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일상으로부터의 자유다.
때론 일상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여행의 길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여행 중일 때, 나는 다른 어떤 때보다도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 류시화의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프롤로그(prologue)
2014년 10월 8일(수)부터 2014년 10월 12일(일)까지 4박 5일의 일정으로 아내와 둘이 베트남 북부(하노이와 하롱베이)지역 자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분주하던 일상에서 며칠간 ‘시간의 사치’를 누리고 돌아왔습니다.
이 글은 이번 여행의 감동과 기억이 마르기 전에 소중한 추억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하여 여행 중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메모와 사진을 참고하여 기억을 더듬어가며,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일기형식으로 쓴 것입니다.
자유 여행이었기에 자료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었습니다. 혹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꼬리글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패키지여행은 공항에서 출발부터 인솔자(T/C)가 동행하여 귀국 때까지 손발이 되어주며 현지에서는 가이드가 동행하여 설명을 해 주므로 명소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이다보니 여행의 가장 중요한 효용인 자유를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또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불필요한 쇼핑과 옵션관광 등에 시간을 많이 허비하며 물건을 매우 비싸게 구입하게 된다.
반면, 개별여행은 여행의 계획은 물론 현지에서도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모든 것이 정해지므로 가장 자유로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고 머무를 수 있는 자유야말로 개별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므로 준비 기간 동안에 마음은 벌서 여행지에 가 있다.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즐거운 법이다. 그리고 공부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1day(10월 8일, 수)
여정 : 집-(택시)-대전역-(KTX)-인천공항역-(도보)-인천공항-(비엣젯항공기)-노이바이공항-(미니버스)-호텔-(택시 및 도보)-거리투어-호안끼엠 호수 산책-호텔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일수록 짐이 가벼워야한다. 배낭 속의 짐뿐만 아니라 머릿속에 든 짐까지도 비워야 한다.”
5시 30분.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제주보리빵과 커피로 아침식사를 한후, 여권과 항공티켓, 디지털카메라와 지도, 선글라스와 모자 등을 정성스레 챙기며 새로운 세계를 만날 기대에 가슴이 부푼다. 2-3일전부터 챙긴 여행 트렁크와 작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택시를 타고 대전역으로 이동하고. 대전역에서 인천공항까지는 KTX로 간다. 의외로 인천공항까지 KTX 기차가 운행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버스보다 조금 비싸지만 빠르고 편리하다. 6시 46분 대전역 출발 8시 42분 인천공항역 도착. 약 1시간 50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33600원.
공항은 언제나 즐겁다. 일상을 잠시 벗어난, 우리 부부 둘만의 여행이 시작된다. 종종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지루한 일상을 뒤로하고 새로운 활력이 필요할 때, 한곳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털어 내고 싶을 때 여행은 우리에게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다.
9시 10분경. 인천공항 K카운터에서 비엣젯 항공(인터넷 예약 http://korea.vietjetair.com/) 발권 및 탑승수속을 밟는다. 주의: 출발 45분 전 마감 Close! 한다. 공항은 여행자들로 인산인해다. 출국수속을 위해 길게 늘어선 줄 뒤에서 차례를 기다린다. 검색대 통과에만 30분이 넘게 소요되었다. 곧바로 셔틀 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으로 이동한다. 탑승 시간까지는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 무료 인터넷 라운지에서 지인들에게 출국 인사를 남긴다.
10시 45분. 맨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탑승한다. 중간 부분 좌석은 여행사의 단체 여행객들이고 개인 여행자들은 앞쪽과 뒤쪽에 좌석이 있다. 우리는 맨 뒤쪽 좌석이다. 거의 대부분의 탑승객이 한국인이다.
11시 5분. 드디어 비행기가 활주로를 구른다. 20분 후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날아올라 긴 비행을 시작하고 나그네는 눈을 감고 새로운 여행지의 꿈을 꾼다.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까지 비행시간은 4시간 30분, 시차는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느리다. 여행의 설렘과 청명한 가을 하늘이 기분을 들뜨게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장소와 상황을 떠나 봐야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여행은 새로운 곳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고 낯선 음식, 낯선 언어, 낯선 문화를 접하며 다른 사람들의 삶을 통해 내가 소유하고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해 주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해 준다.
