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배내고개-능동산(1산)-샘물산장(055-356-7664)-천황산(사자봉 2산)-재약산(수미봉 3산)- 고사리분교터(아침식사)-죽전마을/백년마을-베네치아산장-장안사입구-청수골산장(식수)-청수중앙능선-전망대-함박등(1봉)-영축산(4산)-신불평원-신불재-신불산(5산)-간월재-간월산(6산)-배내봉(2봉)-배내고개 (약 13시간 소요)
영남알프스는 최고봉인 가지산(迦智山:1,240m)과, 고헌산(高 山:1,032.8m), 운문산(雲門山:1,188m), 문복산(文福山:1,013.5m)을 중심으로 한 북알프스와 재약산(載藥山:1,189.2m, 일명 천황산), 취서산(鷲棲山:1,092m), 신불산(神佛山:1,208.9m), 간월산(肝月山:1,083.1m)을 주축으로 한 남알프스를 말하며, 여기에 그 남쪽의 정족산(鼎足山:700.1m), 천성산(千聖山:811.5m), 원효산(元曉山:922.2m)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산들은 백두대간에서 나누어진 낙동정맥의 중심을 이루는데, 영남의 지붕, 또는 영남의 병풍을 이루고 있으므로,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고 있는 알프스 산맥과 같다고 하여 산악인들이 ‘영남알프스‘로 부르게 된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산 I.C를 빠져나가 밀양 가는 24번 국도를 따라 15분 정도 주행하면 석남사에 닿는다. 석남사를 지나 다시 5분 정도 주행하면 배내골과 밀양(석남터널) 분기점이 나타나고 여기서 배내골 방면으로 진입하여 가다보면 배내고개 정상에 닿는다.
배내고개는 국도 24호선에서 69번 지방도를 타고 배내골(울주군 삼북면 이천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배내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밝은 마을을 뜻하는 이름이다. 혹은 시내(川)의 생김새가 베(피륙)를 길게 펼쳐 놓은 듯 하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해방 후 이 근처의 험준한 산악에서 준동하던 공비 때문에 1949년 마을을 비워두고 소산(疏散)하였다가 다시 돌아와 복원한 마을이라고 한다.
배내는 “하늘의 기운을 받는 곳”이란 뜻으로 배내골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은 아직도 배내골이 신성스런 기운이 남아있는 곳으로 여기고 있다.
새벽 3시 10분. 배내고개를 너머 베네치아 산장 앞 도로변에서 컵라면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청수골에서 영축산으로 산행을 시작하는 B팀을 내려주고 버스는 다시 배내고개 정상으로 향한다.
4시 30분 배내고개 주차장에서 능동산으로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랜턴 불빛으로 길을 밝히고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오른다. 석남고개를 지나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틀어 조금 더 오르면 능동산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30분 소요.
능동산(陵洞山 해발 982m)은 북으로는 가지산, 문복산이 위치하고 북서쪽으로는 운문산, 억산, 구만산이 북동쪽으로는 고헌산이 호위하듯 둘러서고 남으로는 간월산, 신불산, 취서산이 장쾌하게 연결된다. 또한 남서쪽으로는 천황산(사자봉), 재약산이 위치하고 있어 명실상부 한 영남 알프스 산군의 심장부이다.
능동산은 가지산에서 낙동정맥의 맥을 이어 받아 간월산, 신불산, 취서산. 알프스의 막둥이인 시살등을 거쳐 남으로 그 맥을 이어가는 중요한 분수령이라 할 수 있다.
능동산이라는 이름은 그 내력이 자세히 전해지지 않으나 큰 왕릉과 같이 펑퍼짐하고 둥그렇게 생겼지만 큰 무덤이라기보다는 구릉의 긴 능선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추측된다.
▲2006년 10월 29일 촬영
잠시 숨을 고르고 천황산(사자봉)쪽으로 6-7분 내려서면 쇠점골 샘터가 나타난다.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고 몇 걸음 더 내려서면 임도와 만난다.
샘물산장까지는 계속해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점점 어둠이 물러가고 어느덧 랜턴 불빛 없이도 진행한다.
넓은 임도를 따라 45분가량 걸어가자 샘물산장에 도착한다. 배내고개에서 약 1시간 30분 소요. 산으로님이 사 준 따끈한 커피를 마시면서 후미가 올 때까지 15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천황산(사자봉)을 향해 오른다. 비에 젖은 오솔길은 질척거려 진행을 더디게 한다.
영남알프스 산행은 일단 능선에 오르기만 하면 계절에 따라 자태를 달리하는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며 걷는 포근하고 가벼운 산책길이지만 오늘은 짙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다.
