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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군산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2020년 3월 5일(목)

 

SBS 예능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나와서 짬뽕과 물짜장 등 맛난 중식을 선보였던 복성루는 1973년 문을 연 노포.

전국 3대 짬뽕으로 손꼽히는 짬뽕은 오징어, 홍합, 꼬막 등 푸짐하고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를 넣고 끓인 진한 국물과 따로 볶아서 얹은 돼지고기 고명이 특징이다.

이곳의 인기메뉴가 하나 더 있는데 물짜장이다. 전복, 새우, 돼지고기, 양파, 호박, 당근을 넣은 걸쭉한 소스를 면 위에 부어 먹는다.

일반 짜장 소스가 아니고 유산슬 소스와 비슷한데 좀 단 편이어서 호불호가 있다. 2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린 후 입장할 수 있었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집 없고 땅 없는 가난한 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무허가 판자촌을 이룬 마을 한가운데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철도가 비집고 들어와 앉았다. 철로와 집의 거리는 불과 1m 남짓. 하루에 두 차례 기차가 지나갈 때는 집에 내놓은 물건들을 모두 치워야 했고 집이 무너질 정도로 흔들렸다. 빈민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이곳은 이제 연인들이 추억을 담는 데이트 코스와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얻고 있던 곳인데,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발길이 뚝 끊겨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100년에 가까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빵집 '이성당'. 대한민국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명한 빵집이다. 이곳의 역사는 1910년대로 거슬러 올라야 한다. 일본에서 조선으로 건너온 히로세 야스타로라는 일본인이 '이즈모야(出雲屋)'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영업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45년 광복 이후 이즈모야가 사라진 자리에는 '이성당'이라는 이름으로 이석우 씨가 빵집을 열어 현재 그 후손들이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 메뉴는 단팥빵과 야채빵. 단팥빵은 소가 워낙 많이 들어있어서 명물 중의 명물로 이름이 높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로 유명하다. 일본식 목조 주택의 서정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정교한 정원을 품은 이층 주택은 과거 신흥동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던 히로쓰 게이샤브로가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심은하와 한석규의 잔잔하고도 가슴 시린 로맨스를 다룬 복고풍 멜로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극중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았던 남자 주인공이 일했던 곳이 '초원사진관'이다. 영화 대부분이 군산시 월명동의 초원사진관에서 촬영됐다. 영화 제작진은 촬영을 위해 전국을 다녔는데도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잠시 쉬러 들어간 카페에서 우연히 이 장소를 발견했다고. 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허름한 창고가 낙점된 것이다. 스태프들은 이 공간을 사진관으로 개조했다. 그리고는 주연 배우인 한석규의 유년 시절 추억이 서린 동네 사진관 이름으로 간판을 만들었다. 그게 바로 '초원사진관'이다. 촬영이 끝난 뒤 초원사진관은 주인과의 약속 때문에 철거됐다가 이후 군산시가 영화 속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 근대문화거리에 위치한 이곳을 관광객들에게 개방을 하기 위해서였다. 복원된 초원사진관 안에는 영화 속에 등장했던 소품이 놓여 있다. 또한 아름다운 영화 속 스틸 사진도 전시돼 있다.

 

 

 

 

 

동국사(東國寺)는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식 사찰로  1909년 일본 승려 선응불관 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다.  일본 에도 시대 건축 양식이 인상적이다. 팔작 지붕 형식으로 검게 펼쳐진 홑처마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한국 전통 사찰과 사뭇 다른 외형 때문에 이국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군산에 거주했던 일본 신자들을 위한 공간이었던 것이다. 꽤 넓은 경내엔 오래전 기억을 간직한 나무들이 담담하게 펼쳐져 있어 마음에 위안을 준다. 

 

 

 

 

 

 

 

 

 

 

 

 

 

 

 

 

 

시간 여행은 구 군산세관 본관(사적 545호), 군산 근대 역사박물관, 오른쪽으로 구 일본제18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2호)과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374호)으로 이어진다.   

 

1908년에 지은 구 군산세관 본관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세관 건물이다. 고딕 지붕과 로마네스크 창문, 영국식 현관과 벽난로의 흔적 등 유럽 건축양식을 혼합한 근대 일본식 건물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선 시대에 군산은 호남평야에서 거둔 세곡을 보관·수송하기 위한 조창이 설치된 경제적 요충지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근거지로 왜곡된 성장을 겪는다. 근대화의 상징인 기찻길이 놓이고 신작로가 뚫렸지만, 일제의 약탈을 위한 것이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이 도시의 상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전라북도 군산시부터 김제시를 거쳐 부안군까지의 섬들을 연결하는 새만금방조제는 길이 33.9km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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