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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베트남 하노이 여행(3)

 

떠나지 않은 자에게 세상은 낭만이라는 허상으로 존재한다.”

 

3day(1010, )

호텔-(도보)-항베재래시장-(투어버스)-하롱베이-(보트)-크루즈-(보트)-승솟동굴-티톱섬-크루즈 

 

530분. 알람소리보다 먼저 눈이 떠진다. 샤워를 하고 항베 재래시장으로 향한다. 시장에는 현지인들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있다. 그래서 나는 해외여행을 하면 아침 일찍 일어나 근처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베트남도 아열대지역이라 새벽 430분이면 하루가 시작된다. 시장이 들썩이고 어디를 그리 바삐 가는지 모르는 오토바이와 차량이 분주히 오고간다.

 

 

하노이에는 전차나 지하철이 없어 거의 차로 시내를 이동해야 한다. 단 시내 곳곳을 다니는 노선버스가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하지만 노선이나 시간을 알기도 어렵고 여행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요금은 5,000동. 버스정류장에 표시된 행선지를 잘 보고 차에 쓰인 노선 번호와 행선지를 확인한다. 앞문으로 타고 운전기사나 차장에게 요금을 낸다. 내릴 곳이 가까워지면 운전기사에게 내려 달라고 표시한다. 시클로나 오토바이 택시도 있지만 역시 안전하고 확실한 이동수단으로는 택시를 추천한다.

 

△하노이 시내버스

 

베트남은 1900년 초부터 프랑스 식민지배를 받았다. 그 당시의 베트남의 이름은 통킹. 오랜 지배를 통해서 베트남의 식습관도 프랑스영향을 많이 받았다. 프랑스빵인 바게뜨가 베트남에 와서 Banh Mi(반미) 가 되고 이 빵으로 샌드위치부터 다양한 빵 문화를 만들었다. 그중에서 반미 솟방(소고기 갈비살+포도주 섞어 만든 스프)과 반미 파테 쯩(+ 소고기를 갈아 놓은 것+ 계란후라이)이 먹을 만하다.

 

 

베트남은 석유부터, , 커피, 열대과일 등 사람이 필요한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시장 안은 열대과일과 각종 채소 그리고 돼지고기와 물고기 등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시끌벅적 활기가 넘친다. 오랜 전쟁으로 귀하디귀한 몸이 된 남자들, 그래서 대부분의 노동은 여인들의 몫이다.

 

 

 

 

 

 

 

 

 

하노이 해방 60주년 기념일

1945815일 일본이 항복하자 같은 해 92일 베트남 민주공화국을 건국하고 하노이를 수도로 정했다. 하지만 프랑스가 다시 베트남에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1946년부터 1954년까지 독립을 위한 인도차이나 전쟁이 벌어졌다. 베트남의 독립영웅이자 국부인 호찌민이 프랑스군에 승리하여 식민 지배를 종식시키면서 같은 해 1010일 하노이를 다시 수도로 선포했다. 때문에 1010일은 수도 하노이 해방의 날이다. 이후 북베트남(월맹)1976년 베트남 전쟁을 통해 남베트남(월남)을 공산화하면서 베트남을 통일했다. 남베트남의 수도였던 사이공은 호찌민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7시. 호텔로 돌아와 어제와 동일한 메뉴로 아침식사를 하고 하롱베이 투어 버스를 기다리며 물끄러미 거리 풍광을 구경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가인을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어깨로 넘겨도, 여인들의 고단한 삶의 무게는 결코 가벼워지지 않는 듯하여 마음이 짠하다.

 

 

△바나나 한송이를 2만동에 사서 하롱베이로 오고가는 버스속에서 하롱베이 크루즈 속에서 심심할 때 간식으로 먹었다. 

 

840. 투어버스는 이곳저곳 호텔을 돌며 예약한 여행자들을 픽업하고 마지막으로 우리 부부를 태운 후 홍강을 넘어 하롱베이로 향한다.

 

△투어 가이드 : 데이비드

 

 

홍 강 또는 훙허 강(베트남어: Sông Hồng)

홍강(红河)은 중국 윈난 성에서 발원하여 베트남을 거쳐 통킹 만의 남중국해로 흐르는 강으로, 하노이를 거쳐 흐른다.