10분 정도 오르면 커다란 가지산 도립공원 안내도가 서 있는 얼음골 정상에 닿는다. 오른쪽으로 가지산(석남터널)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능선 길을 20분 걸어가자 바람이 세차게 부는 천황산 정상 사자봉(1189m)에 닿았다.
천황산(天皇山 해발 1189m)은 옛날에 사자산(獅子山) 또는 천왕산(天王山)이라고도 불렀다. 남쪽의 재약산과 쌍둥이처럼 솟아 있다.
큰 돌무더기가 쌓인 사자봉엔 '천황산' 이란 표지석이 서 있다. 일제강점기에 붙여진 이름으로 원래 이름은 재약산이다.
영남알프스의 여러 산봉 가운데 지명과 관련된 논란이 가장 큰 것이 재약산이다. 이 산릉의 북쪽에 1189m봉이, 남쪽에는 1108m봉이 솟아 있으며, 현재 북쪽 봉에 '천황산(天皇山)', 남쪽 봉에 '재약산(載藥山)' 이라 한자로 새겨진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밀양 사람들은 천황산과 재약산으로 나눠진 두 개의 산이 재약산이란 하나의 이름으로 통일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황산이란 이름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이름으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이 그들의 천황을 받들기 위해 억지로 갖다 붙인 이름이라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산 이름은 재약산으로 통일하고 2개의 봉우리는 표충사를 기준으로 왼쪽은 사자봉, 오른쪽은 수미봉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고자료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마친 뒤 이 1189m봉의 지명을 확정지어야 할 것이다.
▲천황산(사자봉)정상에 세워진 천황산 표석에는 누군가 ‘사자봉’이라 써놨다.
미끄러운 암반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으로 만들어진 수백여기의 작은 돌탑들이 세찬 바람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사자봉에서 수미봉(국립지리원 발행 5만분의1 지도에는 재약산이라 표기)까지 20분쯤 내려갔다 다시 20분쯤 올라가야 한다.
천황재 부근 간이휴게소(은영이네집)는 가을 억새철에는 산행객들도 북새통을 이루는 곳인데 이른 아침 시간이라서 문이 굳게 닫혀있다. 알프스쉼터'와 '털보산장'이 있는 천황재에 닿는다.
오른쪽은 표충사로 왼쪽은 배내골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재약산(수미봉)을 향해 직진한다. 재약산은 중간 중간 암릉을 타고 넘는다. 주암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3-4분이면 재약산(수미봉)에 닿는다.
“표충사 5.2km 천황산 2.0km" 이정표가 서 있는 암봉이 수미봉(1108m 국립지리원 발행 5만분의1 지도에는 재약산이라 표기) 정상인데 자칫하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천황재에서 약 20분 소요.
재약산(載藥山)이라는 이름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진다.
신라 흥덕왕 때 셋째 왕자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백액이 효험이 없었다. 그리하여 전국의 명산을 찾아 기도하고 약수를 마시며 병을 치료하다가 이 산에 오게 되었다. 그 때 왕자의 꿈 속에 나타나서 산기슭에 솟아나는 샘을 가리키고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잠에서 깨어난 왕자는 신령이 가리킨 약수를 찾아가 샘물을 마셨는데, 고질병이 씻은 듯이 고쳐졌다.
이 말을 들은 흥덕왕은 이 산을 “약수를 갖고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재약산(載藥山)이라는 이름을 내리고, 그 샘을 신령한 우물이라 하여 영정(靈井)이라 이름 지었다. 실제로 재약산에는 1백여 종의 약재가 자생하고 있어 ‘약재의 보고’로 불린다.
수미봉에 오르면 발아래 표충사가 내려다보이는데 오늘은 사방이 농무에 가려 온통 하얗다.
물 한 모금으로 숨을 고르고 고사리분교로 내려선다. 울퉁불퉁한 미끄러운 돌길이다. 진불암 가는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고 이정표에서 고사리분교쪽 숲으로 들어선다.
수미봉에서 25분 지나 고사리분교터에 닿는다.
정확한 명칭은 산동초등학교 사자평분교(해발 850m)다. 몇몇 가구가 등산객을 상대로 민박을 치며 생계를 이어갔으나 1997년 모두 철거됐다고 한다. 학교 역시 마을의 운명에 따라 사라지고 황량한 교정에는 1966년 개교하여 3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1996년 폐교되었다는 교적비만 남아 이곳이 학교였음을 말해준다.
샘물은 관리가 안 되어 오염되어 있다. 부근 공터에 자리를 잡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아침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한다.
40분 동안의 휴식을 끝내고 층층폭포로 내려가는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자평쪽으로 향한다.
