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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장룡산-서대산

산행일 : 2006년 1월 31일(화)

사람의 행복은
얼마나 많이 소유하느냐보다는 버려야 할 것을 제때 얼마나 잘 버리느냐에 있습니다.


설 명절 뒤끝이고 또한 아침까지 비가 내려 산행객이 적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오늘 장룡산에서 서대산까지 종주 하는 산행객은 31명이나 된다.
 
9시 20분 경부고속도로 대전나들목으로 진입한 버스는 비룡분기점에서 남부순환도로로 들어서 남대전나들목으로 빠져나간다. 10분 정도 소요된다.

 

대전광역시는 사방으로 고속도로가 원형을 이루며 한바퀴 돌아가고 있다. 북대전나들목∼회덕분기점∼경부고속도로 하행선∼비룡분기점∼대전 남부순환 고속도로∼판암나들목∼산내분기점∼안영나들목∼서대전분기점∼호남고속도로 상행선을 경유해 다시 북대전나들목으로 이어진다.

 

산내초등학교를 지나 곧바로 우회전하여 옥천방향 이정표를 따라 진행한다. 대전형무소 산내학살현장과 곤룡터널을 지나면 충북 땅이다. 금산과 옥천으로 이어지는 37번 국도와 만난다.

 

남대전나들목에서 10분 정도 진행하여 청곡사거리에서 장룡산 자연휴양림 표지석을 보고 그대로 직진하여 6-7분 진행하면 장룡산 자연휴양림입구에 도착한다. 대전나들목에서 30분 소요된다.

 

9시 50분. 금천교를 지나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장룡산가든에서 왼쪽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산중턱에서부터 피어오르는 운무가 산을 휘감아 돌며 신비감을 더해준다.

 

금천교에서 10분. 포장도로가 끝나고 숲속으로 들어서 2분 정도 진행하면 임도와 만나고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진행하면 다시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만난다.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장룡산 등산안내도가 보이고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를 오른다. 7-8분 오르면 제 4코스 왕관바위로 향하는 이정표가 보이고 낙엽 쌓여 양탄자처럼 푹신한 길은 조금씩 경사를 더해가며 고도를 높인다. 밧줄을 잡고 3-4분 올라서면 시야가 시원하게 터지지만 운무에 가려 조망이 없다. 산허리를 감아 돈다.

 

제 4코스 왕관바위 이정표에서 25분이면 왕관바위에 도착한다. 거대한 바위덩이가 불쑥 솟아 있는데 왕관을 쓴 듯하여 왕관바위라 부른다. 왕관바위는 금산리 마을에서 올려다보면 뿔이 세 개가 있는 분명한 왕관처럼 멋지게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바위가 너무 커 엄청나게 큰 바위로만 보일 뿐이다. 일명 구멍바위라 부르는 왕관바위에는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만한 좁은 구멍이 있고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사방으로 짙게 깔린 운무로 어디가 어딘지 방향을 분간하기 어렵다. 선두의 표지기를 보고 왕관바위 사이에 좁은 침니를 비집고 통과하자 그 너머로 길이 다시 이어진다.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도 있다. 5분 정도 진행하는데 선두가 다시 되돌아온다. 사목재를 거쳐 마성산으로 가는 길이란다. 왕관바위에서 반대방향으로 진행한 것이다.

 

10분 정도 알바하고 다시 왕관바위로 되돌아온다. 바람에 운무가 살짝 걷히면서 대진고속도로와 산아래 들판이 조망된다.

 

왕관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육각정자로 향한다. 길은 평탄하고 부드러운 산책로 같아 걷기가 좋다. 왕관바위에서 25분 진행하면 삼거리 갈림길이다.

 

그대로 직진하여 5분 정도 진행하면 육각정자 전망대에 닿는다. 장룡산(해발 650m) 정상 표지석이 이곳에 있지만 실제 장룡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20분 정도 더 가야한다.

 

오른쪽 숲속으로 내려선다. 낙엽 쌓인 평탄하고 부드러운 길을 빠르게 진행한다. 박달령님이 제작하여 갈림길 곳곳에 매달이 놓은 표지판이 정겹다.

 

장룡산 구조5지점을 알리는 표지가 보이고 <등산로 아님> 팻말에 누군가 매직으로 장룡산 가는 길 화살표 표시를 해 놓았다. 왜 이 길에 등산로 아님 팻말을 매달아 놓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11시 35분. 실질적인 장룡산(壯龍山 해발 645.5m)정상에 도착한다. 정상 표지석 대신 산을 사랑하는 누군가 만들어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은 '장룡산 656M' 라는 나무표지판이 반긴다.  새벽까지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비와 눈이 얼음 꽃을 피워 환상적이다.

