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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화왕산

산행일 : 2006년 4월 23일(일)
교통정보: 경부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창녕 IC-좌회전-국도 24호선-지방도 1080호선-옥천리.
산행코스 : 옥천리 매표소에서 돌장승-관룡사-용선대-화왕산-십리 억새밭-도성암-자하문-화왕산 매표소-주차장-창녕여중

 

7시 40분 대전요금소로 진입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힘차게 25분 정도 달리고 황간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위해 25분간 정차한다. 다시 50분 정도 더 진행하여 금호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옛 구마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서대구요금소로 빠져나간 다음 10분 후 화원요금소로 진입한다. 다시 10분 후 현풍 휴게소에서 정차한다. 이곳에는 대구마산간 고속도로 준공 기념각과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500년 된 느티나무가 그늘과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고 박정희 대통령이 세운 번영과 평화의 탑도 우뚝 서 있다.

창녕 나들목을 빠져나가 사거리에서 화왕산군립공원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24번 국도를 타고 진행하다가 1080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옥천리로 향한다.

 

10시 40분 화왕산군립공원 옥천매표소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포장도로를 따라 신라 8대 사찰의 하나로 손꼽히는 관룡사(觀龍寺)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간다.

10분 정도 걸으면 옥천관광농원을 비롯한 민박집과 여관들이 있으며 꽃잎 모두 떨어진 벚꽃 터널을 지나 완만한 포장길을 따라 오르면 석장승이 눈에 띤다. 장승에는 돌로 만든 석장승과 나무로 만든 목장승이 있다. 장승의 기원은 고대 성기(性器)숭배에서 나왔다거나 사찰 토지의 표지로 이용되었다는 등 여러 설이 있다. 관룡사 석장승은 절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한 쌍으로 조성되었으며 왼쪽은 남장승 오른쪽은 여장승이다.

주차장을 출발한지 20여분. 관룡사 들머리 한쪽 귀퉁이에는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한 독특한 모습의 석문이 돌계단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사람 하나가 허리를 구부린 채 겨우 비켜갈 정도로 좁다. 제 아무리 이 세상을 호령하는 사람도 이곳을 지날 때만큼은 무조건 고개를 숙여야한다.

일주문 안에는 오래 묵은 은행나무 한 그루가 하늘로 쭉쭉 뻗어 오르는 대숲을 짓누르고 있다. 야트막한 흙담과 대숲이 사이좋게 바라보고 있는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일주문 처마 아래에는 '화왕산 관룡사'(火旺山 觀龍寺)란 이름이 금박으로 새겨져 있다.

관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의 본사인 통도사(通度寺)의 말사로, 신라 내물왕 39년( 서기 394년)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창녕에서 가장 큰 가람인 관룡사는 원효대사가 제자 송파와 함께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다가 아홉 마리 용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하여 가람 이름을 관룡사라고 지었다고 전한다. 관룡사를 품고 있는 뒷산이 관룡산(740m)인데 일주문에는 관룡산 관룡사가 아니라 화왕산 관룡사라는 현액이 걸려있어 혼란스럽다.

 

관룡사 경내 곳곳에는 오래된 역사를 눈으로 증명하듯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관룡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대웅전(보물 제212호)보다 원음각(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호)과 종루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원음각 뒤에는 약사전 3층석탑(유형문화재 제11호)과 관룡사 석조여래좌상(보물 제519호)을 모시고 있는 관룡사 약사전(보물 제146호)의 독특한 건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잘 다져진 굵은 모래가 고르게 깔린 관룡사 앞마당에는 화려한 단청을 뽐내는 대웅전이 금방이라도 용트림을 하며 하늘로 날아오를 듯 날개를 한껏 치켜들고 있다.

 

관룡사 대웅전은 조선 태종 1년(서기 1401년)에 창건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목조건물도 임진왜란 때 불타버리고, 그 뒤 광해군 9년(1617년)에 다시 고쳐 세우기 시작하여 그 이듬해에 완성했단다. 이 사실 또한 지난 1965년 해체 복원 때 상량문을 통해 밝혀졌다.

대웅전(보물 제212호)은 다른 가람처럼 석가모니불이 아닌 비로자나삼존불상이 있다는 것이 독특하다. 대웅전 옆에는 명부전과 영산각, 응징전, 칠성각이 좁은 절마당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웅전 옆 약수로 갈증을 달래고 수통을 채운 다음 대웅전 왼쪽 용선대로 향하는 길로 오른다. 산행객들이 적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산길이다. 돌계단을 따라 오르면 용선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관룡사에서 용선대까지는 0.7km 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관룡산 정상 부근의 수십 길 낭떠러지 위에 홀로 앉아 있는 석조석가여래좌상이 있는 용선대에 올라서면 산 아래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석조석가여래좌상은 보물 제295호로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이다. 기념 사진을 찍고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랜다.