12시. 기내식과 작은 생수 1병이 제공된다. 그런데 뒤쪽부터 기내식이 제공되고 내릴 때에도 뒤쪽 문을 이용하여 먼저 내릴 수 있어 편했다. 아내는 깜보(소고기 덮밥) 나는 퍼가(닭고기 국수)를 주문했다. 커피는 무료로 제공되지 않고 베트남 믹스커피를 판매한다. 1잔에 2달러.
졸음이 밀려오고 지루할 즈음 곧 착륙한다는 기내방송이 들려온다.
△기내식 퍼가
현지시간 오후 2시. 비행기는 약속된 시간을 다 채운 뒤에야 베트남 북부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한다. 베트남은 15일 동안은 무비자이고 입출국신고서를 작성하지 않아 우리나라처럼 출입국 수속이 간편하고 빠르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데 10분도 소요되지 않는다.
노이바이 국제공항(베트남어: Sân bay quốc tế Nội Bài/영어: Noi Bai International Airport)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시내 중심부로부터 약 45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택시로 약 30분 ~ 45분이 걸린다. 짐을 찾고 공항 Agri bank에서 150달러를 환전했는데 320만 동이 넘는다. 엄청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환전 USD 1 = VND 21,000~22,000)
<환전 Tip>
베트남동 환전은 위리나라에서 원화(KRW)를 달러(USD)로 바꾸고, 베트남에서 동으로 환전하는 데 100달러 지폐가 환율이 가장 좋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택시기사가 시내까지 25달러를 내라며 호객한다. 무시하고 몇 걸음 더 이동하여 미니버스(봉고)기사와 4달러에 흥정한다. 3달러인데 숙소가 여행자 거리에서 약간 떨어져 1달러를 더 지불한 것이다.
<하노이 공항에서 시내로 Tip>
(1) 공항버스(17번 버스) : 1층 입국장문으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보면 버스가 많이 주차 되어 있다. 무조건 우회전후 150m~200m 정도 쭉 가면 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베트남사람들이 그늘 안에서 버스가 기다린다. 거기서 17번 버스 타고 그냥 끝까지 앉아있으면 거기가 종점이다. 종점에서 내려서 7시 방향으로 밑으로 10분 정도만 내려오면 호안끼엠이나 항박거리이다. 약 1시간 소요. 요금은 9,000동.
(2) 미니버스 (오후 7시 이전) : 하노이 공항 도착 후 입국장을 나가면 50m쯤 떨어진 우측 고가아래 미니버스 있다. 차에 가까이 가면 호객도 한다. 여행자 거리인 호완끼엠 호수인근에 내려준다. 예약한 호텔이 있을 경우 예약한 바우처를 보여주면 호텔 앞에 내려준다. 요금은 3달러.
(3) 공항택시 : 하노이 공항에서 airport 나 noibai 라고 쓰여 있는 공항택시 타면 하노이 시내 어느 곳이든 같은 가격이다. 가격은 40만동(약 20불). 택시기사가 잔돈을 잘 안 거슬러 줄 수도 있으니 잔돈을 공항환전소에서 준비한다.
<시내에서 공항으로>
(1) 공항버스(17번 버스) : 하노이 호안끼엠호수에서 약 1시 방향으로 (위쪽방향)10분 정도만 올라가면 "롱비엔 버스터미널이 나온다" 우리나라 버스 환승센터 비슷하게 생김. 거기서 17번 버스타고 요금9,000동 정도를 내고 약 40분~50분 가량을 시내로 달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
(2) 미니버스 : 베트남 항공 본점?(대성당에서 도보 3분) 맞은편에 미니버스 부스. 예약은 받지 않고 30분 전에 와서 탑승. 새벽 6시부터 매시 출발. 요금은 40000만동. 한 시간 정도 소요.
<베트남>
베트남의 정식 명칭은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Socialist Republic of Vietnam)' 이다. 인구는 2013년 11월 1일 9천만 명 돌파했고, 국민소득은 2013년 기준 1,960불이다. 베트남은 1988년까지만 해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고 2010년 전까지도 저소득 국가였던 베트남 (2008년 1,145불)은 2011년도의 경우 동남아 11개국 중 국민소득 순위가 7위, 아시아 47개국 중에는 34위에 불과하다.
