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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조각맞추기

15. 성삼재-세동치

2005년 1월 9일 (일)


8시 20분 올 겨울 들어 가장 춥다는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보조의자로 통로까지 산꾼들로 가득 채운 산악회 버스는 남대전요금소로 진입하여 대진고속도로를 30분 정도 달려 덕유산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하고, 함양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타고 10여분 정도 진행하여 지리산요금소로 빠져나간다. 861번 지방도로를 타고 진행한다.

10시 5분 지리산 국립공원 반선요금소를 지나자 간밤에 내린 눈이 쌓인 도로는 매우 미끄러운 상태로 정령치로 향하는 도로는 차량이 통제되고 있다. 달궁민박촌을 지난다.

달궁(達宮)은 삼한 시대에 마한 군에 밀리던 진한 왕이 전쟁을 피하여 문무백관과 궁녀들을 이끌고 지리산으로 들어와 심원계곡에 왕궁을 세우고 오랫동안 피난생활을 하였는데 그때 임시 도성이 있었던 곳이라 한다. 진한 왕이 전란을 피하여 피난할 때, 북쪽 능선에 8명의 장군을 배치하여 지키게 하였다고 해서 팔랑치, 동쪽은 황 장군이 맡아 지키게 하였으므로 황영재, 그리고 남쪽은 가장 중요한 요지이므로 성이 다른 3명의 장군이 지키던 곳이라해서 성삼재(姓三峙)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조금 더 진행하면  하늘아래 첫 동네 심원마을 입구가 보인다.

10시 35분 성삼재 조금 못 미쳐 도로 오른쪽의 철조망 부분에 쪽문이 열려있고 출입문을 들어서면 "만복대6.0km 당동마을3.3km"라고 적힌 이정표가 만복대 초입임을 알려준다.



힘겹게 산을 넘어가는 861번 지방도로를 뒤로하고 고리봉을 향해 능선을 오른다. 10분 정도 오르면 왼쪽으로 당동마을 하산길이 나타난다. 산행을 시작한지 40분 정도 지나 고리봉(일명 작은고리봉)에 닿는다. 성삼재2km 만복대4km 이정표가 보이고 만복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11시 40분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묘봉치에 도착한다. 계속되는 오름길을 5분 더 오르면 평탄한길이 이어진다. 12시 5분 만복대 1km 이정표가 서 있는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어간다. 만복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선다.


12시 20분 만복대(1433m)에 도착하면 돌탑이 반긴다.



만복대는 남원시 산내면과 구례군 산동면에 걸쳐있으며, 노고단-반야봉-천왕봉으로 이어지는 길고 거대한 지리연봉 능선이 꿈틀거리면서 한 눈에 들어온다. 만복대(萬福臺)는 이름만큼 복스러운 산으로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다. '만복대'란 명칭은 풍수지리설로 볼 때 지리산 10승지 중의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하여 만복대로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철이면 봉우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이 곳에서 바라보이는 반야봉은 지리산의 웅장함을 실감케 해준다. 반야봉(般若峰)은 그 높이와 관계없이 지리산의 제2봉이며 지리산을 상징하는 대표적 봉우리이다. 지리산 어느 곳을 가던 오롯이 솟아 있는 두 봉우리를 볼 수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으나 대개 여인의 엉덩이와 흡사하다는데 공감한다. 주봉(1,732m)과 중봉이 절묘하게 빚어낸 지리산의 대표적인 봉우리답게 노고단은 물론 멀리 천왕봉에서도 선명하게 조망된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보면 가슴이 뿌듯해지며 걸어갈 길을 봐도 좋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랜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다. 서서히 추위가 뼛속을 파고든다. 만복대에서 세걸산까지는 간밤에 내린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햇살 비춘 만복대의 설화 장관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만복대를 떠나 약 50분 정도 진행을 하면 산불감시탑으로 오르는 계단 길을 오르게 되며 그 산불감시탑을 넘어 긴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정령치에 닿는다. 해발 1,172m인 정령치(鄭嶺峙)는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 의하면 기원전 84년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장군(鄭將軍)을 이곳에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령치는 넓은 주차장과 휴게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13시 40분 휴게소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마치고 휴게소 왼쪽 전망대에서 능선을 타고 고리봉으로 향한다. 휴게소 위 공터에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대는 장승들이 나그네를 반기고 잘 다녀가라 배웅한다.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오른다. 13시 45분 갈림길이다. 이정표가 오른쪽은 계령암지(0.2km) 마애불상군(0.3km) 왼쪽은 고리봉(0.5km) 바래봉(9.1km)을 가리킨다.



14시 정각 500m 정도 경사 급한 산길을 오르면 고리봉(일명 큰고리봉 1304.5m)에 올라선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있고 세걸산과 바래봉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 천왕봉도 위용을 자랑한다.




고리봉은 일명 환봉(環峯)이라 하며, 큰 고리봉과 작은 고리봉으로 되어있다. 고리봉하면 흔히 큰고리봉을 가리키는데, 가을철 억새의 노란색과 은회색 그리고 참나무 잎의 주황색 빛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고리봉 정상에 오르면 남쪽으로는 정령치와 만복대가 우뚝 솟아 있고, 북쪽으로는 세걸산이 있는 주천면과 운봉면 그리고 산동면의 지붕으로서 3개면을 굽어볼 수 있다. 왼쪽 고기리(고천삼거리)로 향하는 가파른 내림길은 백두 대간 리본들이 즐비하게 매달려 있고 그 동안 수많은 종주팀들이 지나간 곳이라 길상태도 매우 뚜렷하다.
바래봉(8.6km)가는 길로 직진한다. 고리봉을 출발한지 40분 정도 지나서 전망이 좋은 바위봉에 선다. 산아래 구례군 산동면 넓은 평야가 펼쳐지고 얼어붙은 호수는 깊은 동면에 빠져있다.



15시 20분 가파른 오름길을 숨 가쁘게 7-8분 올라서 세걸산(1220m)에 도착한다. 삼걸산(三傑山)이라고도 하며, 운봉읍 공안리와 뱀사골 반선과의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 세걸산은 그렇게 이름난 봉우리는 아니지만 사방으로 탁 트여 조망이 매우 좋다. 북으로 덕두산, 바래봉, 남으로 고리봉, 만복대와 가지런히 하나의 산줄기 위에 늘어서 있으며 노고단 반야봉 천왕봉이 한 눈에 조망된다.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서로 대치했던 국경지대였으며. 지리산 국립공원에 속한다.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보니 많이도 걸어왔다. 물 한 모금으로 거치러진 숨을 고르고 하산 길로 들어선다.


15시 45분 세동치(1120m) 헬기장에 도착한다. 곧바로 갈림길이다. 계속 직진하면 바래봉(5.3km)가는 길이다. 왼쪽 청소년수련원(2.1km) 방향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10분 정도 내려오면 세걸산 1km 이정표가 보이고 이정표를 지나면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들어서고 평탄하고 걷기 좋은 부드러운 길이 이어진다. 15분 정도 더 진행하면 임도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운봉(바래봉) 왼쪽은 주천리로 향하고 학생수련원은 임도를 가로 질러 직진한다.


16시 20분 학생수련원야영장에 도착한다, 세동치에서 이곳까지는 비지정탐방로 출입을 통제 한다는 안내 간판이 보인다. 눈 쌓인 포장도로를 따라 7-8분 내려오면 전북학생교육원 건물들이 보인다. 16시30분 학생교육원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끝낸다. 버스에 올라 배낭을 벗어놓고 권사장님이 준비한 김치찌개로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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