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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여름휴가-필리핀 가족여행(8월 07일 : 일요일)

일상은 시간을 써서 돈을 벌지만, 여행은 돈을 써서 시간을 버는 것이다.


올해가 결혼 30주년이다.

특별이벤트로 터키 가족 해외여행을 계획하였으나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와 관련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의 여행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외교부 권고가 있어 필리핀 여행으로 변경했다.

 

8월 7일 일요일 새벽 320. 여행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다. 대전청사 버스터미널은 이른 새벽시간임에도 여행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339. 인천공항행 리무진버스에 오르자 곧바로 잠에 빠져든다. 2시간 30분을 달린 버스는 61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하나투어 안내데스크에서 간단한 설명과 필요한 서류를 받고 필리핀항공 데스크에서 항공권발권과 수화물을 부친다음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선다.

 

간단한 출국수속을 마치고 셔틀트레인을 이용하여 탑승동으로 이동한다. 인천국제공항은 아시아나,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 외의 외항사를 이용할 때, 공항건물 본동과 조금 떨어진 탑승동을 이용하여 입출국 한다. 도넛 가게에 들려 커피와 도넛을 사서 탑승 대기 시간에 허기를 달랜다.



우리가 이용할  필리핀 에어라인은 1941년 3월 15일 처음으로 유료승객을 태우고 마닐라 ~ 바기오 노선을 운항한 국책항공사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상업비행을 했으며, 현재 영업을 하는 항공사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필리핀항공은 올해로 76년째 국제선 구간에서 단 한 번도 사고가 없었던 무사고 안전 항공사이다. 비행기 관련 안전사고가 특히 빈번한 요즘 필리핀항공의 76년 무사고 경력은 특별한 이력이라고 볼 수 있다.


 

8시 10분 이륙. 그동안 수십 차례 해외여행을 다녀왔지만 예전 산에 미쳐있을 때는 대부분 혼자 해외 원정 산행이거나 친구와 배낭 자유여행이었다. 4년 전 아들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는 아들하고 둘이 태국 방콕과 라오스 전역을 2주 정도 자유여행을 했다. 그 후 마라톤에 입문하면서는 중국 운남성, 베트남 하노이, 중국 산동성, 일본 홋가이도 등 가까운 곳으로 아내와 둘만의 여행이었다. 가족이 모두 함께 한 해외여행은 3년 전  여름 일본 대마도 여행 후에 이번이 두 번째다. 모두들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해안가 농경지가  침수된 모습


기내식이 제공되고 입국카드를 작성한 후 잠깐 토막 잠을 자는 사이 비행기는 현지시간 10시 50분(한국과의 시차 -1시간)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공항에 에 무사히 안착한다. 비행시간은 약 3시간 40분이 소요마닐라 국제공항은 메트로마닐라 안 파사이(Pasay) 지역과 파라냐케(Parañaque)지역 접경에 위치한다. 파사이 파이브스타(Five star) 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5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항에서 도심행 교통편은 30분 정도 소요되는 공항버스와 20분 정도 소요되는 택시 등이 있다.

 

필리핀공항에서 100달러를 환전한다. 1달러=46페소. 1페소=26. 시내 상점에서는 필리핀 화폐인 페소만을 사용할 수 있다. 1페소=1백센타보. 지폐는 1천페소, 5백페소, 1백페소, 50페소, 20페소가 있고, 동전은 1센타보, 5센타보, 25센타보, 50센타보, 1페소, 5페소, 10페소가 있다.




공항을 빠져나오자 현지가이드가 피킷을 들고 반긴다. 대기하고 있던 밴을 타고 점심식사를 위해 시내 식당으로 이동하면서 가이드는 필리핀에 대해서 설명한다. 필리핀의 역사는 보르네오 출신의 다투족이 피나이섬으로 상륙했던 13세기부터 시작된다. 금과 천연광석이 가득한 산과 울창한 숲, 장엄한 일몰, 수많은 산호초와 고기떼가 노니는 에메랄드빛 바다위에 7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땅. 이 아름다운 군도는 15세기 마젤란과 스페인 탐험대에 의해서 세계 지도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필리핀 >

o 정식 명칭: 필리핀공화국(Republic of the Philippines)

o 수 도: 마닐라(Manila)

o 국 화(國花) : 말리꽃

o 인 구: 13백만 명(2016)

o 화 폐 : 페소 (PHP)

o GDP : 3,080$(2015. 세계 36)

o 주요 민족: 여러 민족간의 혼혈, 말레이계가 대부분

o 언 어: 영어, 타갈로그어

o 종 교: 가톨릭(83%), 개신교(9%), 회교(5%), 불교 및 기타(3%)

o 기 후 :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


필리핀 군도는 남북으로 최장 길이가 약 1,850km이며, 동서로 가장 넓은 곳은 약 1,125km이다. 전체 면적은 약 30만 평방킬로미터태평양에 둘러싸여 있으며, 동쪽은 필리핀해, 서쪽은 남중국해와 접한다. 2개의 주요 섬은 북부에 있는 루손섬과 남부에 있는 민다나오섬이다. 중부에 비자야스제도는 파나이, 레이트, 사마르, 세부, 보홀을 포함하는 약 6천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팔라완섬은 서쪽에 따로 떨어져 있다.