프랑스의 영향권에 있던 베트남은 1954년에는 북베트남의 공산당 정권이 북베트남에서 프랑스 식민세력을 완전히 패퇴시킨 후, 베트남은 북위 17°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갈라져 남과 북으로의 분단은 20여 년에 걸친 긴 전쟁을 가져왔다.
통일 전쟁 중 남베트남의 공산화를 우려한 미국이 1961년 참전하였으며 한국과 필리핀, 타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도 지원군을 파병하였으나 구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북베트남이 1975년 사이공을 함락시킴에 따라 전쟁은 북베트남의 승리로 끝이 났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통해 공산화를 이룬 나라이다.
수도는 하노이이고 인도차이나 반도 동부에 있으며, 중국과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국토 면적은 331,210평방킬로미터로 남한의 3.3배 크기이며 남북으로 길게 뻗은 길이는 1,700㎞에 이른다.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 주석은 임기 5년. 현재 베트남의 문자 꾸옥 응어는 중국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와 사용하던 과거의 문자를, 17세기 말 프랑스의 선교사가 라틴 문자로 적은 것에서 유래하였다.
홍 강과 메콩 강 삼각주의 비옥한 땅을 중심으로 쌀농사가 발달하여 세계 3대 쌀 수출국이며, 1990년대부터는 시장을 적극 개방하여 국가정책 위주였던 산업경제구조를 보다 자율적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베트남 화폐 단위는 동으로 읽고 VND로 표기한다. 동이라는 말은 동전(銅錢)의 베트남어 동티엔에서 유래되었다. 그러나 동전은 발행도 중단되었고 거의 유통되지 않는다.
각 나라의 화폐 속에는 그 나라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인물이나 사물을 모델로 삼는다. 보통 앞면은 그 나라에서 추앙 받는 인물을, 뒷면은 전통적인 의미를 나타낼 수 있는 유적이나 유물, 동물, 꽃, 풍습 등이 사용된다.
베트남의 지폐는 200동부터 500000동까지 있으며 앞면은 모두 베트남의 우상 호치민을 뒷면은 베트남의 생활 모습이나 건물을 모델로 쓰고 있다. 100동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200동은 시골 시장에서 가끔씩 사용된다고 한다. 500동은 거지 동냥 줄 때, 5천동은 생수 구입할 때, 물건 살 때는 1만동, 2만동 지폐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식사할 때는 5만동 지폐가 유용하다.
△500동, 1000동, 2000동, 10000동 지폐 앞 면-관광지에서는 보기 힘든 지폐
△500동, 1000동, 2000동, 10000동 지폐 앞 면
하노이 시내에 가까워지자 엄청난 오토바이들로 눈이 바빠지고 사진으론 소리를 전달할 수 없지만 귀가 시끄러워진다. 베트남에 도착한 것이 실감난다. 도로는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 인파들이 마구 뒤엉키어 마치 피난길의 아우성 같지만 묘한 질서가 내재되어 있는 듯하다. 시내 곳곳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하여 한국 대기업의 대형 광고판과 도로를 달리는 현대차, 기아차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하노이는 오랜 중국의 지배와 영향에서 벗어나 베트남 최초의 중앙 집권체제 독립국가인 레 왕조(1009-1225)의 Lý Thái Tổ (李太祖), 즉 Lý Công Uẩn (李公蘊; 974-1028)이 첫 도읍으로 정하면서 베트남의 수도로서의 역사가 시작된다. 새 왕조의 국운을 번성케 하고자 새 수도를 물색하던 중, 용이 승천한 것 같은 모양의 지세를 발견하고 이름을 탕롱 (Thăng Long; 昇龍)이라 짓고 천도를 한 서기 1010년에서 시작된다. 번성하던 왕조는 8대에서 내란으로 멸망했으며, 당시 마지막 왕손이었던 리 롱 뜨엉(李龍祥)이 베트남을 탈출하여 바다에서 표류하다 고려에 닿았다. 고려 고종이 황해도 옹진 화산에 식읍(食邑, 국가에서 왕족이나 공신들에게 내려 주어 조세를 받아쓰게 하는 마을)을 하사하고 화산군으로 봉하여 화산이씨(花山 李氏)의 시조가 되었다.