 

오른쪽으로 하산로가 보인다. 서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왼쪽길이다.

 

왼쪽 내리막길로 들어서 5분 정도 진행하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바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내리막길은 찾는 사람이 드물어서인지 낙엽이 수북히 쌓인 오솔길이지만 비교적 길은 뚜렷하다. 35분 정도 내려서면 금천계곡에 닿는다.

 

계곡물로 얼굴에 흐른 땀을 씻어내고 2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랜 후 개울을 건너 길을 찾는다. 길이 희미하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철탑(271번)을 향해 나무허리에 매어놓은 흰색 리본을 따라 가파른 산길을 5-6분 정도 치고 오르면 271번 철탑 아래에 닿는다.

 

왼쪽으로 서서히 산허리를 돌다가 270번 철탑 부근에서 가파른 산비탈을 치고 오른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주황색 리본이 길을 안내한다. 작년 귀연산우회와 서대산에서 장룡산을 거쳐 마성산을 지나 용봉까지 종주할 때 매달아 놓은 황태자 표지기가 반갑게 맞이한다.

 

30분 정도 꾸준하게 오르면 봉우리에 도착한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치러진 호흡을 달래고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치고 오른다. 왼쪽으로 내리막 능선길이 이어진다.

 

10분 정도 내려서면 갈림길 안부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하산로가 보이고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험하고 거친 바위 틈 사이를 밧줄에 의지해서 올라서면 조망터에 닿는다. 작년에 멋진 조망을 감상하면서 간식을 먹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운무에 가려 조망이 전무하다.

 

14시 5분 갈림길이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재말재>라고 적힌 나무표지판이 보인다. 얼었던 땅이 녹아 길은 질퍽하다. 그대로 직진하여 10분 정도 진행하면 헬기장이고 3분 더 진행하면 코끼리 바위가 눈에 띠고 곧이어 견우탄금대에 닿는다.

 

웅장한 바위 밑 부분이 삼각형 모양으로 잘려져 사람이 통과할 수 있고, 위쪽은 거대한 바위와 바위 사이에 마름모꼴의 바위가 아슬아슬하게 걸려있어서 언제 내려앉을지 위태롭다.

 

견우탄금대(장연대바위)는 영동 출신으로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 받고 있는 난계 박연이 공부한 곳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전설에 의하면 견우는 탄금대에서 거문고를 타며 공부하고, 옥녀는 직금대에서 견우의 옷감인 비단을 짰다 한다. 이들은 일년 중 7월 칠석날 하루 고스락에서 만나 정을 나누었다 한다. 견우탄금대는 장군바위라는 또 다른 이름도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 50분. 서대산(西大山, 또는 西臺山) 정상(해발 904m)에 닿는다. 충남의 최고봉하면 흔히 계룡산을 떠올리는데 계룡산보다 높은 산이 서대산으로 충남 금산군 추부면과 충북 옥천군 군북면 경계에 솟아 있으며 산맥을 이루지 않고 따로 떨어져 독립된 산(비래산)이다.

 

간식을 먹으면서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오른쪽 개덕사방향으로 내려선다. 계속되는 내리막길이다. 20분 정도 내려서면 왼쪽으로 10m 떨어진 지점에 의림약수가 있다. 물 한바가지 떠서 갈증을 달래고 오른쪽 하산길로 내려선다.

 

약수터에서 15분 정도 내려서면 돌탑이 무더기로 보인다.

 

돌탑을 지나면서 길은 잠시 유순해지다가 내리막길로 바뀌고 조망이 좋은 곳이 나타난다.

 

10분 더 내려서면 개덕사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서대산드림리조트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송림지대로 내려서면 개덕사이다. 화려하고 웅장해 보이지는 않지만 비구니들이 많았던 절답게 고요한 숲에 둘러싸인 이 사찰은 역사적인 유물이나 전설이 없는 작은 절이다.

 

개덕폭포를 보지 못한 채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왼쪽으로 서대산 그린샘물 공장이 보이고 10분을 내려서면 성당리 금동마을이다. 개울로 내려가 흐르는 물에 바지와 등산화에 묻은 진흙을 털어 내고 6시간 산행을 마무리한다.

 

하산을 하면 '수고했다'며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는 권사장님의 따뜻함이 있고, 아울러 하산주와 컵라면 그리고 커피까지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산행의 즐거움은 훨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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