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9년 7월 12일(일)
산행코스 : 산행코스 : 무주리조트(곤돌라)-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송계삼거리)-동엽령-칠선계곡-칠선폭포-문덕소-안성탐방지원센터
아내와 함께 구인회를 따라 덕유산 산행을 나선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넓은 면적, 네 번째로 높은 해발(1614m)을 자랑하는 덕유산.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28인승 리무진 버스에 올라 무주리조트로 향한다. 가장 편안하게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오르기 위해서다.
스키장에서 운행하는 관광 곤돌라(운행은 오전 9시∼오후 4시, 요금은 편도 8천원(단체 천원할인. 문의 무주리조트 063-322-9000)를 타고 향적봉 턱밑의 설천봉(1525m)까지 오른다. 그 덕분에 힘 안들이고 발아래 펼쳐지는 무주군 안성면의 너른 땅과 남덕유의 장쾌한 백두대간 산줄기를 감상하는 호사를 누린다.
짙은 운무가 상제루를 휘감고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향적봉으로 오른다. 향적봉은 그리 멀지 않다. 기껏해야 20분 정도 걸리는 산보 코스다. 등산객들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다.
향적봉 자체는 백두대간 봉우리가 아니다. 그러나 덕유산의 장쾌한 백두대간 마루금과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기막힌 산경을 감상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
철탑 선 봉우리 옆으로 불쑥 솟은 중봉(1594m)까지 거리는 1km. 산책로처럼 편안하다. 길을 막아선 고목나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덕유산(德裕山)은 옛날에는 광려산, 려산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 장군으로 있을 때 이 산에서 수도를 했었는데 수 많은 사나운 짐승들이 우글거렸으나 한 번도 해를 입지 않아 '덕이 많은 산' 즉 덕유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전북 무주와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있는 산으로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주봉인 향적봉을 비롯하여 중봉(1,574m)과 동엽령, 무룡산(1,492m)에 이어 삿갓봉, 남덕유산 등 해발 1,500m 안팎의 봉우리들이 30여km 달하는 장대한 주능선을 양옆으로 수많은 곁가지를 펼치면서 거대한 산군을 형성하고 있다.
덕유의 주능선은 언제 걸어도 평온하다. 모싯대를 비롯하여 산오이풀, 동자꽃, 물봉선, 원추리와 일월비비추 군락이 눈을 즐겁게 하며 걸음을 더디게 한다.
거침없이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산마루를 따라 걷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중봉을 거쳐 백암봉으로 향한다. 그 길은 중봉 아래 펼쳐진 넓은 구릉의 덕유평전(1480m)을 지난다. 거리는 중봉에서 1km가 조금 넘는다.
육십령에서 이어져오던 백두대간은 이곳 송계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신풍령(빼재 11km)으로 이어지며 굽이쳐 간다.
동엽령을 향해 직진한다. 백암봉에서 거리는 약 2.2km다. 지는 원추리와 피는 비비추가 군락을 이루어 멋진 장관이 연출된다. 천천히 옮기는 발걸음이 마냥 행복하다.
동엽령(冬葉嶺)은 전라도 무주군 안성면과 경상도 거창군 북상면을 잇는 고개로 지방의 토산품을 교역하기 위해 넘나들던 고개다. 덕유산의 옛 고개 중 깊은 산중에 있는 덕에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겨울 잎'으로 해석되는 그 이름의 유래는 찾기가 어렵고 다만 거창군에서는 동엽령을 '동업이재'로도 부른다고 한다.
칠연폭포삼거리에서 칠연폭포(0.3km)를 향해 왼쪽 나무계단을 오른다. 7폭(瀑)7연(淵)의 절경이 펼쳐지는 칠연계곡은 덕유산 능선 동업령 서쪽 골짜기에 자리한다. 5분 정도 진행하자 칠연폭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칠연계곡은 '안성계곡', '용추계곡'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무성한 수풀과 시원한 계곡 물줄기가 천혜의 자연과 어우러진 칠연(七淵)폭포는 일곱 폭포가 한 줄로 이어진다. 일곱 개의 연못이 연이어 있다고 해서 칠연폭포라 부른다.
길 오른쪽에 하얀 포말이 작은 물웅덩이를 휘감으며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고 있는 문덕소(門德沼)가 잠시 걸음을 멈춘다.
문덕소와 칠연폭포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옛적 신선이 되길 갈망하는 한 도사가 있었는데 천제에게 기도하며 7년간 수도한 끝에 그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고, 우화등선(羽化登仙-사람의 몸에 날개가 돋아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됨) 하기 위해 덕유산 정상 향적봉에 오르는 날 새벽에 어느 부잣집 앞을 지나는데 구수한 밥 냄새가 나서 허기를 참지 못한 도사는 밥 한술을 먹게 해 줄 것을 청한다.
측은히 여긴 이 집 며느리가 도사의 청을 시아버지에게 전했더니 노랑이로 유명한 시아버지는 "아침에 남에게 밥을 주면 재산이 축난다"고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자, 도사가 화를 이기지 못해 며느리만 집 밖으로 불러낸 뒤 도술로 큰물을 일으켜 집을 통째로 떠내려 보냈다고 한다. 이때 이곳에 폭포와 소가 생겨났다고 한다.
그러나 경거망동한 도사는 천제에게 혼이 난 뒤 다시 7년을 수도하고 마침내 천제의 허락을 받아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천제가 도사를 문책하였다 하여 서기가 감돌던 소(沼)를 문덕소라고 하고, 도사가 무지개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하여 칠연폭포라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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