으로 태운다.
이번 서해랑길 57구간 여정에 함께 한 귀연 식구들은 23명이다. 오랜만에 귀연 식구들을 보니 반갑다.
백범 회장이 오늘 처음 참여한 회원들을 소개하고, 남미 여행 소감을 이야기하라며 나에게 갑자기 마이크를 건넨다.
여행 이야기는 함께 여행한 동행이나 그곳을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 아니면 그곳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흥미롭지만 그렇지 않으면 큰 흥미가 없는 이야기지만, 기왕 마이크가 주어졌으니 아직도 나에겐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남미 여행에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비니쿤카를 걸어서 오르며 고소를 겪은 이야기, 피츠로이 봉의 불타는 고구마를 보기 위해 새벽에 랜턴 불빛으로 어두움을 밀어내며 산을 오른 이야기, 우유니 소금사막에서 남반구 하늘에 쏟아질 듯한 별빛 투어 이야기,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 아르헨티나의 리콜레타 공동묘지 이야기와 파업으로 우수아이아에서 하루를 더 묵으며 에메랄드 호수 트레킹을 한 이야기, 라탐 항공의 지연 비행으로 귀국 항공편을 놓쳐 상파울루에서 공짜로 하루를 더 묵은 이야기 등 두서없이 주절주절 늘어놓는다. 다행히 남미를 오래전에 다녀온 청산님과 곧 남미 여행을 떠나는 쪽빛님 그리고 오랫동안 산행과 트레킹을 함께 해 온 산행 식구들이 이야기를 지루해하지 않고 들어 주신 덕분에 이야기를 잘 마무리 한다.
9시 40분. 버스에서 내려 둘러보니 작년 6월 남부지방 장맛비 소식에 17~18구간으로 예정되었던 서해랑길 트레킹을 일기예보 상 비가 오지 않는다는 장항 서천 55~56구간으로 변경하여 걸었던 마지막 장소다. 더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서해랑길 57구간은 송석리 노인회관에서 시작하여 선도리 갯벌체험마을까지 약 16km다.
단체 기념 사진을 찍고 A팀은 서둘러 걸음을 옮긴다. 마을길로 들어서자 곧바로 송석항과 송석 넓은 갯벌이 나타나고 아목섬이 보인다.
철새 나그네길을 따라 송석해변으로 향한다.
대한불교 삼론종 약사암. 1989년 4월 1일 충주의 우암정사(愚岩精舍)에서 창종한 한국 불교 27개 종단의 하나라고 하는데 삼론종은 처음 들어보는 종파다.
판교천 다리를 건넌다.
장촌 마을로 들어선다.
서해랑길은 다사항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기다란 해변을 이룬 선도리갯벌체험장이 펼쳐지고, 월명산(298m) 산줄기가 서천군 비인면을 감싸면서 서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선도리는 원래 이름난 해수욕장이었다. 해변에 물막이용 방파제가 세워진 뒤 모래가 쓸려나가 백사장이 많이 줄었다. 요즘은 바다 중간에 들어가야 모래밭이 펼쳐진다.
다사항에서 농로로 접어든 서해랑길은 장포리 마을을 지나 다시 해안가의 갯벌체험로로 들어선다. 할미섬이 바라다 보이는 장포리 바닷가에는 서천갯벌 습지보호구역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비인해변이 길게 이어진다. 바닷물이 밀려들어오고 있지만 완전히 잠기지는 않았다.
비인해수욕장은 해변 길이가 2.km이고 폭이 700m로 광활하다. 해송림에 둘러싸여 있는 건 큰 장점이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 썰물 때면 2∼km의 갯벌이 펼쳐진다. 덕분에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58구간(9.1km) 신도리 갯벌체험장-띠목섬해수욕장-서도초등학교-홍원항
띠섬목 해변 백사장을 따라 걷는다. 길어서 생각보다 지루하다.
하루종일 가랑비를 뿌리던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민다.
부근에 동백꽃으로 유명한 마량리 동백숲,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마량포구가 있어 시간 여유가 되면 함께 둘러보기 좋다.
해변을 지난 서해랑길은 서면 도둔리 공암남촌길로 올라선다.
도둔리 마을을 빠져나온 서해랑길은 홍원항으로 향한다.
희망철길 공원이라고 조성된 이곳은 옛 춘장대역이 있었고 철길이 부설되었던 곳이다. 1983년 서천화력선(舒川火力線)은 대한민국 철도 중 몇 되지 않은 사유철도로 부설이 되었는데 신 서천화력발전소의 신설에 따라 발전소에서 사용되는 연료인 무연탄을 철도가 아닌 선박으로 수송하게 되면서 2017년 5월 24일에 모둔 열차의 운행이 종료되었다.
오늘 트레킹은 홍원항에서 마무리한다.
홍원항 (洪元港)은 가을에 나는 전어로 유명하다. 돈먹는 생선이라 해서 '전어'라 불리는 이 생선은 예부터 '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말이 문헌에 나오고,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집에 돌아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서해안에서 나는 생선 중 최고로 꼽힌다.
근처 공터로 자리를 옮겨 개미님이 준비한 순대를 안주삼아 술 한잔하고 대전으로 향한다.
'서해랑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7~28구간(21km, 장뚱어해수욕장~증도관광안내소) (1) | 2024.04.14 |
---|---|
26-27구간(24km, 사옥대교~짱둥어해수욕장) (0) | 2024.03.25 |
51구간(22.5km 알콩쌀콩체험관~심포항) (0) | 2023.12.10 |
49-50구간((17.7km 신월경로당~알콩쌀콩 들녘체험관) (1) | 2023.11.26 |
24구간(20.5km 봉오제버스정류장~매당노인회관) (0) | 2023.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