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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23. 달마봉-울산봉

산행일 : 2011년 9월 25일(일)

산행코스 : 목우재-달마봉-계조암-울산바위(서봉)-울산바위-신흥사-소공원

 

꼭 1년만의 설악산 산행이다. 무박산행은 떠나기 전 언제나 갈등이다. 차 안에서의 토막잠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야간 산행의 피곤함 때문이다. 그러나 야경을 볼 수 있고, 머리위로 쏟아지는 별을 만날 수 있고 동해의 일출을 맞이할 수 있는 특혜도 있다. 오늘은 공룡능선 팀을 따라나섰지만 공룡능선 대신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달마봉과 울산바위코스를 택했다.

 

달마봉 산행은 목우(牧牛)재에서 시작한다. 속초에서 설악동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마지막 고개가 목우재다. 목우재 옛길은 산꾼들만 다닐 뿐 차량들은 목우재 아래 터널을 지나다닌다. 목우재란 이름은 이 일대가 모두 신흥사 소속 장원(사찰 소속 논밭)이었던 시절, 소작농들이 거둬들인 양곡을 실고 신흥사로 가기 위해 넘다가 이 고개마루에서 소나 말들에게 풀을 뜯기며 쉬게 해주었다는 데서 유래한다는 설과 속초에서 설악동으로 넘어가는 좁은 길목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목'과 고개란 의미의 '재'를 합친  목재에서 변형되었다는 설이 설왕설래한다.  

 

△목우재

△속초시 야경

 

△여명

△영랑호(왼쪽)와 청초호(오른쪽) 야경

△일출

 

△달마봉 최고 난코스

 

 

노적봉, 권금성, 집선봉, 칠성봉, 화채봉 그리고 토왕성폭포와 멀리 대청봉과 중청 그리고 공룡의 등뼈들도 한눈에 들어온다. 설악산의 예로부터 금강산과 지리산에 많이 비교되곤 한다. 지리산이 어머니의 품 속 같다면 설악산은 바람난 색시와 갓 시집온 새색시에 비유되곤 한다.

 

△권금성(맨뒤쪽 하늘금 왼쪽으로 중청과 중청대피소)

△토왕성폭포

 

하얀지붕이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권금성이다. 케이블카가 운행 중이다. 권금성 케이블카의 계류장 오른쪽 봉우리인 '봉화대'도 눈에 들어온다. 권금성은 신라시대 권씨와 김씨 집안사람들이 난을 피해 이곳에 숨어들어 성을 쌓았다는 전설과 고려시대 몽골군의 침입 때 고려 저항군인 삼별초가 쌓았다는 설이분분하다. 어찌됐든 모두 저항하며 도망친 피난민들의 흔적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권금성(맨뒤쪽 하늘금 가운데 중청봉 그 왼쪽이 중청대피소)

 

설악산 달마봉(676m)은 설악산 소공원 북쪽, 울산바위의 남동쪽에 자리 잡은 나지막한 봉우리다. 그러나 달마봉이 산꾼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봉우리가 마치 북한산 인수봉처럼 뾰족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평소에는 목우재-달마봉-계조암까지 구간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출입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설악문화제가 개최되는 기간 중 단 하루만 일반인에게 개방되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능선에 오르면 소공원의 남쪽 화채봉 북사면과 공룡능선의 줄기 그리고 울산바위를 잘 조망할 수 있는 조망대이기도 하다.

 

 

△울산바위

△달마봉과 울산바위

 

달마봉 못 미쳐 오른쪽 산 아래로 학사평 저수지가 보이고 그 뒤 편으로 현대설악콘도와 대명콘도가 보인다. 유럽여행에서 본 그림 같은 풍경이다.

 

 

 

 

△꼭지봉

 

 

설악산은 태백산의 주봉인 대청봉이 해발 1,708m로서 그 맥이 동으로 뻗어 화채봉, 금강굴, 울산암, 달마봉을 융기시키고 여기서 다시 2개의 맥으로 분열되어, 그중 하나의 맥은 주봉산, 청대산등 크고 작은 산들을 이루며 속초시의 중앙부를 지나 동해로 들어가고, 다른 하나의 맥은 북으로 뻗어 영금정을 이룩하고, 그 여맥이 다시 해저를 지나 해안을 낙하 하다가 다시 두각을 해상에 노출하여 조도를 이루었다.

 

달마봉은 신흥사(神興寺) 앞의 세심천(洗心川) 건너 동편에 솟아있는 봉우리로 해발 635m의 암봉(岩峰)이다. 산봉우리의 둥글기가 흡사 달마와 같다하여 달마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달마'라는 뜻은 달마대사의 준말로서 달마대사는 선종(禪宗)의 시조이며, 남인도 향지국(香至國) 왕의 셋째 아들이다.

 

둥글둥글한 달마대사의 모습처럼 달마봉도 둥근 것이 특징이며, 달마봉에 오르면 오른쪽에 보이는 영랑호(永郞湖)의 잔잔한 물결에 달마봉의 모습이 비친다고 한다. 이렇듯 달마봉 풍경은 무엇보다도 봄에 진달래가 필 무렵과 가을의 단풍이 물들 때 만산홍(滿山紅)으로 변하여 보면 볼수록 붉디붉다고 한다.

 

△달마봉

 

 

 

△물고기바위

 

△달마봉 정상 싸립문님

 

울산바위가 또렷하게 한눈에 들어오고, 건너편 권금성과 케이불카, 토왕성폭포까지 조망이 멋지다. 달마봉에서 바라보는 울산암봉은 한 장의 그림엽서다.

