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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라톤 출전기록

제13회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2014-04-05~06)-200KM울트라 4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제13회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가 5∼6일 2일간 제주 해안도로와 한라산 등산코스 등에서 열렸다.

지난 2001년 시작으로 올해 13회째를 맞이하는 이 대회는 탑동광장을 출발해 해안도로와 서쪽 일주도로를 따라 차귀도-제주월드컵경기장-성산포-탑동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50㎞·100㎞·200㎞ 구간을 달리는 로드 레이스와 한라산 성판악∼백록담∼관음사∼어리목∼돈내코∼제주월드컵경기장 구간 비포장 산악을 달리는 80㎞의 트레일 런으로 나눠 진행되었다. 제한시간은 로드 레이스 200㎞ 34시간, 100㎞15시간, 50㎞ 7시간이며 트레일 런은 15시간이다. 극심한 피로 및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야만 도전에 성공할 수 있는 경기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이 주최하고 제주국제울트라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에는 국내에서 550여명,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 몽골, 체코, 카타르, 터키, 뉴질랜드, 폴란드, 벨기에 등 27개국에서 160여명 등 모두 71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순위를 겨루었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제주의 천혜의 절경은 세계 울트라 마라토너들에게 대회 참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 로드 레이스 우승자(남녀 각 1명)에게는 국제울트라마라톤협회(IAU)가 주최하는 세계 울트라마라톤대회인 사하라사막마라톤대회 참가자격이 주어졌다.

 

2012년 초, 다이어트를 위해 마라톤에 입문하고 몇 번의 풀코스를 완주하면서 목표는 서브-4달성이었다. 20134월 풀코스 도전 10번째 드디어 영주 소백산 마라톤에서 서브-4의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같은해 5월 처음으로 유성울트라 100KM에 도전했다. 주주클럽의 대성산님을 비롯하여 몇 분이 동반주를 해 주었고, 밤을 새워 주로 곳곳에서 수많은 회원들의 헌신적인 응원과 지원 덕분에 무사히 완주에 성공했다. 자신감을 얻어 그 해 여름 부산썸머비치 울트라에 참가하여 14시간에 무사히 완주했다. 그러나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체력이 너무 소진되어 한동안 멍한 상태였다.

 

마라톤을 하는 친구들 모임에 가면 308 국토횡단이며 537, 622 국토종단 울트라마라톤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그저 오래전부터 마라톤을 꾸준히 해 온 친구들의 무용담이려니 생각했다.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을 끝내고 모임 자리에서 한 친구가 툭 내 뱉은 말이 경수야 내년에 제주 200가자! 내년 3월까지 한 달에 두 번 정도 풀코스대회에 참가하고 매월 300KM 정도 훈련하면 완주 충분히 할 수 있어." 솔직히 그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한 번 해볼까? 가능할까? 10월 말 참가신청이 시작되자 쥐띠 친구가 가장 먼저 참가신청을 했다.

 

꽃피는 4월에 제주도의 멋진 풍광을 내 두발로 뛰고 걸으면서 가슴에 가득 담을 수 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그래! 더 늦기 전에 도전해 보자. 영웅이 되고 싶었나 보다. 11월부터 5개월 동안 대회참가와 훈련 스케줄을 짜고 준비를 시작하였다.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 스피드 훈련보다는 6분 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지속주 훈련 위주로 진행했다.

 

11월에 서울 중앙마라톤, 상주 곶감마라톤, 12월에 진주마라톤, 대전 송년마라톤, 20141월에 여수마라톤, 서울 일요마라톤, 전마협 신년마라톤, 2월에 사천마라톤, 3월에 서울 동아마라톤, 금산투데이마라톤 풀코스와 중간 중간 하프코스에 참가하면서 차근차근 매월 약 300KM의 훈련량을 소화했다. 다행히 부상은 없었고 컨디션도 좋았다.

 

 

 

 

 

 

 

12월 진주마라톤을 다녀와서 곧바로 참가신청을 하고 비행기 탑승권을 예매했다. 만일 참가가 어려워 탑승을 취소해도 취소수수료가 천원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었다. 참가비 입금은 마감일에 컨디션을 보고 하기로 한다. 올 겨울은 대전지방에 눈도 거의 오지 않고 날씨도 비교적 포근하여 훈련하기 적당했다.

 

2월 마지막 주 청주 무심천마라톤 하프코스에서 1시간 3914초를 기록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곧바로 제주울트라에 참가비를 입금했다. 친구들과 다른 회원들은 메이저대회인 3월 서울 동아마라톤에 초점을 맞추어 스피드 향상을 위한 인터벌 훈련과 빌드업 훈련 등 다양한 훈련들을 소화할 때도 난 4월 제주울트라 완주가 목표였기 때문에 부상을 염려하여 오로지 LSD에 집중했다.

 

제주울트라 도전은 주주클럽 정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개인적으로도 시간 날 때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훈련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덕분에 훈련부장으로부터 동계훈련 우수회원으로 선정되어 기념품을 받기도 했다.

