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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행일지

거창 보해산

산행일시 : 2011년 3월 27일(일)

산행코스 : 해평교-542봉-암릉구간-전망바위-보해산-866봉-전망터-용산갈림길-송림-정봉-용산리

동행 : 구인회 20명

 

기승을 부리던 막바지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들녘에 내려앉은 따뜻한 봄 햇살이 포근하다. 3월의 마지막 휴일. 구인회 정기산행에 따라 나섰다.

 

산행지는 보해산이다. 경상남도 거창군 가북면에 자리 잡은 보해산(寶海山. 911.5m)은 주변에 명산이 즐비하여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진주였으나 대전 - 통영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알려진 대표적인 산이다. 대전에서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함양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거창 휴게소를 지나 바로 있는 가조톨게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빠를 듯하다.

 

거창군 안에만 1천m급 봉우리가 스무 개 남짓 있다고 한다. 그 중 의상봉 - 별유산 - 바리봉으로 이어지는 호쾌한 바위능선은 "별유천지"라고 일컫는 정도다.

 

보해산 산행은 보통 거기리를 들머리로 하거나 회남재에서 시작하지만 오늘은 해평교를 들머리로 한다. 거기(渠基, 걸터)는 성주 여씨가 이룬 마을이며, 옛날에는 돌이 많아서 '돌밭'이라 하다가, 개울이 마을을 끼고 흐르므로 '거기(걸터)'라는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

 

 

봄 햇살이 내려앉은 잡목수풀구간을 헤치며 산행은 시작된다. 곧바로 또렷한 등로를 만난다.

 

 

중간중간 위험구간에는 밧줄이 설치되어 있으나 안전시설물 설치가 미흡하여 조심스럽다.

 

 

 

 

거창을 둘러싼 산세를 향해 탁 트인 조망과 능선에만 올라서면 여러 군데 전망대에서 거창의 산들이 펼치는 거침없는 파노라마를 보고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암릉으로 이어지는 봉우리와 기암절벽 중간중간에 빽빽하게 자리잡은 노송군락이 산행의 묘미를 더한다.

 

 

 

 

 

 

 

 

 

 

 

 

 

전망대를 지나쳐 계속 오르면 힘들지 않게 보해산 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 삼각점과 거창 보해산 이라고 나무판에 쓰인 정상목이 있다. 용산리쪽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회남재에서 올라오는 등로에는 많은 팀들이 다녀간 듯 산행단체의 리본이 꽤 많이 달려있다.

 

보해산(寶海山)은 보해사라는 절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한다. 옛날 이산의 서쪽 절골과 그 앞 해인터에 보해사라 하는 절이 여러 부속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한다. 보해산의 다른 이름은 상대산(上大山).

 

 

 

보해산 정상을 넘어서면서 울퉁불퉁 바위길과 깎아지른 절벽전망대가 끝없이 이어진다.

 

 

 

 

 

 

 

 

 

전망이 아주 좋은 넓은 바위에 점심상을 차린다. 모두가 배고플 시간인데 남을 먼저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가족 같은 정을 느낀다.

 

 

 

눈 앞에 우뚝 솟은 금귀봉(金貴峰)은 '금구산(金龜山)' 혹은 산의 모양이 탕건 같다고 하여 '탕건산'이라고도 하고,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봉우산' 또는 '봉수산'이라고도 부른다 한다.

 

 

 

 

여섯 개의 크고 작은 암봉이 기다랗고 울퉁불퉁한 바윗길로 이어지고 어느 곳에 서서 바라보아도 탁 트인 조망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상당히 가파른 바위구간이라 초보자에겐 약간 부담스럽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30분 정도만 내려서면 솔잎 잔뜩 깔린 푹신한 솔숲 사이길로 내려선다.

 

 

 

 

 

노송의 숲길은 양탄자처럼 푹신푹신하다. 소나무에서 유독 많이 방출된다는 피톤치드(phytoncide)의 효과인지 빽빽한 소나무 숲이라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걷기에 평안하고 참 좋다.

 

 

가파른 바위하산길을 내려와 솔 숲길에 접어들면 올려다 보이는 보해산 암벽지대가 장관이다.

 

 

 

하산길 내내 왼쪽 보해산 암릉지대를 올려다보면 "과연 거창의 산이로구나"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봉을 거쳐 용산리로 내려선다. 거창군 가북면 용산(龍山)은 "가야산에서 마을 뒤까지 남서로 뻗은 산줄기가 용 같아서 용산이라 했다" 는 말도 있고, 옛날 중국의 맹가(孟嘉)라는 사람이 9월 9일 낙모대(落帽台)에서 술 마시며 풍류를 즐기던 곳이 용산인데, 마을 근처에 낙모대가 있어서 용산이라 한다는 말도 있다.

 

 

 

 

먼저 내려온 남실장과 타잔이 뒤풀이 준비에 한창이다. 늘 회원들을 위해 헌신하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여유를 갖지 못하고 허둥대며 지내는 일상의 시간들 속에서 자연의 숨결을 마음껏 맛보며 가슴속 깊이 파고드는 행복한 하루는그렇게 저물어간다. 그래서 山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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