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7년 2월 25일(일)
산행코스 : 백운마을-도덕봉-시산제-만월령-덕의봉-옹달샘-백운마을
경부고속도로 영동 I.C를 나와 우회전 19번 국도를 타고 보은방향으로 진행하다 청산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충북 옥천군 청산면이다. 영동 I.C에서 약 10km 10분 거리다.
동학농민군 최초의 방포령(싸움을 시작하라는 명령)이 내려진 곳이 청산이며 3만여 명의 동학농민군이 집결하여 보은의 관군과 일본군을 향해 돌진했던 역사적 사건의 땅이기도 하다.
면소재지가 위치한 지전리는 보청천에 뻗어있는 잔디의 모습을 상징하며 잔디지(芝)와 밭전(田)을 마을의 이름으로 사용한 것이다. 청산 중 ․ 고교가 위치한 백운리 마을로 들어선다.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매운탕에 국수를 넣은 생선국수로 유명한 금강식당(043-732-8083)을 지나 백운사 절 입구에 주차한다.
백운마을 자랑비가 눈에 띤다.
백운리(白雲里)로 부르게 된 것은 1460년께 조선 세조 때 청산현감이 마을의 경치가 좋은 점을 이용, 동헌 위쪽에 정자를 짓고 당대의 문장가인 김수온에게 정자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 바 ’백운정’이라고 이름 지은 데서 유래되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백운리의 절경은 백운리 뒷산인 덕의산에 수백 마리의 백학(白鶴)이 무리를 지어 석양빛을 받으며 내려앉는 장관을 ’백운귀학(白雲歸鶴)’이라 하여 ’청산팔경’ 중 제2경으로 노래한 옛 사람들의 정취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본래 고씨와 박씨가 일찍부터 자리잡아온 터전으로 ’고백이’라고 불렀던 백운리는 청산면 소재지를 감싸 안은 덕의산과 도덕봉 사이로 들어앉은 천혜의 명당이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산행들머리로 향한다. 도덕봉 등산 안내도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천천히 10분 정도 진행하면 산행들머리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리기다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 등산로를 따라 줄지어 산책하듯이 오른다.
소나무 숲 터널을 통과하고 밧줄이 늘어진 그리 험하진 않은 암릉을 지나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도덕봉 정상(543.5m)에 닿는다. 들머리에서 약 50분 소요.
청산면을 휘어 도는 금강의 물줄기는 옥천군 청산면과 청성면의 젓줄인 보청천이다. 금강의 제1지류로 보은군 내북면(內北面) 상궁리에서 발원한 보청천은 옥천군의 청산면과 청성면(靑山面과 靑城面)을 지나면서 수량과 폭이 늘어나 강을 이루며 흐른다. 1급수에서만 산다는 모래무지와 우리나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피라미, 붕어 등의 물고기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산ㆍ청성은 옥천군의 곡창지대로 불릴 정도로 보청천 주변에 넓은 들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보청천 주변의 넓은 들은 보청천이 있어 수자원이 풍부하고 땅이 비옥하여 흉년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농사가 잘 되는 지역이다.
이처럼 옥천의 곡창지대를 적시며 흐르는 보청천은 청성면의 산계뜰을 지나면서 산중을 흐르며 감입곡류(嵌入曲流)하여 금강으로 흘러들기까지 총13.5km가 이어진다. 옥천을 더욱 옥천답게 하고 있는 하천인 것이다.
시산제를 올리고 술과 음식을 나누며 50분 정도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 고장 출신의 놀며쉬며님과 산행대장인 재넘이님의 설명을 들으며 산줄기를 감상한다.
북쪽으로 서북능선과 구병산이 조망되고, 오른쪽으로 팔음산과 백화산 포성봉, 주행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우며, 박달산과 멀리 식장산의 통신 안테나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삼적산은 코앞이다.
20분을 내려서면 만월령에 닿는다. 만월리와 백운리를 연결하는 만월령(고백이고개)은 옛날에는 주요교통로였으나 지금은 잡목이 우거져 흔적만 남아 있다. 만월리는 마을이 정남(正南)을 향하고 있어 달이 뜨면 온통 마을이 대낮처럼 밝다하여 가득할 만(滿)자와 달월(月)자를 합하여 만월이라 하다가, 후에 일만만(萬) 달월(月)로 고쳐 만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만월고개에서 덕의봉까지는 30분 정도면 충분한 거리인데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벌어진 술자리로 지체된다. 모두들 소풍산행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만월리 등산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조금 진행하면 덕의봉이다. 도덕봉이 손을 뻗으면 잡힐 듯 눈에 닿고 눈앞에 펼쳐지는 조망이 압권이다.
묘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간식을 나누며 휴식을 취한다.
마지막 술병을 비운 다음 마을 사람들이 산책로로 이용하는 등로를 따라 하산한다. 칠부능선에 덕의봉 옹달샘은 마을 사람들이 잘 청소를 해 놓아 깨끗하고 물맛도 시원하다.
포성봉에서 주행봉으로 이어지는 백화산맥과 어우러진 마을 전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10여분 더 내려서 묘지에 닿자 시야가 탁 트이며 마을 전경이 푸근하다. 뒤돌아보니 덕의봉이 아담한 자태를 한껏 뽐낸다. 덕의봉은 여자가 벗고 누워있는 모습과 같다고 한다. 왼쪽에 백운사가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약 5시간의 시산제 산행은 뒤풀이를 위해 닭도리탕으로 이름난 마곡식당으로 이동한다. 영동군 심천면 마곡리에 있는 마곡식당(043-744-4842)은 대전에서 개심저수지를 지나 천태산방향으로 가다가 첫 번째 갈라지는 길에서 왼쪽 소로로 들어서 조금 진행하면 된다. 4인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양의 맛있는 닭도리탕이 13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1시간 넘게 계속된 뒤풀이는 덕배님의 특허인 화합주를 끝으로 모두들 술에 취하고, 흥에 취하고, 정에 취하고 산장나눔터의 2007년 시산제 산행은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