재약산과 신불산이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중 남알프스의 고원지대를 사자평 또는 사자벌이라 한다. 사자평은 옛날 사자암이라는 암자가 있었기 때문에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사자는 널따란 벌을 뜻하며, 불가에서 부처의 설법을 사자후(獅子吼)라 하고, 부처의 자리를 사자좌라 하듯이, 부처를 사자에 비유한다. 그러므로 사자벌은 이에 연유한 불교식 이름으로 짐작된다.
사자평에는 조선시대 백자(白磁)를 생산했던 유적이 사적 제129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신라 화랑들이 무술을 연마하였고,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승병을 훈련시켰다고도 한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스키장을 만들기 위하여 빽빽한 수목을 베어내어 버렸기 때문에 지금의 억새밭이 되었다고 한다.
2분 정도 진행하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고산습지보호구역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보인다. 금줄을 넘어 습지를 통과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안부 쉼터에 닿는다.
내리막길을 지그재그로 돌아 내려간다. 무궁화 묘석을 한 묘가 길을 가로막는다. 처사의 묘다.
안부쉼터에서 30분 정도 내려서면 69번 지방도로로 내려선다. 죽전마을이다.
개울에서 탁족을 하며 발의 피로를 풀고 도로를 따라 베네치아 산장으로 향한다. 영남알프 산장을 비롯하여 예쁜 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녹색 농촌체험마을인 배내골 장선 休마을을 지나 베네치아산장 앞에서 다리를 건너 백련마을로 들어간다.
장안사를 지나 파래소 폭포 가는 쪽으로 5-6분 걸어가면 청수골 산장에 닿는다.
10시 10분. 식수를 보충하고 청수골 산장 중간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청수좌골로 이어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계곡을 건너면 다시 길이 갈라진다.
직진하면 청수우골로 한피기고개와 시살등을 거쳐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왼쪽 산길로 접어든다. 청수골 중앙능선길로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된비알 오르막길이다. 40여분 숨가쁘게 치고 오르면 길을 잠시 유순해지다가 금방 된비알로 변한다. 10여분 오르면 다시 한 번 유순해지고 다시 된비알이다.
청수골 산장을 출발한지 약 1시간 30분이 지나 너럭바위가 있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곳은 신불산과 수미봉 사자봉 등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인데 아쉽게도 운무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남쪽으로 손에 닿을 듯 우뚝 선 죽바우등이 가까이 보인다. 곧바로 주능선에 합류되는데 백운암 갈림길(함박재)까지는 금방이다.
삼거리 갈림길에는 누군가 아크릴에 갈림길 표시를 하여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곧바로 함박재에 닿는다. 영축산 1.9km 이정표가 반긴다.
함박등에 올라선다. 1000m 가 넘는 암봉으로 주위 조망이 압권이다. 운무가 휘감으며 이내 조망을 삼킨다. 함박등은 광명(光明)이나 국토를 뜻하는 옛말 ‘한 ‘에서 온 이름이라고 한다.
어느 산악인의 추모비가 보이고 길을 넓고 부드러워진다. 능선 길을 계속 넘나들어 정산 0.2km 이정표가 서 있는 통도사 비로암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6분 후 영축산 정상에 닿는다.
▲비록 찬란한 햇빛 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은 아니지만 스쳐 지나가는 작은 들꽃에 고운 눈길을 보내며 소중한 추억의 노래를 가슴에 담는다.
영축산(靈鷲山 해발 1059m)은 영취산, 취서산으로도 불린다. 영축산은 인도 마가다국 왕사성의 동쪽에 있는 산으로, 이 산에서 석가모니가 불법을 설하였다는 곳이다. 통도사 뒷산인 영축산도 일종의 불교적 지명으로, 영취산으로 읽지 않고 불교식인 영축산으로 읽어야 바르다. 독수리가 사는 신성한 높은 산이란 뜻이다.
정상의 동쪽 큰 바위 봉우리는 언양쪽에서 보면 큰 독수리가 머리를 조아리며 날개를 펴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통도사 일주문에도 영축산 통도사로 쓰여 있다.
정상은 넓은 바위로 취서산 1059m. 영축산 1059m. 영취산 1075m 등 정상석이 3개나 있다.
농무로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다. 신불산 3.1km 통도사 5.6km 이정표를 사진 촬영하고도 어이없게 통도사 방향으로 향한다. 바위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10분 정도 내려섰는데 이상하다. 작년에 영축산에서 통도사로 내려가던 그 길이다. 앞서 가던 일행을 불러 빽하라고 하고 영축산 정상을 돌아 신불산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금강폭포 내려가는 길을 스쳐 지나 신불재로 향하는 언덕에서 산으로님이 인솔하는 후미 일행과 반가운 조우를 한다.
