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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네팔 여행(5)

때론 일상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여행의 길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여행 중일 때, 나는 다른 어떤 때보다도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중에서-


2008년 2월 18일(월)

따다파니-반단티-데우랄리-고레파니


따다(Tada)는 Long Way를 의미하고, 파니(Pani)는 물을 의미하므로 옛날 이곳의 주민들은 먼 곳에서 물을 길어 왔던 것으로 추측된다.


6시 기상. 간밤에 품고 잤던 날진병 물로 양치와 고양이 세수를 마치고 산책을 나선다. 숙소 반대편 언덕에 작은 불교사원을 찾았다. 바람에 휘날리는 룽다와 타르초의 모습이 이색적이다.


바람소리인지 깃발소리인지 아니면 사바세계의 아우성인지 온통 주변에 불경을 찍은 울긋불긋한 룽다깃발이 바람에 파르르 떨며 산자의 염원을 대신해 애타게 운다.


아침메뉴는 기본 밑반찬에 미역국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가지나물이 추가되어 제공되었다. 누룽지와 카카오까지 한 잔 마시고 나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8시 30분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숙소를 출발하여 고레파니로 향한다. 정글 숲 사이 지그재그로 난 길을 따라 30분 정도 내려와  Bhrungdi Khola 작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돌다리를 건넌다. 적색과 핑크색의 랄리글라스가 고운 자태를 뽐내며 나그네를 향해 미소 짓는다.


재킷을 벗어 가방에 넣고 간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한 후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위 절벽에 붙은 검은 물체는 “슬라지트”인데 잼 형태로 원숭이들이 즐겨 먹는다. 정력제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고가로 팔린다고 한다. 희게 보이는 것은 석염이라고 한다. 자세히 보면 암벽에 재취용 로프가 매달려있다.


숙소를 출발한 지 1시간 반단티 힐(Banthanti Hill 2660m)에 도착한다. 롯지에서 기념품을 구경하며 휴식을 취한다.


왼쪽으로 깊은 계곡을 끼고 산허리를 감아돈다. 포터 1명을 대동하고 트레킹하는 독일인 노부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트레킹은 시간, 돈, 체력 3박자가 맞아야 한다.


때 묻지 않은 원시림지대의 멋진 풍광이 펼쳐지고 계곡 옆으로 몇 채의 롯지가 자리하고 있다.


곳곳에 연료로 사용할 땔감 나무가 수북이 쌓여있는 것을 보니 산림 훼손이 점점 심화되는 듯하여 안타깝다.


싸락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길은 빙판길로 변한다. 선두 가이드가 보다 안전한 길로 안내하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고맙다. 일행 중 한명이 넘어진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돌계단 오르막길은 숨을 턱까지 차오르게 한다. 사랑가 강(saranga river)룽다를 지나 협곡사이 작은 수력발전소가 눈에 들어온다. 반대쪽에서 진행해오던 한국인 트레커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눈을 들어보니 협곡에 빙설이 멋지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 아래 데우랄리(Deurali, 2990m) Lali Gurans 롯지에 도착한다.

히말라야가 경이로운 건 그 거칠고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 사람의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처녀가 우리 일행을 카메라에 담아도 되느냐고 묻는다. 오브코스지. 우리처럼 단체로 줄지어 트레킹 하는 모습이 신기했나보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부부나 친구끼리 또는 개별 트레킹을 한다.


위 데우랄리로 향한다. 아주 고요하고 적막하다.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겨울이라 새들이 아래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위 데우랄리 Green View 롯지에 도착한다. 아래 데우랄리에서 10분 거리. 역시 먼저 도착한 스텝들이 점심준비에 분주하다. 롯지 안주인이 얼굴 가득 미소 지으며 나그네들을 반긴다. 마가족(말갈족)으로 노래를 아주 잘 부른다.


장작난롯가에 모여 앉아 땀에 젖은 속옷을 말리며 차를 마신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럭시”라고 부르는 수수발효주를 주문(1병에 100루피)했는데 코냑향이 난다. 정종처럼 따끈하게 데워서 마시면 좋을 것 같다.


햇빛이 좋다. 야외 식탁에 안자 김치전을 먹는데 외국 여자가 관심을 보인다. 한 입 먹어 보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굿이란다. 점심 메뉴는 라면 정식이다.


