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거의 3년 동안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지 못했다.
핑계삼아 마라톤 훈련을 게을리 한 탓에 달리는 것이 힘들어지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작년 년말 디스크 시술을 받을 정도로 몸상태가 나빠졌다.
올해 5월까지 아내와 한 시간 반씩 유등천변 걷기를 하며 재활을 하다가 6월 부터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3~4회, 6분10초 페이스로 7km~10km를 달렸다. 컨디션이 조금씩 좋아졌다.
공주 동아마라톤 하프코스 참가 신청을 하니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 긴장이 되어
8월 부터는 새벽에 12km, 15km...조금씩 달리는 거리를 늘려갔다.
2주전에는 대전 쥐띠 친구 몇 명과 둔산대교에서 뿌리 공원까지 왕복 20km를 달렸다.
추석연휴에도 혼자서 거의 매일 10km씩 달리고 마지막 날에는 쥐띠 친구들고 둔산대교에서 복수교까지 18km를 달렸다.
드디어 대회날.
2020년 1월 여수마라톤 하프 레페 이후 거의 3년 만에 마라톤대회 참가다.
오랜만에 친구들도 만나고 살짝 흥분도 되었다.
오전 9시 출발을 앞두고 기온은 27도, 습도는 75%로 레이스를 하기엔 더운 날씨다. 걱정이다.
식전 행사가 끝나고 9시 정각 사회자 배동성씨의 출발 신호와 함께 풀코스 주자들이 출발했다.
곧이어 하프코스 2시간 광화문 페이스 메이커 수원이와 함께 출발.
10km 지점까지는 편하게 달렸다. 그런데 급격히 기온이 오른다.
오전 10시부터는 체감온도가 30도를 넘어섰다.
9월 중순이 지났는데 오늘 공주 최고기온이 31도라고 한다. 페이스가 점점 떨어진다.
2시간 페메들은 점점 시야에서 멀어진다.
15km 지점 포카리 스웨트와 급수를 하고 16km 지점을 지나고 부터는 걷는다.
17km 지점 금강철교에서 다시 뛰어보지만 거의 걷는 수준이다. 금강철교는 기찻길이 아니라 일반도로다.
철교 끝 지점에서 영근이 친구가 사진을 찍어주며 응원을 한다. 17.5km 지점에서 급수를 하고 물 스폰지를 양손에 잡고 백제큰다리로 연결되는 오르막길을 걷는다.
많은 주자들이 걷는 공주 마라톤 하프코스 마의 구간 언덕길이다.
언덕을 올라 18km 부터 다시 달린다. 곧바로 체크 포인트를 지나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낸다.
20km 마지막 급수대는 하프코스 주자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멀리 설치해 놓은 듯하다.
대신 주주클럽 자봉들이 건네는 콜라 한 잔을 마시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광화문 페이싱 2시간 15분 페메가 보인다. 나란히 마지막 언덕길을 올라 운동장에 들어서 트랙을 반바퀴 돌고 골인!
중간에 조금 걷기는 했지만 그래도 목표한 시간에 맞춰 무사히 완주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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