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7년 9월 30일(일)
산행코스 : 지리산 뱀사골(반선-자연관찰로-요룡대-병소-병풍소-제승대-간장소-폭포수골갈림길-안영교)왕복 15km 7시간소요.
아침 6시. 비가 내린다. 반선의 전화를 하여 날씨를 물으니 그곳은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여 예정대로 지리산 뱀사골 산행을 떠난다.
비가 오는 탓에 참석인원은 6명.
뱀사골은 칠선계곡, 피아골과 더불어 지리산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지리의 99개 골짜기 중 계곡을 즐기며 주능선에 오르는 가장 완만한 코스다.
지리산은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의 3개도에 걸쳐있으며 남원시, 구례군,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을 거느린 우리나라 최대의 명산으로 1967년 우리나라 처음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골짜기만 무려 99개로 지리 99라 부른다.
7시 10분. 교회를 출발하여 하상도로를 타고 산내를 지나 남대전요금소로 들어선다. 덕유산휴게소를 지나자 녹음이 짙은 산허리를 휘감은 운해가 장관이다. 함양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하고 곧바로 함양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지리산톨게이트로 빠져나간다.
인월방향으로 진행하다 60번 지방도로로 접어든다. 산내면소재지 직전 갈림길에서 뱀사골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861번 지방도로를 따라간다. 왼쪽은 실상사를 지나 마천면 추성리 칠선계곡 가는 길이다.
소리도 없이 계절은 우리 곁에 가을로 성큼 다가와 있다. 길가에 줄지어 피어 있는 코스모스가 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가녀린 몸을 하늘거리고 있는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는 누가 뭐래도 가을을 대표하는 꽃이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코스모스는 신(神)이 제일 먼저 만든 꽃이라고 한다. 그런데 어딘지 가냘프고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다시 이런 저런 모습으로 만들다보니 결국 이 세상의 꽃들이 다 만들어 졌다고 한다.
9시 30분. 남원시 산내면 반선(半仙)에 도착한다.
300여 년 전 송림사는 칠월백중날 신선바위에서 기도를 드리면 신선이 된다 하여 매년 스님 한 분씩을 뽑아 기도를 드리게 했다. 그런데 이러한 연례행사를 기이하게 여긴 고승 한 분이 임금께 상소했더니 극약을 묻힌 비단옷을 하사하여, 그 옷을 입고 신선바위에 올라 기도를 드렸는데, 고승은 백중날 새벽 괴성을 지르고 사라져 버렸다.
이튿날 승려들이 고승을 찾아 나섰더니 고승은 온데간데없고, 용소에 이무기 한 마리가 죽어 있더라는 것이다. 그 후 이 골짜기는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불리고, 스님은 반은 신선이 되었다 하여 반선(半仙)이라 불린다 한다.
길가 주차 공터에 차를 세우고 화장실을 다녀와 간단한 산행준비를 마친 후 오른쪽으로 전적기념관이 있는 탐방지원센터(시인의 마을, 예전 매표소)를 통과하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자연관찰로를 따라 가세요” 공단직원의 안내를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심코 다리를 건너 야영장쪽 자연관찰로로 들어섰다가 한 바퀴 돌아 나와 다시 와운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 포장도로 왼쪽 자연관찰로로 들어선다. 여기서 잠시 일행과 헤어진다.
반야봉,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사이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에서 발원된 물줄기가 기암괴석을 감돌아 흐르면서 절경을 일구어 놓은 뱀사골은 반선에서 화개재까지 길이만 9km로, 지리산 골짜기 중에서 가장 깊고 계곡미 또한 장관이다.
연인들이 데이트하기 좋은 길을 따라 가다보면 석실(빨치산이 신문과 기관지를 인쇄하던 장소)을 지나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요룡대(搖龍臺)에서 시멘트 도로와 만난다. 반선 2.2km 뱀사골대피소 6.8km 이정표가 서 있다. 시멘트도로를 걸어온 일행과 만난다.
10시 30분. 와운교를 건너 계속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는 와운마을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뱀사골 등산로이다.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이라 불리지만 그건 전설이고, 배암사(背岩寺)라는 사찰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배암사는 석실 조금 못 미친 곳에서 보이는 맞은편 산기슭 위에 있던 절로 임진왜란 때 불타 버려 흔적조차 없다.
와운교를 건너 오른쪽 산행 들머리로 들어선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장쾌한 물줄기가 나그네들을 압도한다.
7-8분 정도 진행하면 탁용소와 만난다. 큰 뱀이 목욕을 한 후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다 암반 위에 떨어진 곳으로, 100여m 되는 자국 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용의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탁용소(濯龍沼)라 부른다.
요룡대, 탁용소, 병소, 제승대, 간장소 등 등 물길이 담을 이루고 멈춰 선 곳마다 전설이 가득하다. 여름엔 피서산행지로 가을엔 빼어난 단풍으로 탐방객들이 끊이지 않는 뱀사골탐방로는 오늘은 이따금씩 산행객이 지나갈 뿐 매우 한산하다.
금포교를 건너 10여 분 진행하면 용이 못된 이무기가 살던 곳이라는 뱀소와, 모양이 마치 병과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병소(甁沼)가 나타난다.
반야교, 금포교, 병풍교, 천정이 아치형인 명선교, 옥류교(玉流橋), 대웅교, 무지개다리, 재승교(再承橋)등은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의 이름이다.
병풍 같은 바위 사이에 물이 흘러내리는 병풍소의 시퍼런 물빛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
계곡 왼쪽에 붙은 긴 다리를 지난다. 매끄러운 바위와 푸른 소(沼)들은 물길이 만들어낸 예술작품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제승대(祭僧臺)는 오랫동안 걸음을 멈추게 한다. 1300여 년 전 송림사 고승인 정진 스님이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를 올렸던 장소라고 한다.
재승교를 건너 7-8분 진행하면 오른쪽으로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잠깐! 자연도 조용히 쉬고 싶어 합니다.)이 눈에 띤다. 이끼폭포로 가는 초입이다.
<이끼폭포-인터넷에서 펌>
들머리에서 약 3시간이 지나 간장소에 도착한다. 옛날 보부상들이 하동에서 화개재로 넘어오다가 이 소에 빠져 소금이 녹았다하고 그 빛이 간장 빛과 같다하여 간장소라 부른다. 계곡 한가운데 넓은 암반에 둘러앉아 점심도시락을 펼친다. 신선이 따로 없다.
30분 동안의 달콤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길을 이어간다. 유유교(해발 약 875m)를 건너 “반선 7km 뱀사골산장 2km” 이정표가 서 있는 지점에서 잘 정비된 돌길을 따라 몇 걸음 옮기면 오른쪽으로 폭포수골 초입이다.
원래는 뱀사골 대피소까지 다녀오려 했으나 힘들어하는 후미를 위해 안영교를 건너 조금 더 진행하고 지북 17-15 표지목에서 걸음을 되돌린다.
뱀사골대피소는 시설이 낡고 이용객이 적은 데다 계곡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어 지난 3월에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폐쇄했다.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가는데도 느낌은 다르다.
요룡대에서 오른쪽 자연관찰로로 들어선다. 계곡 오른쪽으로 잘 조성된 자연관찰로는 가을이 조금씩 묻어나는 나무들과 맑은 계류가 흐르는 계곡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단풍 고운 가을날 다시 한 번 왔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이다.
탐방지원센터를 나와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7시간의 산행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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