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10년 8월 29일(일)
산행코스 : 화북주차장-문장대-관음봉-묘봉-북가치-용화리
참된 道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그 道를 멀리하려 들고, 山은 俗과 떨어지지 않는데 俗이 山과 떨어졌다. -고운 최치원-
속세를 떠난다는 뜻을 지닌 속리산. 주봉인 천황봉을 비롯하여 아홉 봉우리가 어우러져 있어 '동국여지승람'에는 구봉산(九峰山)이었다가 신라 때부터 속리산이라 불러왔다. 속리(俗離)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신라의 진표율사를 만난 소가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한다. 그 소달구지를 탄 사람이 이를 보고 깨달은 바가 있어 속세를 버리고 입산수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속리산(1058m)은 충북 보은군, 괴산군과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장엄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8개 봉(천황봉, 비로봉, 길상봉, 문수봉, 보현봉, 관음봉, 묘봉, 수정봉)과 8개 대(문장대, 입석대, 경업대, 배석대, 학소대, 신선대, 봉황대, 산호대)가 8개의 석문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예로부터 소금강산(小金剛山), 미지산(彌智山), 광명산(光明山), 형제산(兄弟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어져 왔다.
대전을 출발하여 보은에서 25번 국도를 타고 상주 방면으로 가다 상주시 화서면에서 49번 지방도를 따라 화북으로 향한다.
▲화북분소(문장대 주차장)입구-주차료 징수
산행은 속리산 국립공원 화북분소 탐방지원센터를 거쳐 화북분소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잠시 오르면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오송폭포 갈림길
원래 구름 속에 묻혀있다 하여 운장대라 하였으나 조선시대 세조 임금이 이곳에 올라 글을 읊어서 문장대라 칭하게 되었다 하는데 이곳에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코앞에서는 관음봉이 손짓하고, 멀리 백악산 산줄기를 바라보며 추억을 더듬는다.
41년 만에 개방한 관음봉 가는 길은 몇 해 전 충북알프스를 종주하면서 출입통제 철조망을 뚫고 재빠르게 내리막길을 내달리던 추억이 있다. 2분 정도 내려서 호젓한 산죽나무 오솔길을 지나 암봉을 기어오르면 문장대 위에 사람들이 인형처럼 보인다.
침니 바위를 건너면 멎진 풍광이 발걸음을 잡는다. 거대한 바위들이 어깨를 맞대 있거나 황소잔등처럼 누워 눈길을 끈다. 온통 암릉과 노송이 어우러져 솔향기 그윽한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무거운 걸음을 거친 숨 토해내며 10분 정도 오르면 관음봉에 도착한다. 봉우리가 관음보살상과 닮아 관음봉이라 부른다.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조망이 전개된다. 송림과 암봉이 어우러진 계곡과 능선은 산악미의 진수를 보여준다. 화강암을 기반으로 하여 변성퇴적암이 섞여, 화강암 부분은 날카롭게 솟아오르고 변성퇴적암 부분은 깊게 패어 높고 깊은 봉우리와 계곡을 이룬다. 화강암의 기봉과 산 전체를 뒤덮은 울창한 산림은 산중에 있는 법주사와 잘 조화되어 승경(勝景)을 이룬다.
안부로 내려서 편안대로 자리를 잡고 점심도시락을 펼친다. 다시 걸음을 이어간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잔뜩 찌푸리고, 세찬 바람이 온 몸을 휘감고 지나간다. 드디어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세 빗줄기가 굵어진다.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우비를 꺼내 입는다. 걸음이 빨라진다.
북가치를 지나 묘봉(妙峰 874m)에 닿는다. 올라온 길 외에는 천길 벼랑이다. 묘봉은 거대한 너럭 바위봉으로 수십 명이 올라설 수 있는 넓은 암반이며 아주 좋은 전망대다. 정상에 서면 시야는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곳이지만 운무가 온 세상을 감추었다.
상학봉으로 가지 않고 묘봉에서 다시 북가치로 내려선다.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10여분 내려서면 북가치 안부에 닿는다. 왼쪽 절골을 따라 미타사로 향하는 내림길은 조망이 없는 숲길로 답답하지만 편안한 길이다. 시멘트 포장길과 만난다. 미타사라는 절로 이어지는 도로이다.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미타사라는 절이 있다. 왼쪽 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 옆에는 인삼밭이 도열해있다.
운흥 2리 마을 표지석이 보이고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정겨운 모습과 어우러져 농촌 풍경은 더욱 평화롭다. 용화정공원 정자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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