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7(수) 3일차
어제와 같이 5시에 습관처럼 눈이 떠진다.
호텔 길건너편에 지룽천(基隆河)이 흐르고 천변은 자전거 도로다. 아침 산책을 나선다.
도교 사원인 조은복(朝恩福)이 자리 잡고 있다.
7시 호텔 조식을 먹고 휴식한다.
9시 30분 스펀(十分)으로 향한다.
스펀은 호(胡) 씨 집성촌으로 매우 행복한 동네라는 의미라고 한다.
그저 시골 마을이지만, 철도를 중심으로 양쪽에 건물들이 늘어져 있어 철도가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특이한 지형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금광, 탄광에서 금과 석탄을 실어 나르던 열차가 지났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관광열차가 운행 중이다.
꽃보다 할배/대만 편 마지막 화에서 신구와 이서진이 천등을 날린 장소.
천등은 제갈공명이 시작했다고 하여 공명등, 소원등, 바람에 날아간다고 하여 풍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기찻길 위에서 소원을 적은 천등을 날려 보낸다.
스펀 천등 체험 Shihfen
타이완에서는 개인의 복을 빌기 위한 목적으로 천등을 하늘로 띄운다. 타이완 천등은 5각형 마름모꼴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하단 지름이 90cm, 상단 지름이 120cm가 넘지만 12장의 기름을 바른 금종이를 묶고, 띄워 올리기 전에 기름종이에 불을 붙이고 지면에 가까이하면 몇 초간 탄 후 열기구 원리를 이용하여 천등이 떠올라, 천 미터의 높이에 다다르게 되면 완전히 타버린다.
지우펀 JIUFUN
타이완의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지우펀.
지우펀(九份)은 청나라 시절, 아홉 집밖에 없던 외진 산골 마을이었는데, 이때 한 사람이 도시로 내려와 항상 아홉 집 것을 함께 구입해 아홉 개로 나눴다고 해서 '九份', 즉 지우펀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곳 경찰서 등 관공서에는 9명만 근무한다고 한다.
지대가 아주 높은 산 중턱에 조성된 달동네였는데 지역 활성화 정책으로 지금은 부촌으로 변했다고 한다.
1920~30년대에는 금광 채굴로 번영하던 도시였으나 광산이 폐광된 이후로 한적한 시골 마을로 전락했다.
1989년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 되면서 관광지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드라마 ‘온에어’ 촬영지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찻집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은 마치 한 장의 그림엽서처럼 아름답다.
무슨 이유인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지로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지만, 정작 미야자키 하야오는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작품이 나온 2000년대 초반엔 지우펀이 그다지 해외에서 유명하지도 않았고, 애초에 작중 배경의 모티브는 일본식 온천과 료칸이지 중국식 야시장이 아니다.
밤이 되면 중국식 홍등으로 빛나는 예쁜 거리를 볼 수 있다. 이는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 시절 금광 관리자들과 광부들이 이용하던 상가 및 홍등가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리산 고산차를 비롯하여 대만의 명물 누가크래커(가장 작은 것 1상자 170元)와 펑리수, 오카리나 장인 운영하는 상점, 모찌떡(1개 20元)을 파는 떡집, 가죽가방 등을 파는 상점 등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작품을 구상하던 다방이 눈에 들어온다.
야류 지질공원으로 이동하여 점심을 먹는다.
전복, 조개찜과 새우구이, 생선 등이 제공되는 맛집이다.
야류 지질공원(野柳 地質公圓) YEHLIU GEOPARK
타이페이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북부 유일의 해안 자연공원인 야류는 자연의 힘과 파도의 침식 때문에 생성되어서 기암괴석이 많이 있으며 이름 또한 다양하다.
거대한 달걀 모양의 바위가 마음대로 흩어져있고, 슬리퍼 모양의 바위를 비롯하여, 여왕암, 미인두 등 그 모양에 따라 이루 헤아릴 수 없도록 많다. 부근의 바다에서는 여러 가지 조개류와 다양한 색깔의 물고기 등이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야류 지질공원은 자외선이 너무 강하다. 양산은 필수.
여왕두 앞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고궁박물관으로 이동한다.
국립 고궁박물관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박물관으로 당, 송, 원, 명, 청 5대에 걸친 서화, 동기, 자기, 칠기, 조각, 선본 서적, 문헌 등 매우 높은 예술적 가치와 역사 문화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소장하고 있는 66만 점이 모두 진품이라고 한다.
본래는 중국 베이징 고궁(자금성)에 있었으나 국공내전 시기인 1948년 장제스의 명령으로 그 유물 대부분을 대만으로 실어와 타이중 등지에 일시 보관하다가 1965년 타이베이에서 재개관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장품이 너무 많아 옥 제품·도자기·회화·청동의 작품들은 3개월 단위로 한 번씩 유물을 바꿔서 전시하는데 60여 년째 겹치는 것이 없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이다.
순환배치 작품은 연 8,000여 점 정도로, 실제로 한 바퀴를 돌리려면 60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취옥백채와 더불어 대만 최고의 유물로 손꼽히는 육형석(肉形石 동파육을 본따 조각한 돌) 등이 특히 눈길을 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쇼핑점 2곳을 들린다.
먼저 옥으로 만든 팔찌와 목걸이, 귀걸이를 파는 옥가게.
너무 고가여서 선뜻 구매하는 사람은 없다.
다음은 펑리수, 누가크래커, 건망고, 망고 젤리 등을 파는 잡화점이다.
보통 1박스 362元(약 17000원) 시중보다 3~40% 정도 비싸다.
마지막 저녁 식사는 소고기 샤브샤브다.
시먼딩 훠궈 맛집 TAKAO 1972.
가격이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 분위기가 좋아서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실내가 깨끗하고 1인당 하나씩 개인 냄비를 사용한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호텔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근처에 있는 코스트코를 구경하러 간다.
건망고 2kg 1봉지가 470元(약28000원). 아쉽게도 회원 카드가 없어 구매하지 못하고 그냥 나온다.
ATM기에서 비자카드로 대만 돈 천원(元)을 인출하니 연결된 내 계좌에서 48,000원이 인출된다.
굳이 미국 달러로 환전하고 이곳에 와서 대만 돈으로 환전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