 

프랑스 식민정부는 응우옌 왕조와 청 왕조를 제압하고 인도차이나 식민지를 건설할 때 베트남을 세 조각으로 나누어 통치했다. 그 중 제일 북쪽에 존재하던 식민지가 홍 강 삼각주를 중심으로 하는 북베트남 일대로 '통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통킹은 응우옌 왕조의 수도인 후에를 중심으로 하는 바로 남쪽의 안남과는 마 강을 경계로 삼고 있었다.

 

홍강을 건너면 양쪽으로 커다란 바나나 농장이 눈에 들어오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황금빛 평야가 펼쳐진다.

 

 

 

고속도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여 지나간다. 심지어는 행인들이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기도 한다. 모든 차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시속 60km 남짓 느리게 달리고 이런 자동차를 오토바이들이 추월해 간다 내가 아직 베트남의 속도에 익숙지 않기 때문인지 답답해 보인다. 하롱베이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들린 휴게소에서 예전 손으로 제품을 정성껏 만들어 수출하던 우리네들의 모습을 만난다.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는 그녀들의 손길이 정성스럽.

 

 

 

 

 

 

 

 

 

 

 

보통 하롱베이 여행은 은퇴 후 효도 관광을 떠올리게 되지만 막상 하롱베이에 가보니 휴양을 즐기러 온 젊은 유럽 여행자들이 많다.

 

 

 

 

하롱베이

대한항공 광고로 친근하게 우리에게 다가온 하롱베이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약 180km 정도 떨어져 있는 북부 통킹만 인근의 넓은 바다를 지칭한다. 오랜시간 바닷물과 비바람에 침식되어 생긴 3천여 개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섬들과 에머랄드빛 바다를 자랑하는 하롱베이 국립공원(Halong Bay National Park)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호수같이 잔잔한 해면과 그 위에 살포시 떠있는 용섬, 원숭이섬, 거북섬 등의 별명을 갖은 섬들로 인해 '바다의 계림'이라고도 불린다. 섬과 섬 사이로 유람선을 타고 지나며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음은 물론, 넓고 신비로운 동굴과 기암괴석 등 자연의 신비도 함께 느낄 수 있다199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하롱이라는 이름은 ''(下), ''()으로 용이 내린 곳이라는 의미이다. 그 이름에는 전설이 담겨져 있는데 옛날 외적의 침략이 잦았던 이 지역에 용이 내려와 적을 물리치고 보석을 얻었는데 그것이 기암이 되어 바다로부터 외적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해줬다는 것이다. 푸르고 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바다에는 그러한 전설과 잘 어울리는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러한 느낌 때문인지 하롱베이는 '인도차이나''굿모닝 베트남' 등의 영화 속에도 녹아 들어있다.

 

하롱베이에 가면 누구나 유람선을 타게 된다. 낮 시간 동안 짧게 인근 해에 머물다 돌아와도 되고 하룻밤 또는 그 이상 바다에서 묵어도 된다. 크고 작은 배들이 항구에서 여행객을 기다린다하롱베이의 유람선에 올라 다소곳한 하롱베이의 전경과  곳곳에 산재하는 동굴 등을 바라보며 하롱베이를 가슴 깊숙이 담는다.

 

 

 

 

 

 

 

)Luxury Cruise

크루즈 상품의 경우 원하는 여행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등급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크루즈 상품을 선택할 경우,  크루즈 내부에 호텔과 같은 침실 및 냉난방, 객실별 샤워시설, 다양한 요리의 레스토랑, 선상의 일광욕과 바비큐 등의 서비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작은 배로 잠시 갈아탄 후 승솟동굴, 원숭이섬, 티톱 전망대 등의 연계 관광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수천 개의 섬들이 잔잔하고 투명한 바다 위로 솟아 있다.

 

배가 움직이자 풍경들이 다가온다. 섬들이 손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 멀었졌다 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는데 섬들이 내게 다가오고, 내게서 멀어져 간다. 어쩌면 그때 나는 섬이었고 하롱베이의 모든 섬들은 여행자였는지도 모른다. 수천개의 섬이 오히려 나를 여행한 것이다.

 

 

 

 

 

 

 

 

 

작은 배로 갈아탄 뒤 이제 하롱베이의 속살을 만나야 한다. 내려 걷게 되는 신비로운 동굴과 어느 섬에 올라 바라보는  노을과, 작은 배를 타고 다가와 과일과 음료수를 판매하는 현지인의 웃음을 만난다.  

