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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오대산

2003. 10. 16(목)

오늘도 맑고 청명한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산행하기에는 그지없이 좋은 날이다. 오늘부터 추계 40일 새벽기도회가 시작되었다. 새벽기도회를 다녀와서 산행 준비를 한다. 이번 주에 설악산과 도락산에 이어 오늘이 세 번째 산행이다. 7시 35분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대전 시내를 돌며 회원들을 태운다. 8시 40분 대전 톨게이트를 빠져나간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다. 남이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바꿔 탄 버스는 음성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하고, 호법인터체인지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바꿔 탄 다음 진부까지 질주한다.

 

11시 20분 진부톨게이트를 빠져나와 20분간을 더 가자 오대산 월정사 입구가 보인다. 월정사 입구에서 버스에 탄 채로 입장료(개인 2800원 단체 2600원)를 징수한다(그 중에 문화재 관람료가 1500원이다). 월정사 입구부터 상원사까지는 8.8km 비포장도로로 차량 통행이 많아 길 주변의 나무와 풀들은 먼지를 하얗게 뒤집어 쓰고 있다. 그 옆으로는 오대천이 흐른다. 차량이 많아 상원사주차장 1km 전방에서 하차해서 산행이 시작된다. 조선시대 세조 임금이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관대걸이를 지나 상원사로 오른다. 주변에는 안내소 하나와 작은 매점(관대걸이)이 있고 주차장은 관대교 건너 분위기 좋은 숲에 위치해 있다. 

정상인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상원사 주차장 입구에서 왼쪽으로 이어진다. 비로봉까지는 3.3km로 전나무 숲길이다. 상원사로 오르는 길 오른쪽 언덕에 있는 부도를 사진에 담는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300미터정도 오르면 상원사로 오르는 계단이 오른쪽에 있다. 다른 사찰과는 달리 일주문, 천왕문 등이 없고 계단을 오르면 바로 대웅전 앞마당이고 그 앞에 우리 나라에서 제일 오래되었다는 동종을 보관하는 종각이 있다. 사찰의 마당은 꽤나 넓다. 잠시 상원사를 둘러보고는 수통에 물을 채운 뒤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올해는 단풍이 일찍 물들기 시작해서 계곡에만 단풍이 조금 남아있다.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갑자기 급한 계단길이 시작된다. 십 여분을 계단을 따라 오르면 상원사에서 오르는 산길과 합쳐지고 사자암이 나타난다. 
 
사자암에서 적멸보궁으로 이르는 길은 다소 완만한 계단길이 계속 이어진다. 적멸보궁 못 미쳐 비로봉으로 연결되는 능선과 만난다. 비로봉까지는 계속 그 능선을 타고 오르게 된다.

적멸보궁 바로 전에 용안수라는 약수가 보여 목을 축이고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적멸보궁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따로 불상이 없다. 

비로봉까지 계속되는 오르막길에는 중간 중간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무난하게 오른다. 물론 가파른 곳도 있어 숨 돌릴 여유가 필요하다. 등산로 보수공사로 자재를 실어 나르는 헬리콥터가 계속 산행을 방해한다. 

숲은 전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이 숲은 비로봉을 거의 다 올라서야 낮은 관목으로 바뀐다. 1시간을 숨가쁘게 오르자 해발 1300미터 비로봉 0.5km 표지판이 보인다. 정상에 가까워지면서 길은 매우 가파라진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20분 정도를 더 치고 오르면 비로봉 정상이다. 설악산 대청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멀리 강릉시가지와 동해도 보인다. 겹겹이 겹쳐있는 산은 멀어지면서 그 색깔이 점점 옅어진다. 꽤 넓은 정상에는 비로봉임을 알리는 표지석과 돌탑이 있다. 정상 표지석을 잡고 사진 한 장을 촬영하고 따뜻한 양지바른 곳을 찾아 때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바람이 많이 불어 땀이 식으니 추위가 느껴진다. 
 

2시 10분 하산을 시작한다. 비로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거나 아니면 상왕봉을 거쳐 내려가면 된다. 상왕봉까지는 약 1시간 거리. 상왕봉으로 길을 잡는다. 상왕봉까지는 나즈막한 봉우리가 둘이 있다. 비로봉에서 상왕봉까지 이르는 길은 한 눈에 조망이 된다. 꽤 멀어 보인다. 그러나 능선길은 멀어 보여도 걷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다다른다. 상왕봉까지의 길은 대부분 숲길이며 오르막 내리막이 연이어 있고 군데군데 주목나무 군락지라는 간판이 있지만 주목나무는 거의 없다. 자작나무 계통의 나무들이 숲길을 메우고 있는 곳이 많고 가끔 빨갛고 예쁜 열매를 가진 나무가 보인다. 

 
흙길이라 걷기가 좋다. 첫 번째 봉우리에는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다. 2시 50분 상왕봉에 도착한다. 이곳부터 약간 경사진 내리막 돌길이다. 북대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20여분 걷다보면 북대사 1.1km 표지판이 보인다. 내리막길과 평지가 반복되는 흙 길을 따라 10여분 내려오면 임도가 나타난다. 이 임도를 따라 상원사 주차장까지는 5km. 임도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어느덧 해는 산 중턱까지 그림자를 드리운다. 

 
세상에 제일가는 부자라도 여기 있는 풍경 하나라도 가진 사람없는데...
내 하나님은 크고 힘있고 능있어 못할 일 전혀 없네.
아! 감사합니다 하나님 내가 이 풍경들을 눈에 담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걷고 또 걸으면서 오늘도 인내를 배웁니다. 4시 10분 하산 완료. 
 
가족이 있는 것을 감사하며,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 있는 것을 감사하며 아름다운 추억은 여기서 접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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