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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산 SDA산행

[37차]지리산바래봉(09-05-10)

산행일 : 2009년 5월 10일(일)

산행코스 : 용산주차장-팔랑치-바래봉-용산주차장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함양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탄다. 매치재를 힘들게 넘어 지리산 요금소로 빠져나간다. 37번 지방도로를 따라 3분 정도 가다가 운봉읍사무소 앞에서 우회전한다. 산행기점인 운봉마을 주차장까지는 약 10km.  24번 국도를 타고 운봉 중학교를 지나 용산리로 들어간다. 용산리 못 가서 좌회전하여 바래봉 철쭉제가 열리는 용산마을 주차장에 도착한다. 철쭉제가 열리는 관계로 주차장에는 차들이 넘쳐난다. 주차장이 깨끗하게 조성되어 3천원의 주차료를 징수한다.

 

△철쭉제 행사장


즐비하게 늘어선 먹거리 노점상 사이를 빠져나와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예전에는 흙먼지 날리던 길인데 잘 포장해 놓았다. 바래봉은 높이 1,165m로 낮은 산은 아니지만 산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부분이 해발 500m 정도이고 지리산의 다른 봉우리에 비해 비교적 완만해서 그리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국립농축과학장





△산중턱에서 바라본 주차장 전경


 

목장 임도는 면양 방목을 위해 낸 길로 바래봉 정상 아래까지 이어진다. 등산객들은 이 목장 임도를 따라간다. 길은 점점 경사를 더해가고 호흡이 가빠진다. 오른쪽 산 아래로 운봉 읍내와 드넓은 평야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이제 도시에서 봄은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산은 아직 봄이다. 산 위에 머무는 봄의 색깔은 짙은 분홍색이다. 기운 센바람이 지나가는 산봉우리의 평원. 다른 나무들이 허리를 꺾은 그곳을 철쭉이 뒤덮고 있다. 유독 바람에 강한 철쭉은 지금 꽃이 절정이다.

 






눈앞에 멎진 풍경이 펼쳐지고 다시 임도와 합쳐지면서 바래봉 0.8km 운봉 4.2km 이정표가 보인다. 


삼거리이다. 오른쪽은 팔랑치, 세걸산, 정령치로 가는 능선 길이며, 철쭉 군락지이다. 왼쪽으로 바로 올라가면 바래봉으로 바로 가는 능선길이다. 갈림길에서 능선을 타고 팔랑치 철쭉군락지로 향한다.



바래봉은 고산으로 숲이 울창하였으나 1971년 박정희 대통령시절 국립면양종축장을 설치 운영하면서 호주에서 면양 2500두를 도입하여 산지 645ha에 방목하였는데 면양이 철쭉 잎에 독성이 있어 먹지 않게 됨에 따라 자연적으로 철쭉 군락이 형성되었고 한다.


△바래봉 - 둥그스름하고 순한 산릉으로 정상 주위는 나무가 없는 초지로 되어 있다. 
 

삼거리에서 20분 정도 진행하면 팔랑치(1010m)에 도착한다. 팔랑치는 철쭉군락지로 바래봉의 철쭉 중 가장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구간이다. 붉고 진하며 허리정도 높이의 크기에 마치 사람이 잘 가꾸어 놓은 듯 한 철쭉이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온통 분홍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황홀한 별유천지를 이룬다. 마치 공원이나 정원에 잘 가꾸어 놓은 철쭉을 옮겨 놓은 듯하다.



꽃밭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펼친다. 쌈채소가 푸짐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철쭉 군락 사이로 등산객을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목재계단을 따라 오른다. 이곳의 철쭉은 두 종류로 되어 있다. 거의 하얀 색을 띄면서도 연한 분홍빛으로 수줍은 듯 미소 짓고 있는 철쭉이 있다. 어린 아이 볼에 살며시 손을 대어 보듯이 연한 분홍빛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간다. 그리고 그 특유의 진홍빛 물결이다.




 








팔랑치에서 1123봉으로 오르는 능선은 경관이 빼어나고 이곳 역시 철쭉 군락지인데 4-5일 지나야 절정일 것으로 보인다.





나무 그늘아래 누워 자연과 하나가 된다. 바래봉은 실컷 꽃구경도 하고 풀밭에 앉아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여유롭게 산행하기에 제격이다.





달콤한 휴식을 끝내고 오던 길로 아쉬운 발걸음을 되돌린다.









눈앞으로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거쳐 천왕봉까지의 그 도도한 지리산의 거대한 산줄기가 펼쳐진다.





힘들어 하는 일행을 먼저 하산 시키고 혼자 바래봉을 오른다. 삼거리에서 10분 정도 올라서면 바래봉(1165m) 정상에 닿는다.

 

바래봉이란 본래 발산(鉢山)이라 하였으며 바래란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란 뜻으로 봉우리의 모습이 스님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약수터에는 기다리는 행렬이 길다. 가뭄 탓에 물줄기가 어린아이 오줌보다 가늘다. 한 바가지 받아서 벌컥벌컥 들이킨다. 물맛이 좋고 시원하다.









갈림길이다. 임도를 버리고 왼쪽 운지사 방향 샛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내리막길이지만 울창한 소나무 숲이 하늘을 가려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고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해서 좋다. 산길에서 오랫만에 만난 산꾼들과의 조우는 예상치 못해 더욱 반갑다. 짧은 인사만 나누고 앞서 간 일행을 따라 잡기 위해 발걸음이 바쁘다. 



샛길 출입금지 표지판 옆 간이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하나씩 입에 물고 마냥 즐겁다. 다시 포장도로를 따라 용산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이 끝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