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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싱가포르여행(4)

늘 여행을 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지만 이번 싱가포르 여행은 조금 특별했다. 싱가포르는 잘 꾸며진 거대한 인공정원 같은 도시다. 마치 장인의 세심한 손길로 조각한 듯 잘 정돈돼 있다.


싱가포르의 도시개발 계획은 1971년 시작됐다. 10년 단위로 계획의 콘셉트를 설정하고 5년마다 그에 따른 세부계획을 세우는 방식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놀랍게도 싱가포르 도시개발의 핵심은 간척사업이었다. 현재 싱가포르 국토 면적은 697㎢로 서울(605㎢)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하지만 원래 싱가포르는 서울보다도 작은 580㎢였다. 싱가포르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마리나베이 샌즈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가 있는 약 5㎢ 규모의 마리나베이는 바다를 메우는 데만 23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싱가포르 도시개발 계획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지난 40여 년간 모래를 공급해주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2007년과 2009년 공급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그리스를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막대한 물류비용에 타산이 맞지 않았다. 결국 정부에선 오는 2022년을 기점으로 간척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명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앞에 위치한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로 향했다. '도시 속의 정원'이라는 콘셉트로 정부 감독 아래 지어진 거대한 공원이다.


2012년 개장해 지금까지 3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간 마리나베이의 인공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도 싱가포르의 열렬한 나무 사랑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50m 높이의 '슈퍼트리'가 즐비한 것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사실 슈퍼트리는 진짜 나무가 아니다. 철근과 시멘트로 만들어졌다. 슈퍼트리를 연결하는 22m 높이의 '스카이웨이'에 올라 식물원 전체를 구경할 수도 있다. 이 인공나무들은 낮에는 태양열을 충전했다가 밤이 되면 본 모습을 드러낸다. 이 곳의 하이라이트이자 싱가포르 야경의 절정이다. 매일 저녁 두 차례, 음악과 함께 15분 간 화려한 LED 꽃을 피운다. 


Gardens by the Bay


                        ▲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정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슈퍼트리. 매일 밤 환상적인 LED 쇼가 펼쳐진다.


'클라우드 포레스트'로 들어갔다. 거대한 돔 형태의 식물원으로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 10만여 종을 관람할 수 있다. 들어가자마자 35m 높이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인공폭포가 사람들을 반긴다. 후덥지근한 더위는 폭포 소리에 씻겨 내려간다. 덥고 습한 싱가포르에서 가장 시원하고 상쾌한 곳이다. 해발 1000~3500m의 환경을 재현해놓은 클라우드 포레스트와 플라워돔에 지중해와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나무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센토사섬
말레이시아어로 '평화와 고요함'을 뜻하는 센토사는 싱가포르 남쪽에 위치한 섬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가장 큰 볼거리는 37m 크기의 '멀라이언(merlion)' 타워다. 가까이서 보니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멀라이언은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인어(Mermaid)와 사자(Lion)의 합성어다. 하반신은 물고기, 상반신은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면 센토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두 발아래 펼쳐지는 환상적인 풍경을 즐기는 '싱가폴 센토사 케이블카(Singapore Cable Car)' 는 측면과 바닥이 모두 보이는 통유리를 통해 멋진 뷰를 즐기며 센토사섬으로 이동하는 케이블카다.


가이드와 평창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시 가장 많은 포상금을 주는 나라가 싱가포르라고 한다. 금메달 포상금이 무려 8억 2천만원!!!! 거의 로또 당첨 수준의 포상금이다. 싱가포르만큼은 아니지만 말레이시아도 금메달에 6억이 넘는 포상금이 걸려있다고 한다.











도심 속 정원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

싱가포르 최대의 자연공원인 '보타닉 가든'은 영국인들이 설계하여 조성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이자 첫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만큼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난초들이 서식하는 국립난정원 내셔널 오키드가든을 비롯해 공연장, 박물관까지 있으니 단순한 공원은 아니다.






저녁 식사후 창이공항으로 향한다. 싱가포르의 창이국제공항은 시내 중심으로부터 약 20여km 거리에 있어 비교적 가깝다. 도심에서 공항까지는 약 30분 정도 소요.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히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올해부터 여객기 출발 직전에 나오는 마지막 탑승 안내 방송이 사라졌다. 또 항공사들도 특정 고객을 위한 호출방송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는 날씨가 크게 한몫했다. 여행 기간 내내 맑고 쾌청한 날씨에 바람이 많이 불어 선선했다. 싱가포르는 연평균 기온은 24~27도 정도로 사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고 늘 따뜻하다.  5~8월 사이 가장 덥고, 2월은 우기의 끝자락으로 시원한 편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사계절이 없고 건기와 우기 뿐이어서 눈내리는 겨울과 낙엽지는 가을이 없어 단조롭고 무료하다. 기다림과 설렘이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여 다이나믹하다.


싱가폴의 규제는 강한 규제라기보다 엄격한 규제라고 표현한다. 각종 규제는 명확하고 타당한 이유가 있고, 중요한 사회적공감대를 이끌어냈으며, 자국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예외 없는 엄격한 집행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자리 잡게 했다. 싱가포르에는 ‘나 하나는 어때’란 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엄격한 법 규정은 존재하지만, 실제 단속돼 집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질서와 성숙한 의식들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교육제도는 피라미드 구조다. 초등학교 196개, 중학교 160개, 고등학교 24개(인문계가 19개, 실업계가 5개), 국공립대학교가 6개. 싱가포르는 성적순으로 진로가 정해지는 능력주의 교육으로 한국 못지않게 교육열이 치열하다. 초등학교 6학년 졸업고사 성적순으로  4년제 중학교와 5년제 중학교로 나뉘어 진학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필수 언어인 영어 외에 추가로 1개 언어를 이수해야 하는 2중 언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월 11일(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탑승하고 1시간 비행 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환승하는 스케줄이다. 환승시에는 입국과 출국 2번의 검색대를 통과한다. 입국 검색대에서는 과일과 음료 반입이 가능하지만 출국 검색대에서는 주류와 음료가 반입할 수 없으므로 기내에서 모두 소비한다.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에어 아시아항공 여객기가 4시간 연착한다. 여행객들은 공항 곳곳에 노숙으로 쪽잠을 청한다.






아침 5시에 이륙한 비행기는 곧이어 기내식이 제공된다. 880km/h 의 속도로 베트남 -대만 -제주 상공을 5시간 40분 동안 비행하여 12시 20분 인천공항에 무사히 안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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