서울뚝배기 사장님은 롯지 안주인과 아궁이 앞에서 “심심해바니(이슬비)”라는 네팔 노래를 합창하고 일행들은 박수로 화답하고 달콤한 점심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1시 35분 고레파니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1시간 정도 진행하자 금잔디가 지천인 언덕에 도착한다. 운무가 바람을 타고 언덕을 넘는다. 곧이어 전망대에 도착했지만 사방으로 뒤덮인 운무가 시야를 가린다. 주변의 풍광이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산의 호흡을 느끼며 산행에 집중하게 한다. 산은 말이 없으나 그 거대한 침묵의 언어로 인간을 다독인다.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틈틈이 나타나는 초우따라(Chautara). 트레커나 포터는 물론 원주민도 쉬어 가는 쉼터 역할을 한다.


해발 3,210m의 구릉언덕(GURUNG HILL) 역시 View Point인데 모든 것이 안개 속에 숨어있다.


초우따라 쉼터에서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후미 일행을 기다리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0여분 내려서면 고레파니에 도착한다.


고레파니의 고레는 Horse(말)을, 파니는 물을 의미하므로 옛적에 이 길을 넘어 다또바니, 말르파, 좀솜, 까크베니를 거쳐 무스탕을 넘어 티베트와의 교역로로 이용하면서 말에게 물을 먹였던 소중한 곳이다.


3시. 숙소인 카마라롯지에 여장을 푼다. 이곳 롯지의 주인은 영국 용병 출신이란다. 침실은 위로 올라올수록 크기가 점점 작아진다. 이곳은 전화서비스도 가능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도 할 수 있다.


Tip

전화 거는 방법은 1445-82-2-***-****을 누른다. 1445는 00700처럼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번호, 82는 한국 국가번호, 2는 서울지역번호(주의, 02가 아니고 그냥 2이며 휴대폰도 마찬가지), 마지막으로 상대방 번호를 누른다. 상대방과 통화를 시작할 때부터 시간을 체크한다. 전화요금은 1분당(기본) 150루피(약 2500원)이다.


푼힐에 올라 석양을 조망할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포기하고 여자 분들이 샤워를 하는 동안 작은 박물관을 견학한다. 물레방아, 디딜방아, 물레와 담뱃대, 그릇, 옛 무기류, 돈 등을 전시한 작은 박물관이다. 입장료 대신 자발적인 기부금을 받는다. 기부자 이름과 금액 그리고 간략한 메모를 남기고 통 속에 100루피 정도를 넣는다.


6시. 저녁 메뉴는 백숙과 잡채다. 소주 파티를 하며 모두들 들뜬 기분에 왁자지껄하다. 점심에 라면을 먹은 후부터 속이 불편하더니 식욕이 없어졌다. 닭죽으로 허기만 달래고 홍차와 순달라로 식사를 마친다.


싸락눈이 점점 굵어진다. 이곳에 사는 촌노(村老)로 부터 내일은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고 방으로 향한다. 뜨거운 물이 담긴 수통을 가슴에 안고 따뜻하고 편안한 밤을 보냈다. 그날 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던 여자 분들은 고소증세로 밤새 고생을 했다고 한다.

 

 

 

 

 

 

 

 

 

 

 

 

 

 

 

 

 

 

 

 

 

 

 

 

 

 

 

 

 

 

 

 

 

 

 

 

 

 

 

 

 

 

 

 

 

 

 

 

 

 

 

 

 

 

 

 

 

 

 

 

 

 

 

 

 

 쿡을 보조하는 키친보이는 음식을 만들 때 보조하는 역활을 한다. 가장 먼저 일어나 음식을 준비하고, 식사가 끝난 후 식기를 닦고 챙겨서 캠프지를 가장 늦게 출발하여 다음 식사 장소까지 가장 먼저 도착하여 대원의 식사를 준비하여야 한다. 따라서 젊고 건강하여야 하고 위생적으로 청결하여야 하므로 외모도 좋아야 한다. 이들은 주로 대나무로 엮어 만든 바구니(도꼬, Doko)를 이용하여버너, 석유, 식기, 식량  등 키친 도구를 운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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