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일지 고성 구절산-철마산-응암산 대전황태자 2008. 7. 18. 09:01 8시 정각 대전톨게이트로 진입한 버스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1시간 정도 질주하고 함양휴게소에서 약 20분간 정차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양지바른 산사면에는 혹독한 겨울을 건너온 진달래가 화사한 모습으로 얼굴을 내민다. 다시 1시간 정도를 더 진행하여 고성 톨게이트로 빠져나가 14번 국도를 타고 고성-통영 방향으로 4-5분 정도 진행한 다음 좌회전하여 1010번 지방도로로 갈아타고 동해-거류 방면으로 향한다.한내삼거리에서 다시 좌회전 2km 정도 진행하면 커다란 창고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북촌마을에서 오르는 구절산 들머리이다. 10시 30분 구절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는 들머리에서 하차하여 간단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천천히 오르막길을 오른다. 약 20분이면 능선에 닿는다. 용문저수지와 산줄기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민가들은 그 자체가 한 폭의 풍경화로 녹아든다. 곳곳에서 생강나무꽃이 코끝을 찌른다. 들머리에서 30분이면 곡산봉수대(해발432m)에 도착한다. 봉수는 높은 산에 올라가서 불을 피워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전통시대의 통신제도이다. 현재는 연대(煙臺)와 봉수꾼이 생활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와 채전(菜田)만 남아있다. 북천 2km 구절산 2.1km 이정표가 서 있고 문화재 발굴이 진행중이다. 평탄하고 부드러운 능선 길을 따라 걷는다. 생강나무꽃과 진달래가 부둥켜 앉고 사랑을 나눈다. 3분 정도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내곡마을에서 오르는 길과 만난다. 그대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20분. 구절산(해발 559m)정상에 닿는다.구절산(559m)은 고성군 동해면에 위치한다. 동해면은 서쪽을 제외하고는 삼면이 바다와 맞닿아있어 섬으로 착각이 든다. 겨우 배가 드나들 수 있는 물길만 트여있는 북쪽의 당항만은 호수 같이 잔잔한 바다다. 올해 4월에 열리는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 주제관이 자리한 당항포는 이순신장군이 이 곳 지형을 이용하여 당항포해전을 승리로 이끈 역사의 현장이자,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 구절산 정상은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사방으로 트인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 표지석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랜다음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서 상장고개로 향한다. 뒤 돌아보면 구절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15분 정도 내려서면 고갯마루를 지나는 시멘트 포장임도와 만난다. 등산로는 철마산성 안내도와 정자 쉼터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능선으로 이어진 등산로는 부드럽고 골곡이 심하지 않아 여유가 있다. 소나무 숲길로 이어진 길이지만 곳곳에 한발 비껴서면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암반이 있어 좋다. 구절산에서 약 30분이면 철마산에 닿는다. 철마산은 동, 남, 북의 3면이 바다에 둘러싸여 있고, 북쪽에는 임진왜란 때 해전으로 유명한 당항포가 있어 남해안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요충이다. 나뒹구는 돌무더기가 이곳이 철마산성임을 알려준다. 철마산성은 고성평야 동쪽 철마산의 8부 능선을 따라 축조된 산성이다. 소가야시대에 쌓은 성으로 전해져오는 철마산성은 임진왜란 때에 성안에 철마 수 십 마리를 방패용으로 세워두었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철마는 왜적이 침입하여 모두 가져갔으나, 주민들이 다시 석마를 만들어 방비했다고 한다. 소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잡고 점심도시락을 펼친다. 소월산악회와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서 정겹게 점심식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 칠레산 포도, 딸기, 방울토마토 등 여기저기 배낭 속에서 나온 후식 과일들이 입안을 상큼하게 한다. 40분간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길을 잇는다. 철마산을 지나면 힘든 오르막은 끝난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는 최근에 손질을 해놓아 쾌적하다. 남해바다를 내려다보는 시원한 조망, 산성을 타고 넘으며 느끼는 역사의 체취, 곳곳에 자리한 절벽 위 암반에서는 느긋한 휴식으로 한가로움을 즐길 수 있다. 철마산에서 20분 정도 내려서면 철마산 1.7km 응암산 0.6km 이정표가 서 있는 임도와 만난다. 왼쪽 가령마을로 이어지는 임도를 버리고 응암산을 향해 그대로 직진한다. 임도에서 약 15분이면 응암산(해발 432.6m)정상에 닿는다. 1992년 재설한 삼각점이 박혀있다. 시루봉 1.8km 이정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적당한 오르내림이 이어지는 등산로를 걸다보면 바람꽃, 노루귀, 현호색, 얼레지 등 들꽃들이 한 동안 발길을 잡는다. 봄의 길목에서 세상 밖으로 움터 나온 작은 들꽃들이 곱고 예쁘기만 하다. 젊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것이 이제 보이는 것을 보면 세월이 흘러간다는 것이 덧없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응암산에서 20분 정도 진행하면 갈림길과 만난다. 왼쪽은 원각사로 내려서는 하산길이고 시루봉은 0.1km 코앞이다. 곧바로 시루봉(해발 408m)에 올라선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사람이 그리웠는지 산불감시원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눈앞에 보이는 남해바다는 조망이 흐려 아쉬움을 남긴다. 이곳에서 우두포로 하산할 수도 있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원각사를 향해 가파른 내리막길을 5-6분 정도 내려서면 임도와 만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가파른 내리막길을 2-3분 더 내려서면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고 나그네들의 눈을 호사시킨다. 지난 겨울 추위를 맨몸으로 견뎌내고 피어난 들꽃들이 대견스럽다. 폐허가 된 채 방치된 석운암을 지나면 원각사가 보인다. 이곳부터 가령마을까지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따뜻한 봄볕이 마냥 기분 좋게 느껴진다. 가령마을에 도착하여 약 5시간의 봄맞이 산행은 끝이 나고 권사장님이 권하는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자 나른함이 밀려온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황태자의 사는 이야기 '나의 산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수 영취산 (0) 2008.07.18 사량도 (0) 2008.07.18 마니산 (0) 2008.07.18 사량도 (0) 2008.07.18 쇠뿔바위봉 (0) 2008.07.17 '나의 산행일지' Related Articles 여수 영취산 사량도 마니산 사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