 

 

 

 

맨 처음 도착한 곳은  하롱베이에서 제일 큰 '깟바 섬(Cat Ba Island)' 앞에 있는 조그만 섬이다 '항 성 솟'으로 석회동굴로 유명한 곳이다. 베트남 말로 '(Hang)'이란 '물건' 또는 '거리 나 지명'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래서 베트남 거리에는 대부분 Hang()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하노이의 여행자거리 라고 하는 지역에 있는 Hang Bac, Hang Mang은 말 그대로 옷 거리, 귀금속 거리라는 뜻이다.

 

섬의 화장실은 가운데 벽 하나로 남녀 구분이 되어 있다. 화장실에 들어섰는데 여자화장실 쪽에서 아내의 놀란 목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온다. " 여자화장실에... 칸막이는 있는데, 문이 없어, 문이... " 그러나 동남아 화장실인데 신기할 정도로 냄새 하나 없이 깨끗하.

 

 

전설이 깊은 승솟(SUNG SOT)동굴

무인도에 원숭이가 살고 있는 것을 이상히 여긴 어부에 의해 1993년 우연히 발견되었다섬에 내려 조금 걸어 오르면 동굴 입구가 나온다. 길이가 100m를 넘을 정도로 넓고 긴 석회암 동굴인데 다른 동굴과 달리 석회암이 위로 자란다 하여 솟아오른다는 뜻의 '승솟'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오랜 시간 석회암이 자라고 변형되며 기묘한 풍경을 이루었다. 가이드가 곳곳에 서서 동굴 벽을 향해 레이저 포인터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닮은 형상을 설명해 준다. 천궁동굴天宮洞窟이라고도 불린다.

 

 

 

 

 

 

 

 

 

 

 

 

 

 

 

 

 

 

 

현지 투어가이드가 손가락으로 바위를 가리키며 베트남지폐 20만동(베트남의 화폐단위) 뒤면에 있는 바위란다. 왜 이 바위가 지폐모델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별다른 특징은 없다.

 

Ngân hàng Nhà nước Việt Nam(베트남 국가은행)

Hai Trăm Nghìn Đồng(20만동)

 

 

배를 타고 물개, 사람머리, 엄지손가락 등을 닮은 수 많은 기암들을 둘러보다 보면 감탄이 끊이지 않고 나온다. 오랜 세월 바람과 바닷물에 의해 침식된 결과물인데 가히 자연이 빚은 예술품이라고 부를 만하다.

 

 

우주비행사의 이름을 딴 티톱(TI TOP)

러시아의 유명한 우주비행사 티토프(Gherman Titov, 1935~2000)의 이름을 딴 섬. 그는 호치민이 러시아에 유학생 신분으로 머물 때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베트남에 초대된 티톱이 하롱베이의 아름다운 절경에 반하게 된 것을 기념하여, 호치민의 배려로 섬 하나를 그의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월남전을 대비하여 소련에 원조 및 비행술을 지원받기 위해 러시아 최고의 비행사 티토프를 초대했다는 말도 있다. 400여 개 계단을 한참 걸어오르면 하롱베이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잔잔한 바다 위로 아름다운 하롱베이의 섬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저 멀리 유람선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섬 아래 인공으로 조성한 작은 해변에서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크루즈 선상으로 섬의 석양이 느긋하게 비춘다. 한낮엔 태양을 만끽하는 장소로, 저녁 무렵엔 노을 감상의 명소로, 밤이 되면  세계인들이 모여 별빛 아래 파티가 열리는 낭만의 장소가 된다.

 

 

 

 

 

1964년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해 1975년 사이공이 함락되기까지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낸 베트남 전쟁(도는 인도차이나 전쟁이 있었다. 사람들은 전쟁을 피해 하롱베이 안쪽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일부가 바다 위에서 그들의 고단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2인승 카약도 즐길 수 있다.

 

 

 

크루즈로 돌아와 준비된 저녁 식사를 끝내고 썬텐베드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섬의 어두운 실루엣 위로 보름달이 떠오른다. 저 멀리 하늘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만져질 듯 가까워서 별을 향하여 손을 올렸다가 내린다. 선상에서의 꿈 같은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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