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9년 1월 27일(화)
산행코스 : 거림마을-세석대피소-음양수-남부능선-삼신봉-청학동
설 연휴 마지막 날. 지리에 들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 명절 연휴이지만 대전-통영간고속도로는 한산하기만 하다.
단성요금소를 빠져나가 곧바로 우회전하여 20번 국도를 타고 시천방면으로 향한다. 시천을 지나 중산리 방면으로 달리다 곡점에서 좌회전하여 거림으로 향한다.
9시 50분 거림마을 주차장에서 하차한다. 등산화 끈을 조이고 산행 준비를 하는 사이 일행들은 지체 없이 앞으로 치고 나아간다.
거림마을에서 북해도교까지는 계곡을 따라 완만한 탐방로가 형성되어 있어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비교적 완만한 코스로 지리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코스 중 가장 짧고 쉬운 길 중 하나이다.

천천히 즐기면서 지리의 품에 안겨 보고자 여유를 부려본다. 세석 6.0km 이정표를 지나 계곡을 건너 본격적으로 등산로로 진입한다. 탐방안내소를 지나자 길 좋은 등산로가 계곡으로부터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이어진다. 혼자 걷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걷는다.

거림계곡은 세석평전에서 시작되는 거림골을 본류로 하여 연하봉과 촛대봉에서 발원한 도장골, 세석평전에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한벗샘에서 발원한 자빠진골 등의 지류가 모여 형성된 커다란 계곡이다.
거림(巨林)이라는 이름처럼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하게 계곡을 메우고 있는데, 일제시대는 군수용으로, 8·15광복 후에는 땔감으로 마구 베어져 한때 벌거숭이 계곡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북해도교를 지나면서부터 약 300m구간은 급경사 길이다. 통나무 계단을 지나고 평지를 조금 걷다가 다시 오르막이 시작되는 곳에는 100여년 이상 잘 자란 신갈나무 숲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신갈나무 숲을 지나면 시원한 물을 마시며 쉴 수 있는 샘이 나오는데 일명 참샘이라 한다. 참샘을 지난 후 전망이 좋은 큰바위(일명 망바위)가 나오는데 조망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시야가 좋은 날이면 남해안의 삼천포까지 관망할 수 있다.












촛대봉과 영신봉을 사이에 두고 완만한 경사로 넓게 펼쳐진 세석평전은 잘디잔 돌이 10만여 평에 걸쳐 광활한 평원을 이루고 있다해서 세석(細石)평전이다. 지리산 주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최대의 평원지대다. 이 평원은 신라 때는 화랑의 수련도장으로, 6·25 시절에는 빨치산의 활동이 심했던 곳이다. 영신봉과 병풍바위, 우리나라 일부 국립공원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져 조용히 자리잡은 통나무 세석산장은 알프스를 연상케 한다.

세석대피소도 한산하다. 떡라면을 끓여 점심식사를 마치자 후미 일행이 도착한다. 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취한다. 설경을 감상하며 추억을 만든다.



















음양수로 내려선다. 너른 암반 바로 아래가 바로 음양수(陰陽水). 바위 아래 신기하게도 양지 음지 두 곳에서 샘물이 흘러나오는데 지금은 얼어있다. 예부터 자식 없는 여성들이 마시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고 전해온다.




△촛대봉
대성골로 떨어지는 갈림길을 지나 삼신봉 방향으로 계속 직진한다. 동서로 길게 누운 지리산 주능선과 T자를 이루며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남부능선은 낙남정맥길이라 길이 좋다.


남부능선의 명물 석문(石門)을 통과한다. 능선 상에 자리 잡은 높이 10m 정도의 이 석문은 청학동으로 가는 입구라는 전설이 있다.


남부능선 최고의 전망대에 도착한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촛대봉과 천왕봉이 가깝고 멀리 남해 와룡산도 희미하게 조망된다. 삼신봉과 내삼신봉 외삼신봉이 지척이다.


대성골 갈림길에서 2.2km(약 50분)진행하면 비상용 이동통신중계기와 이정표가 보이고 몇 걸음 더 옮기면 오른쪽으로 수곡골 입구가 있다. 계속 직진한다. 사람 키 높이까지 자란 산죽을 헤치며 진행한다.

자빠진골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 삼신봉에 닿는다.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삼신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왼쪽 청학동 방향으로 내려선다.




청학(靑鶴)은 중국의 문헌에 나오는 '태평시절과 태평한 땅에서만 나타나고 또 운다'는 전설의 새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태평성대의 이상향을 청학동이라 불렀다. 80년대 이후 청학동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어쩔 수 없이 이곳도 변화의 물결에 휩싸여 도인촌이라기보다 관광촌이라 할 정도로 달라졌다. 매스컴으로 유명해진 김봉곤 서당 몽양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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