20분 정도 달려 한국식당에 도착한다. 점심메뉴는 낙삼볶음(낙지와 삼겹살 볶음)과 된장찌개 백반이다. 맛은 별로다.




국내선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탑승 시간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 도넛으로 유명한 J.CO 에 들린다.


필리핀은 총기 강도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대형쇼핑몰 등은 총을 휴대한 사설 경비원이 삼엄한 경비를 한다. 필리핀에서 유통되고 있는 총기는 불법총기 백만 정을 포함해 약 360만정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찰청의 허가만 받으면 자유롭게 소지가 가능하다 보니 각 가정마다 총기를 소지하고 있고 총기 소유 자격조건이 없을 경우는 불법으로 총기를 소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방탄 현금수송차

▽도너츠 1/2다즌(6개) 250페소(약 6500원)


필리핀의 명물 지프니(Jeepney)

필리핀을 이야기하면서 지프니(Jeepney)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지프니는 필리핀의 명물이다. 트럭의 뒷부분을 개조해 만든 번쩍거리는 외모와 요란하게 치장한 모습이 처음 필리핀을 여행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그 다양한 모습에 놀랄 뿐만 아니라 요란하게 치장을 하여 화려한 모습은 여행객들의 눈길을 즐겁게 한다. 게다가 지프니의 운영법도 다소 독특한데 그중 한 가지가 바로 서고 내리는 정류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지프니를 타려는 사람은 그냥 지나가는 지프니앞 간판에 쓰여 있는 어느 지역 방향 운행인가를 확인 후 손을 들면 승객 앞에 차가 선다. 그리고 내릴 때도 운전사에게 어디서 세워 주세요 하면 그냥 선다. 일상적으로 지프니를 타고 다니는 마닐라 시민들에게 지프니는 아무 곳에서나 타고 내리는 유용한 교통수단이지만 차가서고 승객이 내리는 과정이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인지라 처음 지프니를 타는 사람들은 자칫하다간 타고 내리는 순간을 놓치기 일쑤다.

 

대개 지프니의 정원은 10~12명사이로 마주보고 앉으면 무릎이 닿을 만큼 좁기 마련인데 지프니라는 이름도 지프 형태로 무릎이 서로 맞닿는 차라는 뜻이라고 한다. 사실 지프니는 메이커 차라고 하기 보다는 구형 차량에서 떼어 낸 엔진에 양철로 만든 차체를 합쳐서 만든 차량이지만 필리피노들의 지프니에 대한 사랑은 대단해 굳이 영업용 차량이 아니더라도 자가용으로 아담하게 개조하고 한껏 멋을 낸 지프니를 만들어 타고 다니는 이들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다.

    


△필리핀의 명물 지프니




오후 5시에 팔라완 푸에르토 프린세사공항으로 가는 국내선 세부퍼시픽 항공을 탑승하기 위해 터미널3으로이동한다.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한국 여행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제1터미널은 1981년 처음 문을 열었기에 30년 넘은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1983년 민주화운동 지도자로 당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정부에 저항했던 베니그노 아키노가 이곳에서 암살당했다는데, 이후 공항의 이름이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으로 불리고 있다. 가장 오래된 제1터미널은 필리핀 입장에서의 외국 항공사들이 모두 이용하는 청사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은 제1터미널을 이용한다.


센터니얼(Centenial)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제2터미널은 필리핀항공만 단독으로 이용한다[북쪽은 국제선, 남쪽은 국내선]. 제3터미널은 제1터미널과 같은 이름인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 세부퍼시픽항공과 에어필리핀, PAL익스프레스 등 주로 필리핀의 LCC 항공사가 이용하고 있다.


필리핀항공이 단독으로 이용하는 제2터미널에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크기는 우리의 지방 공항 정도. 면세점부터 식당, 카페도 몇 개 없으니 금방 둘러볼 수 있다. 크기야 필리핀항공 단독 이용 청사이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비행기 이착륙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가 된다.


