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7년 2월 7일(수)
산행코스 : 다리안주차장-천동쉼터-비로봉-국망봉-늦은맥이재-어의곡리 (약 5시간 20분소요)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곧이어 증평톨게이트를 빠져나간다. 좌회전하여 510번 지방도로를 타고 10분 정도 괴산방면으로 달리다가 36번 국도로 갈아타고 충주방향으로 진행한다. 짙은 안개로 속도를 낼 수 없다. 다시 38번 국도로 갈아타고 제천으로 향한다. 중앙고속도로 제천요금소로 진입하여 단양방면으로 달린다. 북단양IC를 나와 5번 국도로 단양읍내에 접어든 후 고수대교를 건너서 직진하면 고수동굴을 지나 다리안 국민관광지주차장에 닿는다.
참고로 단양에서 고수대교를 넘어서자마자 좌회전하여 59번 국도를 따라 영월방면으로 이어진 국도를 따르다가 고수고재를 넘어선 후 얼마간을 더 진행하면 아평교가 나타나고 여기서 우회전하여 국망천을 따라 가면 차도가 끝나는 부분으로 어의곡리 새밭유원지 주차장에 닿는다.
소백산을 오르는 많은 코스 중 다리안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는 소백산으로 오르는 가장 빠른 길목이기도 하며 용이 승천하였다는 전설을 간직한 다리안 계곡을 볼 수 있다.
세계 최초 3극점과 7대륙의 정상에 발자취를 남긴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가 눈에 들어온다.
무한히 포용해 주었던 나의 오랜 우정을 바칩니다.
오르기 힘든 산은 있어도 결코 오를 수 없는 산은 없듯이
산은 끊임없이 도전과 인내의 정신을 일깨워준
나의 소중한 스승이었습니다.
내 어머니와 같은 산에서 새로운 꿈이 일어나 나는 끝없는
미지를 향하여 도전의 길을 떠납니다.
내 자신의 한계를 넘어, 또 다른 정상을 향하여~
기념비 앞 다리 아래로 쏟아지는 다리안 폭포의 물줄기는 깊은 동면중이다. 옛날에 이 다리를 기점으로 다리 안(內)과 다리 밖을 구분 지었는데 다리 안을 사후의 세계라 하여 신성한 땅으로 여겼다고 한다.
다리안 계곡은 왕이 날 명당자리였다. 그러나 터가 세 감히 누구도 묘를 쓰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가 그곳에 암매장을 하는 일이 생겼다. 그러자 다리안을 지키며 폭포아래에 살던 용이 인간의 부정에 화가 나서 담을 버리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용이 하늘로 올라갈 때 디딘 바위가 패여 담이 되었다고 하고, 그곳을 용담폭이라 불렀다.
탐방지원센터로 명칭이 바뀐 옛날 매표소는 ‘시인 마을’이란 간판이 걸려있다. 들머리에서 2km는 넓고 완만하여 산책길 같다.
다시 몇 군데 쉼터를 지나면서 눈이 얼어붙은 미끄러운 산길을 2km 정도 올라서면 천동쉼터(매점)다. 천동쉼터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좁아지고 경사도 점점 가팔라진다.
소백산 옹달샘에서 목을 축이고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잠시 쉬어간다.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가는 능선길과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정까지 이어지는 가파른 목책 계단 길을 오른다. 대자연을 대하며 겸손함을 배우는 일은 산을 오르면서 얻는 값진 즐거움 중 하나다.
봄이면 철쭉꽃이 만발해 그 아름다움이 '천상의 화원'으로 표현될 정도고, 겨울이면 온 산등선을 하얀 눈이 덮고 있어 그야말로 소백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다하여 소백(小白)이라 일컬을 만큼 눈이 많은 산이다.
충북 단양군과 경북 영주시에 걸쳐 드넓게 자리한 소백산은 형제봉, 신성봉,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등 아름다운 봉우리가 이어진 부드러운 능선이 보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명산이다.
비로봉(毘盧峰 1,439.5m)에 서면 국망봉, 신선봉의 주능선이며 형제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등줄기가 훤히 조망된다.
소백산 표지석 뒷면에는 서거정(徐巨正)이 지은 '소백산' 한시(漢詩)가 적혀 있다.
'태백산에 이어진 소백산 / 백리에 구불구불 구름사이 솟았네. / 뚜렷이 동남의 경계를 그어 / 하늘땅이 만든 형국 억척일세'
국망봉을 바라보며 두유와 떡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고 목책 계단을 내려서 국망봉으로 향한다. 비로봉에서 국망봉까지는 3.1km의 거리로 큰 높낮이가 없어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포근한 날씨 탓에 한겨울이지만 아늑하게까지 느껴지는 길이다.
국망봉까지의 주능선은 백두대간 길이다. 빼곡한 철쭉나무 숲이 거치적거리는 구간을 지나자 국망봉이 지척에 보이고 오른쪽 아래로 죽계구곡이 있는 배점리 초암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닿는다.
소백산은 대체로 육산이나, 상월봉이나 국망봉 정상은 거대한 암괴가 돌출하여 암봉을 이루고 있다. 국망봉(國望峰1,421m)은 소백산에서 비로봉 다음으로 높은 봉이다.
안내 표지판에는 마의 태자의 한 맺힌 이야기가 적혀있다.
신라 마지막 왕이었던 경순왕이 서기 935년에 고려 태조 왕건에게 투항하여 천년사직을 넘겨주고 태자와 함께 지금의 충청북도 제천군 낭학리에 은거하였고, 태자는 고려로부터 빼앗긴 나라를 되찾으려고 난을 일으켰으나 실패로 끝나자 망국(亡國)의 한을 달래면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태자가 이곳에 올라와 옛 도읍 경주 쪽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뒤부터 이 봉우리를 '국망봉(國望峰)'이라 불렀다고 한다.
국망봉에서 서쪽 아래로 떨어지는 지릉으로 어의곡리 내려서는 희미한 길이 있고 초입부로는 낡은 표지기가 걸려 있지만 이 겨울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듯 길은 깊은 눈 속에 파묻혀있다.
북동쪽 상월봉 방향의 주릉을 따라 더 진행한 후 왼쪽 갈림길로 접어들어 구인사에 이르는 소백종주코스를 따라 가다가 늦은맥이 고개에서 내려선다.
급하게 쏟아지는 내리막을 따라 계곡으로 곤두박질친다. 계곡을 끼고 내려서는 오붓한 오솔길을 1시간 넘게 쉬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내려선다.
계곡물에 바지와 등산화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랜다. 곧이어 산불감시통제소가 있는 시멘트도로와 만난다.
새밭교를 지나 시멘트 길을 따라 몇 걸음 내려서면 ‘신선봉가든’이 있고 5분 정도 더 내려오면 "비로봉식당" 앞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 비포장 길은 어의계곡을 타고 비로봉으로 올라서는 길이다.
두 골짜기가 어우러져 있어 어의곡이라 한다. 어의곡리 방범초소가 있는 새밭유원지 주차장에서 산행은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