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가을나들이-지리산 만복대

산행일 : 2008년 10월 12일(일)

산행코스 : 성삼재-고리봉-만복대-성삼재-[정령치] (10.6km) 

 

지리산 서쪽 끝의 만복대(1,433.4m)는 구례군 산동면과 남원시의 경계에 웅장한 모습으로 솟아오른 봉우리다.

성삼재(1,090m)와 정령치(1,172m) 사이 백두대간 구간 가운데 가장 높은 꼭짓점을 형성한 곳으로, 지리산에서 출발한 많은 종주대가 이곳을 거쳐 멀리 향로봉까지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앉은 터가 이런 탓에 만복대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서북쪽에서 조망하는 가장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만복대(萬福臺)"란 이름은 풍수지리설로 볼 때 지리산 10승지 중의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만복대는 이름만큼 복스러운 산으로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다.

만복대 산행은 도로가 뚫린 성삼재와 정령치 간의 대간 능선을 따르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접근이 쉽고 고도차가 크지 않아 힘들이지 않고 산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곳에서 동남쪽으로 바라보이는 반야봉은 지리산의 웅장함을 실감케 해준다.

만복대는 북풍한설에 피어난 설화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지리산 최고의 억새능선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어울린다. 가을철이면 금빛으로 출렁이는 억새의 군무가 저 멀리 병풍처럼 둘러친 지리산 주능선의 웅장함과 어우러져 장쾌한 풍경을 연출한다. 잡목이 많이 자라 예전만 못하다며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복대 억새군락은 특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만복대는 멀리서 보면 헐벗은 산 같지만 억새로 뒤덮여 있어, 주변의 단풍과는 사뭇 다른 가을의 정취를 보여 주고 있으며,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듯 조망이 좋다.

이 봉우리에서 고리봉(1,248m)까지 3km에 이르는 능선에는 지리산에서 가장 드넓은 억새 평원이 펼쳐져 있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만복대에서 지리산 횡단 관광도로가 지나가는 곳에 위치한 정령치까지는 걸어서 50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