14시 10분 신불재에 닿는다. 아름다운 곡선을 이루는 신불재는 지형적으로 늘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다. 여기서 신불산은 650m이고, 오른쪽으로 4.15km 내려가면 가천마을이다. 나무계단을 따라 약 1분 정도 내려서면 신불산대피소가 있다. 그 아래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한다.
작년 가을 이곳을 지나면서 60여만 평의 신불평원에 광활하게 펼쳐졌던 억새밭이 떠오르고, 신불산, 간월산, 능동산, 재약산으로 이어가는 영남알프스 연봉들의 부드러운 실루엣도 매우 아름다웠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2006년 10월 29일 촬영
신불재에서 20여분 오르면 신불산 정상에 닿는다.
신불산(神佛山 해발 1159m)은 상북면 등억리, 이천리, 삼남면 가천리, 양산시 하북면에 걸쳐있는 웅대한 산이다. 영남알프스를 이루는 산들 중에서 가지산 다음으로 높은 이 산은 왕뱅, 왕방이라고도 하는데 산꼭대기에 묘를 쓰면 역적이 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신불은 신성한 성지라는 뜻으로 산신령이 도를 닦고 사람이 어려울 때 도와준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신불산의 높이는 그동안 1209m로 알려져 왔으나 국립지리원에서 재측량한 결과, 2002년 10월에 신불산의 높이가 1159m라고 수정하였다. 그래서 지금은 정상 표석엔 1209m로, 그 아래 새로 설치한 안내판엔 1159m라고 적혀 있다.
정상 동쪽의 5백m에 이르는 바위능선은 신불공룡능선(또는 신불릿지)으로 영남알프스의 가장 스릴 있고 위험한 등산로다. 신불산은 홍류폭포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바람이 불어 추위가 느껴진다. 어묵과 라면 동동주 등을 파는 간이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무릎이 아프다는 허여사님에게 진통제를 주고 무릎보호대를 감아준다. 앞으로 3시간 정도 더 가야하는데 걱정스럽다.
20분 정도 진행하면 파래소폭포와 간월재로 갈라지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무심코 직진하면 파래소폭포로 내려가게 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고 간월재로 내려선다.
날이 맑은 날에는 조망이 아름다운 곳인데 짙은 안개는 끝내 조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갈림길에서 20분이면 간월재에 닿는다.
▲2006년 10월 29일 촬영
간월재는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의 고개로 옛날 배내골 사람들이 언양쪽으로 넘나들던 5개의 고개(덕현재, 긴등재, 간월재(왕봉재), 신불재, 금강골재)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로 울산, 언양과 밀양, 삼랑진의 등짐장수들이 각 지역에서 생산되던 해산물과 농산물, 삼랑진 돗자리 등을 교역하던 곳이다.
▲2006년 10월 29일 촬영
곧바로 간월산을 오른다. 20분이면 간월산 정상에 도착한다.
간월산(肝月山 1083m)은 영남알프스를 형성하고 있는 산군 중에서 신불산 등과 함께 남알프스를 형성하고 있다. 간월산의 ‘간’은 검, 곰, 금 등으로 전음되는 ‘신(神)’의 옛말에 대한 음차이고, 월(月)은 넓은 평원을 뜻한다. 이 산명의 의미는 “신성한 산(神山)”이란 뜻이다. 그러므로 간월산의 한문 표기는 의미가 없다.
배내봉까지 이어지는 좁은 오솔길 오른쪽은 절벽이다. 맑은 날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운무가 시야를 흩트리지 않아 진행하기는 좋다고 자위해 보지만 무척 아쉬움이 많아 남는 산행길이다. 중턱 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배내봉을 오른다.
16시 50분. 드디어 영남알프스 6산+2봉 종주의 마지막 봉우리인 배내봉(해발 966m)에 올라선다. 간월산 정상에서 약 45분 소요. 배내봉 아래 주민들은 이 봉우리를 오두산(鰲頭山)이라고 부른다.
배내봉에서 25분을 내려서 배내고개 주차장에 도착하여 약 13시간의 산행은 끝이 난다.
▲2006년 10월 29일 촬영
간이 휴게소 수도가에서 오늘 하루 종일 수고한 발을 씻고 땀에 찌든 옷을 갈아입는다. 태풍님이 건네는 따끈한 김치찌게에 밥 한 그릇을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 차 한 잔 마시고 나니 졸음이 쏟아진다.
산다는 것은 아직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며 사랑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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