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9일(화)
6시 모닝콜에 눈을 뜬다. 커튼을 젖히니 밖에 비가 내린다. 호텔 12층 식당에서 호텔뷔페식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면서 일행들과 담소를 나눈다.
태풍이 지나갔지만 비는 계속 오락가락한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거리는 활기차다. 우비를 입고 스쿠터를 타고 출근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대만은 스쿠터의 천국이다. 엄청나게 많은 스쿠터들이 몰려다니고, 차도에는 스쿠터 전용 대기공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7시 30분 양명산으로 이동하는 버스 속은 이야기꽃이 핀다. 여행은 같은 것을 공유하므로 공감대가 형성되어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타이페이 북쪽에 위치한 양명산(陽明山) 국가공원은 대만에 있는 6개의 국가공원 중 하나이다. 양명산이란 특정한 산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이 일대를 총칭하는 명칭이다. 원래 이름은 초산(草山)이었으나 장개석이 촌스럽다고 양명산으로 개명하였다. 이 공원 안에는 높고 낮은 산들이 10여개 가량 있고 그 외에도 온천과 과수원 등이 흩어져 있다고 한다.
양명산 국립공원에는 멋진 폭포, 그림 같은 호수, 계단식 논농사, 화산 분화구,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온천 등이 있고, 봄이 되며 벚꽃과 진달래가 피어 장관을 이룬다. 등산로를 따라가면 2시간 혹은 하루 정도 걸리는 이상적인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양밍산 지역은 타이완에서 화산지형이 가장 잘 발달한 곳이다. 화산활동의 흔적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유황분기공과 화구호, 원추화산체, 화산식물 등을 볼 수 있는 따둔산(大屯山)과 치싱산(七星山) 등이 있다.
산길을 돌아 오르면 유황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대만에는 일본만큼 온천이 많다. 100여개의 온천 지역이 개발돼 있다. 양명산국립공원 안에 있는 유황온천은 푸른 녹음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인기가 높다. 온천 뒤편에 유황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화산구가 눈길을 끈다.
진녹색 물결이 일렁이는 숲 사이로 잘 정돈된 돌 박힌 길을 따라 바람소리 길 안내를 받으며 걷다보면 칠성산 주봉(七星山主峰 1120m)에 닿는다. 그리 높지 않지만 사방 시야가 거침없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끝없이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동봉이 지척이지만 기념사진만 남기고 비와 바람에 떠밀려 하산을 서두른다. 비가 그친 하산 길은 여기저기 추억을 남기며 여유롭다. 들머리인 소유항에서 칠성산 정상까지는 왕복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야류(野柳) 해양 국립공원은 타이완 북쪽 해안 지롱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타이페이로부터 자동차로 한 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있다. 야류에 있는 바위의 형성은 자연의 힘과 침식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거대한 계란 모양의 바위가 제각기 흩어져 있고, 슬리퍼 모양의 바위는 어부들에게 승강대로 사용된다.
버스에서 내려서 해안가에 도착하니 안 좋던 날씨가 결국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야류지질공원은 혹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입구에서 바라보면 버섯, 사람, 동물 모양 등 여러 형태의 바위들이 즐비하다. 바닷물과 바람이 빚어낸 예술작품이다. 바위는 제각각의 이름이 붙어있다.
그 중 이집트의 여왕 네페르티티의 옆얼굴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여왕두상은 계속되는 풍화작용과 해수작용의 영향으로 10년 내에 목이 잘려 나갈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중간 중간엔 바위로 바닷물이 들어와 작은 연못이 형성되기도 했다.
대만의 학제는 우리나와 같은 6-3-3-4인데 9월에 신 학년이 시작된다. 초등학교는 국민소학교(國小), 중학교는 국민중학교(國中), 고등학교는 고급중학교(高中)이라 부른다.
곳곳에 화려한 묘지들이 눈에 띤다. 국토가 좁아서 7년간 매장하고 다시 화장한 후 묘지는 반납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았다고 한다.
결혼 축의금은 빨간 봉투에 2200元, 2600元, 2800元 처럼 100元 지폐를 기준으로 짝수로 넣고, 부의금은 흰봉투에 1100元, 1300元 처럼 홀수로 넣는다고 한다. 저승가면서 누구를 데려가지 말고 혼자서 가라는 의미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사람이 죽으면 3일장을 치루지만 대만은 죽은 사람과 가족의 사주팔자를 보아 장례기간을 정한다고 한다.
점심식사는 대만에서 유명한 음식 체인점인 해패왕반점(海覇王飯店)에서 현지식으로 첫날 점심과 동일한 메뉴가 제공되었다. 각자의 주머니에서 남은 동전을 모아 맥주를 주문한다.
식사 후 쇼핑을 위해 잠시 시내 등산용품점에 들린다. 대만은 모두 수입품이기 때문에 특소세가 없어 우리나라보다 약간 저렴하다. 2시 20분 공항으로 이동한다. 타이베이에서 약 50분 소요.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귀국하는 일만 남았다. 이제 다시 활력을 얻어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난 머지않아 또 다시 일탈을 꿈꿀 것이다.
"어차피 인생이 선택이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면 나는 미지의 세계를 선택하고 싶다"던 어느 여행가의 말처럼 나는 또 미지의 세계를 선택할 것이다.
항상 내 삶의 동기를 끊임없이 부여해서 항상 변화할 수 있고, 내 가슴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낭만이 숨 쉴 수 있도록 늘 노력할 것이다.
여행을 끝내고 돌아갈 집이 있고 보고 싶은 가족이 있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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