오후 4시. 곳곳에 여행객들을 내려주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묵을 호텔에 도착한다. 3성급 호텔로 1박에 조식포함 25달러. 호텔 예약사이트 아고다(http://www.agoda.com/ko-kr/)에서 비교적 저렴하며 깔끔해 보이는 곳으로 예약을 했다. 체크인을 하면서 하롱베이 크루즈 1박2일 투어(중급수준 110불)와 마지막 날 공항까지 자가용 픽업서비스(20불)를 예약한다. 호텔 종업원 중에 한국어 공부를 하는 여자아이가 “안녕하세요” 라며 반갑게 인사한다.
여장을 풀고 택시를 타고 하노이에서 유명한 식당인 꽌앙응온(Quan An Ngon)으로 향한다. 녹색 마일린 택시는 안전하고 미터요금제이며 바가지가 없어 믿고 탈 수 있다. 요금은 기본 10000동(500원)에 km 당 13000동(650원).
베트남 음식을 맛보기 위하여 외국인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베트남 맛집이다. 4가지 단품 메뉴(코코넛새우, 분짜, 반세오, 짜요래)와 코코넛 주스를 주문했다.
▶분짜(Bún Chả)
베트남 쌀국수 ‘퍼’와 더불어 하노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간편하고 대중적인 요리로서 하노이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분짜는 분(면)과 짜(양념된 돼지고기 경단을 숯불에 구운 것) 함께 먹는 음식이다. 분(면)과 함께 고기구이를 적당히 떼어서, 파파야를 썰어 넣은 느억맘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함께 내주는 허브와 채소를 같이 넣으면 향이 더욱 좋다.
▶반쎄오(Banh Xeo)
쌀가루부침에 숙주나물과 각종야채, 새우, 돼지고기 등을 넣고 만든 반달모양의 빈대떡. 반짱(라이스페이퍼)에 신선한 쌀가루부침과 야채 그리고 고기를 넣고 싸먹으면 함께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이다. 맑은 고추 느억점이나 마늘을 빻아서 만든 느억점에 찍어 먹는다.
▶짜요래(Cha Gio Re)
우리나라에서는 월남 만두라 부른다. 다진 돼지고기, 버섯, 당면, 야채 등을 반꾸온(튀김옷)에 말아 기름에 튀긴 요리로 베트남에서 퍼, 껌(쌀밥)과 더불어 베트남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다. 군만두 같은 맛이 나며 느억맘 소스에 찍어 먹는다.
▶Bo Nuong(보느엉)은 납작하게 해서 석쇠에 구운 베트남 소불고기.
반쎄오를 먹는 모습을 옆 테이블에서 물끄러미 쳐다보던 처녀가 “그렇게 먹는 거 아니예요” 한다. 한국인이냐고 묻자 베트남인이라고 한다. 어떻게 그렇게 한국말을 잘해요 하자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했고 현지 한국회사에서 근무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유학했어요 묻자 서울과 울산에 잠깐 출장 온 적은 있다고 한다. 한국 여행계획이 있냐고 묻자 가고는 싶은데 비용과 비자발급이 까다로워서 하며 말꼬리를 흐린다. 종업원이 반쎄오 먹는 법을 도와준다. 맛있다.
식사비 32만 5천동(16000원 정도). 아직 베트남 동의 개념이 없는 아내가 식사를 도와준 종업원에게 거스름돈으로 나온 5000동(250원)을 팁으로 주는 것을 황급히 막으며 20000동(1000원)을 건넨다.
△코코넛 새우와 분짜
△분보
△반쎄오
소화도 식히고 거리도 구경할 겸 천천히 걸어서 호안끼엠 호수로 향한다. 하노이는 한자 물하(河)와 안내(內)의 합성어다. 즉 물로 둘러싸인 공간이라는 의미다. 그래서 유난히 호수가 많다. 길거리 노점상에게 과일 탄롱(Thanh 용과)과 망커우(슈가애플)를 산다. 중국처럼 과일도 저울로 달아서 판다 (2가지 6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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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롱(Thanh 용과) 용과 같은 선인장에 열매가 열려서 붙여진 이름. 짙은 핑크 빛이 도는 자주색이 예쁘다. 하얀 과육에 키위 씨 같은 것이 박혀있다. 맛도 키위와 비슷하지만 당도가 낮아 밍밍하다.