제3터미널은 마닐라 국제공항 중에서는 가장 노숙하기 좋을 만큼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한다. 항공사 중 저렴한 항공편이 세부퍼시픽일 수도 있는데, 마닐라에서 이용하는 공항 터미널은 가장 좋다는 반전이 숨어 있다. 마닐라를 거쳐 세부나 보라카이 등의 휴양지로 가는 여행자들은 필리핀항공을 주로 이용한다.


△제3터미널 내부전경


필리핀 공항은 항공권 발행확인서가 없는 가이드는 공항 입장이 안된다며 공항 밖에서 기다린다고 한다. 안내전광판을 쳐다보며 "5J 645 PUERTO PRINCESA 17:00"에 CHECK-IN OPEN 싸인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린다.



△유심칩을 구입하는 아들. 1일권이 만원, 일주일권은 3만원


오후 3시가 되자 체크인-오픈 싸인이 들어왔지만 탑승수속 데스크 싸인이 없다. 1시간 정도 기다리다 안내직원에게 물어 탑승수속 데스크로 갔더니 탑승 45분 전까지 탑승 수속을 해야 하는데 수속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아직 1시간 전인데 무슨 소리냐 하니 비행기 출발이 30분 앞당겨져 어제 여행사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가이드에게 전화를 하니 통보받은 여행사 직원이 통보를 누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사 측은 3시간 전에 공항에 데려다 주었으므로 탑승 시간이 30분 앞당겨진 것은 큰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탑승 수속을 지연했으므로 모든 것이 우리의 과실이라며 추가되는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해서 여행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고 하자 담당자 회의가 열리고 있으니 기다려보란다. 일단 공항을 나와 식당으로 이동한다.

 

저녁 식사 자리에 여행사 팀장과 업무담당자가 나와 정중히 사과하면서 모든 추가 비용은 여행사에서 부담할테니 마닐라에서 하루 머물고  다음날 출발하라고 한다. 갑자기 여행사의 태도가 바뀐 이유가 궁금하다.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국식당 송도원에서 닭볶음탕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인 마닐라 호텔로 이동한다.





식당 옆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생수(500ml /1병=18페소)를 구입한다. 



숙소로 가기 전에 과일가게에 들려 아내가 좋아하는 람부탄과 망고스틴(각 1kg =300페소)을 비롯하여 열대과일을 산다.


△간판의 DAMPA는 '생선'이라는 뜻


필리핀의 많은 호텔 중 가장 필리핀다운 호텔이 마닐라 호텔이다. 1912년 오픈하여 100년이 넘는 역사의 고풍스러움을 품은 마닐라 호텔은 미국의 아이젠하워, 케네디, 부시, 클린턴 등의 대통령들과 비틀즈, 헤밍웨이, 마이클잭슨 등의 유명 인사들이 묵었던 호텔로 유명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맥아더 장군이 이 호텔을 집무실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의 박정희,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이 필리핀 순방시 묵었던 곳이라고 한다.




마닐라의 대부분 호텔과 대형쇼핑몰은 보완 검색대를 통과해야 입장할 수 있고, 객실 카드키가 없으면 승강기를 탈 수 도 없다.


지속적인 레노베이션으로 깔끔하고 세련됨이 함께 어우러져 필리핀의 대표 호텔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로비에 들어서자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클래식함이 느껴진다.







가구들은 조금 낡고 오래된 느낌이 들지만 침구나 물품들의 상태가 청결하고 에어컨이 잘 작동되어 객실 내부는 쾌적하다.  






욕실에는 영국제품인 Asprey브랜드를 어매니티로 제공한다.





수영장사이드에 위치한 스파에서의 힐링타임과 필라테스를 겸할 수 있는 스포츠센터는 마닐라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식구들이 야간 수영을 즐기는 사이 맥주 1잔의 여유를 즐긴다. 산 미구엘(San Miguel) 맥주세계적으로 유명한 5개 맥주 중에 하나이다. 산미구엘 페일필젠, 산미구엘 라이트, 산미구엘 다크 3가지 종류가 있다이 중에서도 산미구엘 페일피젠이 가장 인기가 많다. 알코올 5%, 맑은 황금색을 띈다깔끔하고 시원한 산 미구엘맥주는 필리핀 여행시 필수적으로 먹어야할 것 중 하나이다.


같은 브랜드의 맥주라도 캔이냐 병에 담겨 있느냐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다. 같은 용량인데도 병맥주가 캔 맥주보다 약 30% 저렴하다. 빈 맥주병은 재사용이 가능하다 보니 용기의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이유다. 병맥주는 빈병반환보증금이 있다. 350ml 1병 33페소.







당황스럽고 길었던 필리핀에서의 첫날밤이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