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1년 10월 16일(일)
산행코스 : 매표소-육담폭포-비룡폭포-토왕골(토왕폭포)-칠성봉-소토왕골-매표소
설악산국립공원은 1970년 3월 속리산, 한라산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다섯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학창시절 수학여행지로 한번은 다녀간 그야말로 한국 제일의 자연관광지다.
매표소를 지나 소공원에서 비룡폭포까지의 구간은 개방구간이라 위험구간마다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불 꺼진 식당 두 곳을 지나 좀 더 오르면 육담폭포와 비룡폭포가 나온다.
육담폭포(六潭瀑布)는 소공원에서 비룡폭포로 가는 길 중간에 있다. 암벽으로 된 협곡에 6개의 폭포와 담소가 연달아 이어져 있어서 절경을 이룬다. 폭포 위에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수학여행 학생들을 인솔하고 자주 찾던 곳이다.
비룡폭포는 화채봉의 북쪽 기슭 토왕골에 있는 폭포로 상류 쪽에 토왕성폭포, 하류 쪽에 육담폭포를 동반한다. 전설에 의하면 폭포수 속에 사는 용에게 처녀를 바쳐 하늘로 올려 보냄으로써 심한 가뭄을 면하였다고 해서 비룡이라 한다.
산행을 시작한 지 약 1시간. 비룡폭포 조금 못미처 철다리를 건넌다. 왼쪽으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토왕폭포로 가는 들머리다. 이 언덕을 넘어서면 비룡 폭포 상단 위에 다다른다.
20여분 진행하자 암벽 등반을 위해 준비중인 릿지꾼들을 만난다. '솜다리 추억' 릿지길은 '경원대 릿지'와 '별을 따는 소년들 릿지' 사이의 암봉을 선녀봉과 연결한 릿지길로 산빛 산악회에서 2004년 8월 개척한 릿지라고 한다.
이곳 선녀봉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
솜다리라는 이름을 가진 어여쁜 처녀가 살았다고 한다. 사실 그녀는 하늘에 살던 선녀였는데 사람의 옷을 입고는 인간 세상에 내려 왔다.
어느 날 약초를 캐러 산에 오르다 우연히 선녀가 살던 봉우리를 지나던 약초꾼은 선녀의 모습을 보고는 그만 첫눈에 반했다. 산을 내려 와서도 선녀 생각이 떠날 줄 몰랐던 나무꾼은 가슴앓이 끝에 상사병으로 눈을 감으며 사람들에게 솜다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들은 다른 많은 총각들이 선녀를 만나기 위해 그 산을 올랐지만 험난한 절벽을 오르다가 선녀가 있는 곳까지 가지 못하고 떨어져 죽었다. 선녀는 너무나 슬픈 나머지 인간 세상을 뒤로 하고 다시 선녀가 되어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하지만 지상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잊을 수가 없어 고귀한 흰 빛 같은 꽃 한 송이를 산정에 남겨 두었다고 한다. 훗날 사람들은 선녀가 살던 봉우리를 선녀봉이라 이름 짖고 흰 솜털이 보설한 소중한 추억을 솜다리추억 이라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곳 토왕골에는
한편의 시를 위한 길...
별을 따는 소년들...
4인의 우정길...
그리움 둘...
솜다리 추억...등의 릿지길이 있어 많은 꾼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어쩜 그렇게 이름들을 예쁘게 지었는지...
다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를 40여분 정도 오르면 토왕성 폭포가 정면에 드러나며, 오른쪽으로 노적봉 골짜기 초입 부분에 이른다.
토왕폭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암릉의 사면을 기어오른다. 약간 위험한 곳을 지나면 토왕폭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여지도서(與地圖書)의 기록에 의하면 토왕성은 부(府) 북쪽 50리 지점인 설악산의 동쪽에 있다. 성을 돌로 쌓았는데,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다.
세상에 전해오기를 옛날에 토성(土姓)을 가진 어느 임금이 이성을 쌓았다고 한다. 폭포가 있는데 석벽 사이로 까마득하게 날듯이 떨어진다. 그 후 조선 후기 읍지(邑誌)에도 모두 토왕성이라고 표기하여, 옛 성터만 남아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토왕성폭포(土旺城瀑布)는 설악산을 대표하는 3대 폭포 가운데 하나다. 토왕성이란 지명은 오행설에서 유래된 것으로 토기(土氣)가 왕성하므로 기암괴봉이 발달하여 마치 폭포를 성벽처럼 둘러싸고 있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명 신광폭포(神光瀑布)라고도 한다. 석가봉(釋迦峯), 문수봉(文殊峯), 보현봉(普賢峯), 노적봉(露積峯) 등의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선 가운데 암벽을 3단을 이루며 낙하하는 연폭이다. 그 모습은 멀리서 보면 마치 선녀가 흰 비단을 바위 위에 널어놓은 듯 아름답다. 현재는 토왕성의 王 자를 旺 자로 표기하고 있는데, 동국명산기와 대동지지 양양지에 의하면, 王 자로 쓰는 것이 옳다.
