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토옥동계곡-삿갓봉-황점)

산행일시 : 2005년 9월 19일 (월)

산행코스 : 토옥동-월성재-삿갓봉-삿갓골재-황점

 

나무가 잎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간직하면 겨울의 세찬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 부러지고 얼어버려 진정 봄을 맞이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버리고 떠남이 없다면...

추석연휴 마지막날.
소월산악회 버스는 빈 좌석 없이 산꾼들을 가득 싣고 남덕유산으로 떠난다.
대전톨게이트로 들어선 버스는 50분 정도 진행하여 덕유산 톨게이트로 빠져나가 19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장계·장수 방향으로 향한다. 가을 햇살 내려앉은 들판에는  풍요로움이 넘쳐흐른다. 4-5분 정도 진행하여 토옥동 계곡 이정표가 보이는 원촌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선다.

9시 50분. 산행이 시작된다.

 

 '土玉洞' 표지석이 보이고 다리를 건너 토옥동산장(송어양식장, 횟집)을 지나 계곡을 따라 20여분 진행하면 출입금지 표지판이 눈에 띤다. 해발 650m 정상 5km 양악폭포 0.5km 이정표가 서 있는 갈림길이다. 오른쪽 길은 서봉을 거쳐 남덕유산 정상을 오르는 길이고, 아치형 철다리를 건너 왼쪽길이 월성재로 오르는 길이다.

 

 

앞서가던 몇 명의 산꾼들은 오른쪽 길로 들어서더니 이내 뒷모습을 감춘다. 왼쪽 길로 들어서자 규모는 작지만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이름 없는 폭포가 걸음을 멈추게 한다.

 

 

폭포를 지나 본격적으로 오르막 산길이 시작되고 곧바로 해발 660m 정상 4.8km 이정표가 반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 계곡에서는 작은 소와 폭포, 여울들을 수없이 만난다.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힘차고 말 그대로 옥류다.

 

 

토옥동계곡은 남덕유산과 삿갓봉 북서쪽 사면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모여드는 골짜기로, 구천동계곡처럼 화려한 맛은 적지만 매우 길면서도 웅장하다. 아직은 찾는 이가 많지 않아 자연의 순수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길이 개울에서 멀어지거나 울창한 숲에 가려 보이지 않을 때가 많으나 숲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개울밑바닥은 대부분이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개울 옆은 바위로 되어 있는 비경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해발 900m 정상 3km 이정표가 보이더니 계곡이 길을 가로막는다. 왼쪽으로 살짝 우회하여 안전하게 계곡을 건넌다. 호젓하고 편안한 산길을 따라 걷는다. 월성재 100m 전방 커다란 다래나무가 길을 막는 지점에 도착하면 길 왼편에 조그만 샘터가 있다. 물 한 병 받기도 어려울 정도 수량이 적다.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간식으로 허기를 속이며 잠시 쉬어간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50분. 월성재(해발 1240m)에 닿는다. 오른쪽은 남덕유산 정상(1.4km)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계곡을 따라 황점매표소(3.8km)로 내려가는 길이다. 삿갓봉을 거쳐 삿갓골재(2.5km)로 가는 길은 왼쪽 길이다. 백두대간 종주, 남덕유산 산행, 덕유산 종주 등 많이 지나갔던 익숙한 길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막길을 따라 잠깐 올라서면 시야가 트이면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삿갓골재 대피소 2km 이정표를 지나고 20분 정도 더 진행하여 삿갓골재 1km 이정표가 서 있는 봉우리 올라서자 삿갓봉이 눈앞에 불쑥 그 모습을 드러낸다. 봉우리를 내려서 3분 정도 진행하면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삿갓봉을 거치지 않고 삿갓골재로 향하는 우회길이고 오른쪽 오르막길이 삿갓봉 오르는 길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삿갓봉(1418.6m)에 도착한다. 멀리 향적봉에서 굽이치며 밀려오는 덕유주능의 봉우리들이 너무나 장쾌하다.

 

 

자리를 잡고 조망을 만끽하며 20분 동안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칠 즈음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진다. 하산을 서두른다. 삿갓봉에서 15분이면 삿갓골재 대피소에 닿는다. 인적이 없는 대피소는 매우 한가롭다.

 

 

오른쪽 나무계단을 따라 60m를 내려서면 왼쪽으로 샘터가 있고 황점마을(3.4km)까지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황점마을은 남덕유산과 월봉산 사이의 고개인 남령 고갯마루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이다. 황점마을은 옛이름이 삼천동(三川洞)이었다고 한다. 마을 앞을 흐르는 개울에서 신발의 먼지를 털어내고 황점마을에 도착하여 약 5시간 동안의 여유로운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