▶망커우(슈가애플) 큰 솔방울처럼 생겼다. 부처님의 머리 부분과 같이 울퉁불퉁하여 불두과(佛頭果)라고 하며 씨가 엄청 많고 맛은 덜 숙성된 바나나와 같다.
아내는 피곤하다며 호텔에서 쉬고 나 혼자 호수 주변을 산책하러 나간다. 호안끼엠 호수 주변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고 활기가 넘친다. 이곳은 베트남 시민들과 여행자들의 안락한 휴식처이다. 이 호수 주위에는 오래된 수목들이 늘어져 있어 하노이의 낭만을 더해 준다. 북쪽으로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남쪽으로는 프랑스식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찬 외교공관가를 이룬다.
호안끼엠 호수(還劍 Hoan Kiam Lake)
하노이는 호수의 도시로 불릴 만큼 크고 작은 호수가 약 300여 개 정도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호수가 호안키엠호수(還劒湖) 이다. 길이가 700m, 너비는 200m 의 호안키엠호는 하노이 중심부에 위치해 있으며, 남쪽에는 프랑스식 건물이 밀집해 있는 외교공관이, 북쪽에는 시장이 들어서 있다. 여행객들에게는 도시를 여행하다보면 끊임없이 만나게 되며 또한 여정의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하고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호수의 녹음이 어우러져 하노이 시민들에게도 더위를 식혀주는 휴식 공간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환검호 즉, 칼의 호수라 부르는 이유는 역사적 전설 때문이다. 전설에 의하면 후(後) 레왕조의 태조 ‘레러이’ 황제는 장수시절 명나라와의 전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호수에서 낚시를 하는데 호수에 살던 황금 거북신 ‘킴쿠이(Kim Qui)’가 검을 등에 메고 물 위로 나타나 하늘의 뜻이라며 받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롱브엉(Long Vuong 용왕)에게 빌린 것이니 후에 돌려달라고 했다. 레러이는 이 검으로 명나라와의 전쟁에서 연전연승을 거둔다. 그 후 황제는 약속대로 검을 돌려주고 이 호수의 이름을 호안키엠으로 부르도록 했다.
호수 가운데 작은 섬에는 이 거북신 킴쿠이를 기리는 거북탑 ‘탑 루어(Thap Rua)'가 있어 전설속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호안키엠 호수에는 18세기에 세워진 응옥선사당이 있는데 사당은 문(文), 무(武), 의(醫) 의 세 성인을 기리는 사당으로, 문학자인 반쓰엉(Van Xuong), 13세기 때 베트남을 쳐들어온 몽골군을 무찌른 베트남의 영웅 쩐흥다오(Tran Hung Dao), 의(醫)인 라토(La To)를 모시고 있다. 이곳에는 무게 250kg, 길이 210cm의 거대한 거북이 박제돼 있는데 1968년 이 호수에서 잡힌 것이라고 한다.
△호안끼엠 호수 거북탑 "탑 루어(Thap Rua)"
9시 경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과일을 안주 삼아 시원한 333캔 맥주(10000동=500원)를 마시며 TV를 켠다. 놀랍게도 7-8개의 채널에서 한국드라마를 방영한다. 한류 열풍을 실감한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한국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은 거의 일상적인 생활 습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한국 드라마에 끌리는 이유는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도 흔히 있는 일들을 소재로 하기 때문이며, 가풍중시, 경로효친, 장유유서의 전통을 통해 가족들 간의 정을 느낄 수 있고, 또 여자들 간의 질투, 상인들의 다툼, 회사의 가족 내의 갈등들이 매우 심도 있게 표현됨으로 간접적으로 생동하는 인간관계를 느끼고 싶어 하는 베트남의 정서와 맞기 때문이란다. 의가형제는 그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어서 3차례나 재방송되었고, 의가형제에 이어 가을동화, 사랑이 뭐길래, 신데렐라, 마지막 승부 등이 베트남을 강타하였다고 한다.
여행은 계획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따라 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자에게 필요한 건 효율성이 아니라 적응력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사건,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고 싶은 것이 여행이다. 베트남 여행 첫 날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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