 

울산바위의 모습이 수려한 백옥미인의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금강산의 1만2천봉의 한자릴 차지하기 위해 울산에서부터 뛰어오다가 잠시 쉬는 사이에 다른 산이 그 자릴 차지하여 금강산에 갈 일이 없어지자 그냥 이곳에 주저앉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울산바위에 대한 다른 유래는 신흥사의 울타리역할을 한다고 해서 울타리산이라는 의미의 ‘울산’이라고도 하고, 또 비오고 천둥이 치면 산 전체가 울려 마치우는 듯하여 우는 산이라는 의미의 ‘천후산(天喉山)’이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신흥사

 

 

 

 

△대청봉과 중청봉(하늘금 맨뒤쪽 왼편)

△공룡능선과 세존봉(가장 오른쪽 솟은바위)

 △노루궁뎅이 버섯 

 

울산바위(780m)는 설악산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암봉으로 바위높이만 200m, 길이는 동서로 2km, 둘레가 4km가 넘는 거대한 화강암으로 30여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노송이 아름다운 평탄한 숲길을 지나면 계조암 근처 정규등산로와 이어진다.

 

 

 

 △달마봉 산행 날머리

 △흔들바위

 

 

 

 

 

계조암을 지나서 약 7-80m 진행하면 긴나무계단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 왼쪽으로 출입금지 표찰이 보인다. 울산바위 서봉 들머리다. 재빨리 숨어든다. 계곡을 가까이 끼고 등산로가 이어지고 서봉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눈 앞에 선경이 펼쳐진다.

 

 

 △▽얼굴바위

 

 

 

 

 △▽울산바위 서봉

 

정상에 서면 속초시내와 영랑호, 청초호 그리고 청대산 아래 왼쪽으로 넓은 들판의 응골도 보인다. 바다와 산이 접해있으면서도 농경지가 많아 유난히 절에서 탁발 나온 승려가 많았는데 그들을 잘 응대해 주어 응마을(응골)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동네이다.

 

화랑이었던 영랑을 한량으로 만들어 ‘영랑호’라 이름 붙여진 호수와 풍랑이 심할 때 작은 어선들의 피난처가 되는 청초호는 관동 신8경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시 정규 등산로로 돌아나와 정상부 전망대로 오른다.

 

울산바위의 유래 - 울산바위의 유래로 가장 많이 알려진 얘기는 1983년 뿌리 깊은 나무 출판사가 발행한 "한국의 발견" 강원도 속초시 편에서 소개한 내용이다.

 

옛날 조물주가 하늘아래 가장아름다운 금강산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명산과 바위들을 모집할 때 울산을 대표하던 큰 바위도 그 말을 듣고 먼 길을 떠나왔으나 워낙 덩치가 크고 몸이 무거워 느림보다 보니 시기를 놓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다가 설악의 풍경에 반해 지금의 위치에 그대로 주저 앉아 있어 그 때부터 이 바위를 '울산바위'라고 한다.

 

한편 설악산 유람길에 나셨던 울산 고을의 원님이 울산바위에 얽힌 전설을 듣고 신흥사 스님에게 울산 바위는 울산 고을의 소유인데 신흥사가 차지했으니 그 대가로 세를 내라고 하여 해마다 세를 받아 갔다. 그러던 어느 해 신흥사의 동자승이 이제부터는 세를 줄 수 없으니 울산바위를 울산으로 도로 가져 가라고 하자 울산 고을 원님이 바위를 재로 꼰 새끼로 묶어 주면 가져가겠다고 억지를 부린다. 동자승은 청초호와 영랑호 사이에 많이 자라고 있는 풀(草)로 새끼를 꼬아 울산바위를 동여매고 새끼를 불로 태워 원님이 요구한대로 재로 꼰 새끼로 바위를 묶었다. 당연히 울산 고을의 원님은 이 바위를 가져갈 수 없었고 그 후로 더 이상 울산바위에 대한 세를 내라는 말도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 청초호와 영랑호 사이를 한자로 '묶을 속(束)' 자와 '풀 초(草)' 자를 써서 속초(束草)라고 불리게 된 것이 오늘날 속초의 지명 유래라고 한다.

 

울산바위 바로 아래에서 정상까지는 바위높이만 200여m에 달하며, 동서로 길게 뻗은 바위길이가 2km에 달한다. 계조암에서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30~40분이 걸리는 아주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길은 닳고 닳았다. 거의 다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마지막 0.4km, 경사가 급한 철재계단이 앞을 막는다.

 

 △울산바위 오르는 철계단

 

울산바위 정상부의 전망대는 두 군데이며, 두 곳이 바로 옆으로 나란히 있다. 울산바위 정상에 서면 대청, 중청봉과 천불동계곡, 화채능선, 북주릉을 아우르는 전망이 아주 빼어나며 동해바다와 달마봉, 학사평저수지 일대를 둘러볼 수 있다.

 

 △울산바위 정상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봉

 

 

멀리 대청, 중청이 하늘금을 긋는다. 설악산 대청봉(1,708m)은 한라산(1,940m)과 지리산 천왕봉(1,915m)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곳이다. 그 높은 산줄기가 거의 해발 제로까지 뻗어 있으니 그 위용이 장대하다. 북동쪽으로는 속초시와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소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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