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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태국/라오스여행(8)-방비엔

돈 없는 여행자들의 천국 : 2012년 2월 20(월)-21일(화)

 

 

 

 

 

도보로 돌아볼 만큼 규모가 작지만, 여행자를 위한 업소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근교를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보거나, 송강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쏭강(NamSong)을 따라 호텔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13번 국도와 이어지는 다운타운이 길게 도심을 형성하고 있는 방비엥은 상권이 형성된 도심에 모여 사는 원주민이라고 해야 고작 몇 만에 불과하지만 성수기인 건기에는 주민보다 외국인이 많을 정도로 여행객이 북적거리는 곳이다.

 

 

버스터미널에서 폐활주로를 가로질러 골목길을 지나면 메인로드와 만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글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식당 패밀리 게스트하우스다. 이곳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권형근(리차드권) 사장이 만든 한국인을 위한 쉼터인데 지금은 여자 분이 운영한다. 방비엥에서 고추장과 김치 얼큰한 라면이 생각난다면 이곳을 찾으면  해결된다. 우리도 이곳에서 이틀 동안 묵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라오스음식인 '랍'으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동굴탐험에 나선다.

 

 

 

최근 방비엥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몇 년 전만해도 몇 채에 불과하던 호텔과 게스트하우스가 쏭강변을 따라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세계 각국의 음식점과 유흥주점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훤한 대낮에, 젊은 여성들이 비키니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밤늦도록 여러 나라의 언어가 한데 뒤섞여 뜨거운 열기가 식지 않는다.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은 "인도차이나 최빈국이라는 라오스에 유럽의 휴양지를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곳의 모든 길에서 만나는 이들은 모두 수줍다. 인사라도 건네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볼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방비엥은 그렇게 촌사람과 도시인이 함께 얼굴 붉어지는 곳이다, 서로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파캄 동굴로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강을 건넌다. 긴 다리 위에 서니 강변의 마을사람들이 다 보인다. 빨래를 하는 여인들과 고기를 잡는 아이들이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다가 모두가 한바탕 웃는다. 정겨운 마을 풍경이다.

 

 

 

배낭 여행자의 지상낙원이라고 소문난 방비엥은 마치 중국의 계림 일부분을 옮겨놓은 것처럼, 경관이 수려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저렴한 물가로 세계 여행자들의 발길을 잡는다. 낙타 등처럼 솟아 있는 석회암 바위산이 만들어내는 절경과, 구불구불한 강은 한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파캄까지 가는 동안은 계속해서 누런 흙먼지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야만 한다. 그러다가 사람을 전혀 피하지 않는 소떼를 만나기도 하는데 어디선가 달려온 아이들이 흙탕물인 냇물에서 그 소떼와 함께 목욕을 하고 소를 타며 놀기도 한다. 그렇게 흙먼지 가득한 풍경 속에서 온몸에 누런 먼지를 뒤집어쓰면서 달려야만 파캄 동굴 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푸캄 수중동굴(Phu Kham Water Cave)이정표를 따라간다.

 

 

 

 

 

입장권을 끊고 랜턴을 받는다. 현지인 청년이 가이드를 자처하여 앞장선다. 동굴로 올라가는 길은 미끄러운 돌들이 박힌 급경사이므로 조심해야 한다.  졸리를 신은 준영이 힘들어 한다. 랜턴을 켜고 동굴로 들어선다.

 

 

 

 

 

 

짙은 흙먼지를 날리며 해지는 방비엥의 붉은 노을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여인들은 저녁밥을 짓기 위해 물지게를 지고 부엌으로 들어가고 아이들은 들판의 소떼를 몰아 집으로 돌아간다. 가진 것 많지 않아 자랑할 만한 것은 없어도 그 누구보다 부족한 것 없는, 수레바퀴처럼 천천히 돌아가는 삶이 그곳에 있었다. 그다지 오래전이 아닌, 우리의 시골과 참 많이도 닮은 풍경과 이야기들이 그곳에 있었다. 그래서 방비엥의 저녁은 그토록 친근하고 눈물겨운지도 모르겠다.

 

 

방비엥의 동그란 산봉우리들 사이로 해가 지는 동안 나는 물끄러미 들판에 앉아 그 시간을 가만가만 바라보며 온몸으로 느낀다. 삶의 평온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잃은 대부분의 것들이 그 풍경 속에 있다는 것을.

 

 

방비엥 시내에는 4개의 사원이 있다. 시내 북쪽의 왓탓, 시내 중심부의 왓깡, 남쪽의 왓씨쑤만과 왓씨미싸야함 등이 있다. 방비엥의 사원은 훼손당한 상태로 방치된 사원도 있으나 네 사원 모두 오랜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건축물로 시간 날 때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의 미소가 보고 싶어 학교를 찾았다. 누런 먼지 날리는 황톳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 장난감 하나 없는 시골 마을 아이들은 운동장 한가운데 찌그러진 캔을 세워놓고 자신들의 슬리퍼로 넘어뜨리는 놀이를 하면 깔깔거린다.

 

 

 

 

 

 

 

 

 

 

 

 

 

 

 

 

 

 

숙소로 돌아와 픽업 온 툭툭을 타고 여행사로 향한다. 방비엥은 휴양과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주요 관광지다.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카야킹과 튜브 래프팅(튜브를 타고 강을 따라 떠내려가는 래프팅으로, 3∼4시간 정도 소요된다)으로, 방비엥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여행자라면 꼭 해봐야 할 레포츠다.

 

 

 

 

 

 

 

 

 

 

 

 

 

 

 

 

 

 

 

 

 

 

 

 

 

 

 

 

 

 

 

 

 

 

 

 

 

 

 

 

 

 

 

 

 

 

 

 

 

 

 

 

 

 

 

 

 

 

 

 

 

 

 

 

 

 

 

 

 

 

 

 

 

다음날 아침 방비엥을 떠나기전 다시 다리 위에 서서 저녁과는 다른 강변의 아침 풍경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