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해랑길

51구간(22.5km 알콩쌀콩체험관~심포항)

2023. 12. 10(일)

51구간(22.5km 알콩쌀콩체험관~심포항)

 

오늘 참석인원은 24. 오랜만에 차내가 시끌벅적하다.

830. 여산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짱아님이 동행들을 위해 식혜와 삶은 달걀을 준비해 왔다. 정자에서 함께 나누어 먹으며 즐거워한다.

945. 2주 전에 걸음을 멈췄던 알콩쌀콩 들녘 체험관에서 하차한다.

 

알콩쌀콩 들녘 체험관은 쌀과 콩의 전국 최대 주산지인 동진강 권역에서 알찬 콩과 쌀이 나온다는 컨셉으로 체험활동과 휴게시설 등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2018년 개소하였다고 한다.

 

단체 사진을 찍고 7명만 단출하게 동진강 따라 들녘을 걷기 시작한다.

좁은 길로 들어선 버스가 오도 가도 못하다가 결국 후진한다.

 

만경강과 동진강은 그 물길 사이에 '벼고을' 김제를 품었다. 지평선의 고장, 작은 물길들은 각각 흐르는 방향에 따라 만경강과 동진강으로 그 수계를 달리한다. 김제의 광활한 들녘에서 남서쪽, 또는 서쪽으로 물길을 낸 하천으로는 원평천과 두월천·신평천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하천들은 새만금호 입구에서 여정을 마친 동진강과 만난다.

 

김제는 백제시대 벽골군이라 불렀다. 이는 벼의 고을이란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벽골제라는 저수지가 만들어져 벼농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곳이다. 통일신라 때 벽골김제로 바뀌었다. 이는 금의 언덕또는 황금의 벌판을 뜻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의 고장 김제. 금만평야를 걷는다. 흐린 날씨에 안개가 사방 시야를 삼켜버렸다.

보이는 것이 없으니 묵묵히 걷는 데만 집중한다. 그저 걷는 것이 좋다.

 

대설이 지나고 12월의 중순으로 접어들었는데 낮 최고기온이 영상 20도에 육박한다.

장갑을 끼지 않았는데 손이 시리지 않다.  조금 걷자 덥다. 재킷을 벗어 배낭에 쑤셔 넣는다

서포리 들녘에는 보리 새싹이 파릇파릇하다. 마치 초봄 같은 느낌이다.

 

걷다보니 지명이 광활면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라는 이름에 걸맞게 들녘 지평선 끝이 안 보인다.

 

가을걷이가 끝난 금만 평야에는 수백 동의 비닐하우스가 장관이다. 무엇을 키우는지 궁금했는데 감자다. 비닐하우스를 짓기 위해 터를 고른 곳, 씨감자를 뿌려놓은 곳, 흙을 덮고 영양제와 농약을 살포하는 곳, 잎을 내고 커가는 곳 등 비닐하우스 동마다 시간차를 두고 재배한다. 동시 출하 시 출하량이 많아지면 값이 폭락하는 경험에서 얻은 지혜가 느껴진다. 연달아 붙어있는 비닐하우스를 한 시간 넘게 걸어 통과한다.

 

거전마을 버스 정류장부터는 김제 새만금 바람길을 따라 걷는다. 김제 새만금 바람길은 12km로 해안을 따라 김제 평야와 만경강을 마주하며 걷는 트레킹길이다.

 

봉화산 정상에 있는 '길곶 봉수대'는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사이에서 서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에 있어 외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조선시대 전시 상황에 연기를 피워 중앙과 지방의 긴밀한 연락을 취하며 서해안의 곡창지대 방어를 담당한 곳으로 현재 봉수대는 기초부만 남고 모두 훼손된 상태다.

 

간간이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밀기는 했지만 걷는 내내 흐린 날씨와 가린 시야로 조금씩 지루해진다.

봉화산 정상을 내려와 시계를 보니 오후 3시가 넘어간다. 안하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심포항으로 향한다.

 

심포항은 100여 척이 넘는 어선이 드나드는 큰 어항이었는데, 연안 어업의 쇠퇴와 새만금 방조제 공사로 인해 지금은 담수호가 되었다. 드넓은 심포항에는 배가 몇 척 자리해 있었고 갈매기가 날아들어 한적함의 풍경을 안겨주고 있다.

 

일몰 시간이 되면 서해 낙조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해넘이를 감상하기에도 그만인 장소인데 흐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실망스럽다.

 

새만금은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인 만경평야와 김제평야가 합쳐져 새로운 땅이 생긴다는 뜻으로, 만경평야의 ''()자와 김제평야의 ''()자를 따서 지어졌다. 전북 김제시의 김제·만경평야는 예부터 '금만평야'로 불렸는데 새만금은 이 금만이라는 말을 '만금'으로 바꾸고, 새롭다는 뜻의 ''를 덧붙여 만든 말이다. 오래 전부터 옥토로 유명한 만경·김제평야와 같은 옥토를 새로이 일구어 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새만금 방조제는 1991년 11월 착공한 후 19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0년 4월 준공되었다.

단군이래 최대의 국토개발 사업이라 불린 사업으로 32.5㎞의 네덜란드 쥬다찌(Zuiderzee)방조제 보다 더 긴 33.9㎞에 달한다.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2010년 8월 2일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심포항에 도착하자 뒤풀이 준비가 바쁘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비록 끝이 보이지 않는 금만평야 지평선과 기대했던 일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개미 대장님과 짱아님이 준비한 푸짐한 뒤풀이로 달래고 다음을 기약해 본다.

 

 

 

 

▲서포 배수갑문

▲공도교

▲원평천 민물 가마우지

▲남포들녘관

▲까마귀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