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10(일)
17구간(11km 세한대학교~목포 해양수산청)
행복은 미루면 안 된다.
미래를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으니까.
미루어 놓은 행복은 저축되지 않는다.
3시간을 달려온 버스는 세한대학교 영암캠퍼스에서 정차한다.
출발전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서해랑길 17구간 트레킹을 시작한다.
영산호를 오른쪽 옆에 끼고 영산강자전거종주길(들녘길)을 따라 영산강하구둑을 향해 걷는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처럼 비를 잔뜩 머금고 있는 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사방은 온통 회색빛이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온몸을 스쳐 지나가고, 누드베키아, 접시꽃 등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나그네들을 반긴다.
영산재 입구 정자에서 물 한모금과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영산재는 혼례청과 전통문화체험관등을 함께 갖춘 전남 최초 3성급 한옥호텔이라고 한다.
영산재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르니 벼를 이용하여 '전국체전 성공'을 기원하는 논의 글씨가 눈길을 끈다.
길은 농업박물관 마실길을 따라 농업박물관 후문을 지나 농업박물관 정문앞으로 이어진다.
영산호 음식백화점 '산이밥집'을 지나면 영암 특산물 무화과 홍보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영산호 하구둑이 시작된다.
영산강 하구둑(榮山江河口둑)은 전남 목포시 옥암동과 영암군 삼호읍 나불리 사이의 영산강 하구를 가로막아 만든 하구둑으로 그 길이는 약 4,35km이다.
영산호하구둑을 지나 삼호대교를 건너 목포시로 넘어간다. 영산호 건너편 남악신도시는 온통 아파트뿐이다.
남악신도시(南嶽新都市)는 전남 목포와 무안에 걸쳐 조성되고 있는 신도시로 전남도청소재지다.
길가에는 탐스럽게 익은 해당화열매가 유혹적인 붉은 자태를 뽐낸다. 당뇨에 효능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화 피고 지는 ♬ 섬마을에 철새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 혼자 흥얼흥얼 거린다.
25호 광장 육교를 건넌다.
목포해양수산청앞에 서해랑길 영암17구간 종점, 목포18구간 시점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있다.
↑ 세한대학교 야구장
↑ 영산강하구둑 배수갑문
↑ 남악신도시
18구간(6.7km 목포지방 해양수산청~삼학도공원)
목포지방해양수산청 17구간 종점에 도착하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잠시 비를 피해 목포미항초등학교 운동장 스탠드에서 동행들과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가 끝날무렵 다행히 비는 그쳤으나 습도가 높아 공기가 후끈하다.
헤어졌던 일행들과 다시 만나 평화교(출렁다리)를 건너 달맞이 공원으로 향한다.
연인거리를 지나며 춤추는 바다분수, 조각공원 등을 만난다.
연인거리 끝자락에 있는 목포 갓바위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목포 갓바위는 오랜 기간에 걸쳐 풍화작용과 해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풍화혈이다.
세월과 자연이 만든 걸작품들은 정말 오묘하다.
<갓바위 전설>
옛날에 병든 아버지를 제대로 봉양하지 못한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양지바른 곳에 모시려다 실수로 관을 바닷속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불효를 저질러 하늘을 바라볼 수 없다며 갓을 쓰고 자리를 지키던 아들도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훗날 이곳에 두 개의 바위가 솟아올라 큰 바위는 ‘아버지 바위’, 작은 바위는 ‘아들바위’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따라서 갓바위는 바위의 모양이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삿갓을 쓴 사람의 모양이라는 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영산강을 건너던 부처님과 그 일행이 잠시 쉬던 자리에 삿갓을 놓고 간 것이 바위가 되어 줄 방위(스님 바위)라 부른다고 한다는 설도 전해온다.
국립해양문화연구소, 자연사박물관, 남농기념관, 목포문화예술회관 등을 차례로 지나며 목포의 구도심 거리를 걸어간다.
무안반도 끄트머리에 올라앉은 목포는 항구이자 호남선의 종점이다.
가늘가늘 꺾이며 넘어가는 이난영의 목소리, 거기에 실린 「목포의 눈물」 노랫말 때문인지
목포는 항구도시라면 으레 연상되는 다소 거친 분위기보다는 어딘가 애달픈 정서를 간직한 곳으로 인상된다.
예전에 예식장이었는데 지금은 장례식장으로 바뀐 봉황장례문화원 멋진 건물을 지나 삼학교를 건너 후회전하면 난영공원이다. 곧이어 삼학도공원으로 들어선다.
1968년부터 5년에 걸친 간척공사로 육지가 된 목포 삼학도공원은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나그네들을 맞아 준다.
<삼학도 전설>
옛날 옛적에 유달산에서 한 젊은이가 무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그 늠름한 모습에 반하여 마을의 세 처녀가 그 젊은이를 찾아가자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처자들을 거부했다.
세 처녀는 젊은이를 그리워하다 상사병에 걸려 식음을 거부한 채 죽게 된다. 그 처녀들의 혼이 학이 되어 유달산 주위를 날며 슬피 울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모르는 무사는 무예 수련 중 세 마리 학을 향해 활을 쏘아 명중시켰고, 세 마리의 학은 모두 유달산 앞바다에 떨어져 죽게 되었다.
그 후 학이 떨어진 자리에 세 개의 섬이 솟아오르니 사람들은 그 섬을 세 마리 학의 영혼이 어린 섬이란 뜻으로 ‘삼학도’라 부르게 되었다.
꽃밭을 지나 산책로로 이동하여 기다란 수로 주변에 뻗어있는 한적한 길을 수로를 따라 걷다 보니 멋스러운 작은 다리가 운치 있게 느껴진다.
공원 안에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은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지키기 위해 평생을 바친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 김대중 정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다.
2층 발코니 전망대로 나가니 유달산이 한눈에 조망된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공원을 돌아나오자 목포요트마리나 주차장에 버스가 보인다.
총무님이 준비한 시원한 수박으로 갈증을 달래고 맥주와 마른 안주로 간단하게 뒤풀이를 한다.
서기사님은 제네레이터 고장 수리에 정신이 없다.
다행히 오늘도 기사님은 맥가이버답게 훌륭하게 수리를 끝내고 예정보다 30분 늦었지만 무사히 대전으로 향한다.
↑ 평화교
↑ 달맞이공원 연인거리
↑ 조각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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