또 이 폭포는 북사면에 있고 겨울철 빙벽의 품질이 좋아 산악인들의 빙벽 훈련장으로도 인기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토왕성폭포가 있는 토왕골은 설악산에서도 협곡이 가장 잘 발달해 있으며, 희미하게 나 있는 좁은 등산로는 계곡과 급한 절벽으로 이어져 있어서 1998년 경북대학교 산악부 눈사태 참사처럼 항상 대형 사고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곳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토왕성 폭포는 설악에서도 으뜸가는 절경이지만, 천연보호구역으로 묶여 허가받은 암벽, 빙벽등반 전문가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일 년에 단 한차례 설악눈꽃축제와 맞춰 빙벽대회를 여는 매년 2월 초에 일반들에게도 입산을 허용하여 토왕골의 비경을 느낄 수 있게 한다.
3단이 합쳐서 320m가 되는 이 폭포는 마치 하늘에서 직접 떨어지는 듯 하며, 맑은 날이면 동해안 청간정에서도 보일 정도의 규모를 자랑하지만 갈수기인 지금은 아쉬움이 크다. 하늘만이 열려있다. 일행들은 비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폭포 하단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토왕폭 오른쪽 사면을 치고 오른다. 토왕폭 오른쪽 암벽으로 올라 화채능상의 칠성봉에 이르는 이 길은 험로이기 때문에 잘 이용되지도 또 잘 알려지지도 않은 옛길이다.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듯 길이 뚜렷하다. 뒤쪽으로 마치 거북이 두 마리가 사랑을 나누면서 정상으로 오르는 모습의 바위가 신기하다.
설악산 릿지길 중의 하나인 "별을 따는 소년들"은 토왕골 선녀봉 우측에 있는 릿지로써 1997년 경원대 산악부(회장 변국일)에 의해 개척되었다. 등반 길이는 약 400m에 이르고 최고 난이도는 5.9급이며 평균 난이도는 5.6급이다.
아침 햇살을 받은 노적봉이 멋진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하고 왼쪽으로 토왕폭을 배경으로 예쁘게 물든 단풍나무가 설악의 가을을 노래한다.
노적봉에는 '4인의 우정길'과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이라 부르는 릿지길이 있다. 노적봉 남동벽에 있는 '4인의 우정길'은 토왕골 Y계곡에서 노적봉 정상에 이르는 고급 릿지길로 2002년 8월 산빛산악회에서 개척한 코스다.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은 1989년 경원대산악부에 의해 개척되었다.
밧줄구간이다. 대구에서 온 팀으로 많이 정체되고 새로 자일을 설치하느라 다시 지체된다. 자일에 의지하여 한 사람씩 조심스럽게 오른다.
다시 곧이어 경사가 심한 암벽구간이다. 이곳 역시 새로 자일을 설치하고 진행한다. 재작년 동행한 현역 부사관의 농담으로는 요즘 군대에서도 이런 유격훈련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토왕폭에서 폭포 상단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가파르고 위험한 오르막의 연속이다.
폭포 상단에 올라서자 설악의 상징인 울산바위의 하얀 속살이 아침 햇살에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달마봉 아래 설악동의 모습과 동해바다도 시야에 들어온다.
권금성이 코 앞이고 멀리 울산바위가 한눈에 들어오더니 멋진 무지개가 펼쳐진다. 모두들 탄성을 지르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느라 분주하다. 휴식을 끝내고 능선을 타고 칠성봉(七星峰 : 1077m)으로 향한다. 릿지를 겸한 산행은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적봉 "한편의 시를 위한 길"
△속초 전경
빗방울이 한두 방울씩 떨어진다. 서둘러 오른쪽 바위 사면을 타고 내려가 소토왕골로 하산 코스를 잡는다.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거세게 분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두 번 방향을 틀어 진행한다. 낙엽이 쌓인 하산 길 곳곳에 급경사가 위험하고 때로는 길이 희미하다. 가을이 깊어가는 소토왕폭포는 어린아이 오줌 줄기 같은 물줄기를 아래로 흘려보낸다.
△소토왕폭포
△운지버섯
날머리를 빠져나와 소공원으로 향한다.
△날머리
뒤풀이는 생략하고 대포항으로 이동하여 횟집에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소주잔을 기울인다. 행복했던 가을날의 추억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한다.
△대포항 등대
△유명한 새우 튀김집-이 가게 앞에만 손님들이 줄지어 있다.
'설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2. 서북능선-큰귀때기골 (0) | 2011.10.25 |
---|---|
26-1. 안산가는 길 : 인제 한계고성 릿지 (0) | 2011.10.25 |
24. 설악골 - 공룡능선 (0) | 2011.10.04 |
천화대의 ‘석주길'의 유래 (0) | 2011.09.27 |
23. 달마봉-울산봉 (0) | 2011.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