길은 고도를 높이면서 경사를 더하고 숨을 더욱 거칠어진다. 오른쪽으로 관룡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통나무 박아 만든 계단 아래에서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다. 계단을 한 발 한 발 오르면 헬기장에 닿는다. 이곳이 관룡산 정상(740m)이다. 몇 걸음 옮기면 오른쪽은 구룡산(청룡암) 0.3km 왼쪽은 화왕산성 6.5km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왼쪽 길로 접어들어 소나무 그늘 드리운 부드럽고 평탄한 흙길을 따라 걷는다.

사거리 안부 갈림길에 닿는다. 왼쪽은 관룡사(3.1km)에서 임도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고암감리(3km) 가는 길이다. 화왕산성(동문 1.8km)으로 가는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어 5분 정도 오르면 조망이 좋은 바위에 닿는다. 

화왕산성 주위의 비탈과 능선 일대는 마치 분홍물감을 쏟아 부은 듯 진달래의 붉은 기운으로 뒤덮여 있다.

화왕산성을 향해 걷는다. 만만치 않은 오르막길로 숨이 거칠어질 즈음 경북대학교 아마추어 천문회 별터 건물이 보이고 그 옆에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난 아마추어 천문회 친구의 묘비석이 눈에 띤다. 그대에 하늘에 별이 되소서.

 

산성 동문 밖 드라마 허준 세트장 근처는 최근에 인공조림을 한 듯 화왕산 최대 진달래 군락지이다. 연분홍 물감을 흩뿌려 놓은 것 같다. 다가가자 지난 주 갑자기 찾아온 꽃샘 추위로 채 활짝 피기도 전에 멈추어 아쉬움을 남긴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별터 앞에서 자리를 잡고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30분간의 점심 식사를 끝내고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한 다음 화왕산성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저기 무더기로 핀 진달래 향기가 시원한 바람에 묻어 전달된다.

진달래 군락은 산성을 사이에 두고 노란색의 억새평원과 대조를 이뤄 더 선명하게 보인다. 산 정상에 서면 6만 평에 이르는 드넓은 초원을 은빛으로 두르고 있는 솜이불 같은 화왕산 십리 억새평원과 엄청난 진달래꽃밭이 장관이다. 절벽과 진달래 그리고 억새밭이 어우러져 그림 엽서 같은 풍경을 만든다.

척박하여 웬만한 수목은 살아남지 못하는 산록에 생명력 질긴 진달래들이 뿌리 내려 광대한 군락을 이룬 것이다. 정상 주변의 넓고 평평한  "십리 억새밭"은 가을에 찾으면 더욱 장관이다. 십리 억새밭이 평지에서 급경사 벽으로 뚝 떨어지는 경계선인 능선을 따라  화왕산 성벽이 쌓여 있으며, 그 바깥 경사면의 거의 모두가 진달래밭을 이루고 있다.

풍광에 취해 30여분을 걸으면 화왕산 정상(756.6m)에 닿는다. 화왕산은 홍의장군 곽재우와 의병들이 왜적과 맞서 싸운 호국영산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안내 자료에 따르면 화왕산은 불의 산답게 아주 오랜 옛날 화산활동이 매우 잦았다고 한다. 화왕산성 동문 쪽에 그때 생긴 분화구로 추정되는 3개의 못(龍池)이 있으며, 창녕 조(曺)씨가 득성 하였다는 득성비가 화왕산성(사적 제64호)내 있다.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배바우로 향한다. 서문에서 50m 정도 떨어진 지점에 조그만 샘터가 있다 한바가지 물로 목마름을 달래고 남쪽 능선을 따라가면 배바우에 이르게 된다.

과거 배를 붙들어 맨 곳이란 전설이 얽혀 있어 배바우라 부르는 커다란 바위 위에서 잠시 쉬며 주위를 돌아본다. 황사 때문에 창녕시가지가 뿌옇게 조망된다.

하산은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 제1 등산로를 택한다. 잠시 후 만나는 갈림길에는 이정표가 길을 안내한다. 오른쪽 나무계단이 화왕산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하산길이다.

험한 암릉길이지만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고 화왕산 조망이 아주 좋은 코스다.

30분 정도 내려서면 자하정 이라는 팔각정자에 도착한다. 간식을 먹으며 5분간 휴식을 취하며 호흡을 가다듬고 길을 재촉한다. 계단으로 바뀌며 완만한 내림길로 변한다.

2-3분 내려서면 화장실과 각종 운동기구 시설이 있는 공원이다. 화왕산 정상에서 서문을 나와 환장고개를 거쳐 하산하는 제2등산로와 합쳐진다.

 

15시 정각. 화왕산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보이는 약수터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원한 약수로 목도 축이고 얼굴의 땀도 씻어낸 다음 도성암으로 향한다. 제3등산로와 만나며 곧바로 도성암에 닿는다.

신라 현덕왕 2년에 고승 지월선사가 창건한 도성암은 임진왜란 때 전소되었으며 200년이 지난 후에 읍민들의 공덕과 피땀으로 다시 건립되었다고 한다.

공원을 나와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면 풀향기라는 예쁜 전원카페를 지나 주차장에 닿는다.


산행시간은 약 4시간 40분 소요.    

 

아래 사진은 창녕 우포늪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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