 

예년보다 일찍 교정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4월이 시작되었다. 목요일 퇴근 후에 준비물을 챙겨 가방에 넣는데 아내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의도적으로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사실 아내는 아직도 내가 제주에서 200KM 울트라 마라톤 완주 사실을 모른다. 토요일 100KM 뛰고 일요일 한라산 산행하고 온 것으로 안다.

 

금요일 퇴근 후 곧바로 청주공항으로 이동한다청주공항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렸다. 제주도까지 비행시간은 약 50. 기내에서 제공하는 음료수 한 잔 마시고 물끄러미 창밖을 응시하는 사이 비행기는 착륙을 시도한다.

 

 

 

 

 

 

 

37번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인 뉴월드호텔로 이동하여 배정 받은 방에 여장을 푼다. 먼저 오신 주주클럽 형님(좋은아침님과 에버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친구 도연이의 호출을 받아 밖으로 나가니 전국에서 날아온 반가운 쥐띠 친구들의 얼굴이 보인다. 임원진 환영인사와 축사 그리고 주의사항 등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갑장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경험 많은 고수 친구들의 담소를 귀담아 듣는다. 경험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초짜인 나는 할 말이 없다. 너무 긴장한다며 놀려대지만 사실 많이 긴장된다. 의료봉사를 하시는 장세현님에게 비상약을 받아 가지고 숙소로 돌아와 잠자리에 눕는다.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 유준상 명예회장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KUMF) 정보영 회장

 

△세계울트라마라톤연맹(IAU) 아시아-오세아니아 박복진대표

 

△대한울트라마라톤연명(KUMF) 의료봉사 장세현님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생각보다 숙면을 취했다. 컨디션이 좋다. 아침식사를 위해 곧바로 식당으로 향한다. 이미 식당 안은 앉을 자리 없이 만원이다. 벌써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참으로 부지런들 하다. 설렁탕으로 배를 채우고 출발지로 이동하는 셔틀버스에 오른다. 탑동 광장에 내리자 바람이 온 몸을 휘감는다. 바닷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출발 전 간단한 식전 행사가 있었다.

 

 

 

 

 

 

 

 

 

 

 

 

 

 

 

 

새벽6시 정각. 드디어 탑동광장을 출발한다. 시원스레 뻗은 해안도로를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 좋게 한다. 허인회와 나란히 640초 페이스로 동반주를 한다. 10KM 지점 1CP에서 급수를 위해 잠깐 멈춘다. 100KM울트라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겸하는 대회라서 외국인들 참가자들이 많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제주도관광 홍보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많은 지원을 했는데 동네 주민들과 부녀회원들이 10KM 마다 마련된 CP에서 급수 및 간식과 식사 봉사를 해주면서 편하게 레이스를 할 수 있게 도왔다.

 

애월-하귀간 도로는 경관으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해안도로다.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약 9KM 가량의 해안선을 따라 길이 뻗어 있으며 곳곳에 경치가 뛰어난 전망터와 관광지를 거느리고 있다. 검은색의 평평한 바위와 푸른 바다가 만들어 낸 해안선의 조화는 한 폭의 그림이다. 하나의 해안도로 안에 평평한 바위, 동글동글한 바위, 기암 등 각양각색의 돌 형태를 모두 볼 수 있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한적하다. 하귀와 애월UFO 카페거리를 지나자 20KM 애월 급수지점이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부부처럼 서 있는 곳이 바로 애월항. 제법 항구 냄새가 나는데, 큰배들이 주로 이용하는 외항은 시멘트 덩어리로 바다를 가르고 있고 내항은 아직 옛스러움이 남아 있는 조그마한 포구다. 곽지로 들어가는 길가에 노오란 유채꽃이 손을 흔든다. 제주도에서 맞닥뜨린 바람은 부드러우면서도 마음을 부풀리는 무엇이 있다.

 

 

 

 

 

인회가 속도를 늦춘다. 앞에 보이는 경식이와 수연이를 따라간다. 30KM 귀덕 한수풀 해녀학교 급수지점에서 바나나와 연양갱 그리고 백설기 한 덩어리를 받아 정자에 앉아 콜라와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한림항과 협재해수욕장과 인접한 금능해수욕장을 지나자 일성비치콘도 전방에 설치된 40KM 급수지점이다. 45KM 신창 풍력발전소로 접어든다. 커다란 풍차가 거센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위용을 자랑한다. 드디어 차귀도가 눈에 들어오고 50KM 골인지점이다. 5시간 34분 소요.

 

 

 

 

 

백설기 한 덩어리 받아 배낭에 넣고 과일과 연양갱으로 허기를 달랜 후 다시 천천히 걸어서 출발한다. 넘실대는 파도와 희귀한 형상의 현무암들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더불어 구불구불 이어진 제주의 돌담길 등 눈앞에 끝없이 펼쳐지는 제주의 숨겨진 아름다운 비경에 취해 지루하지 않다. 55KM 지점 수월봉 입구에서 해안도로로 접어든다. 바닷바람이 아직은 견딜 만하다. 60KM지점과 70KM지점 CP를 차례로 지나면서 급수와 간식을 공급 받는다.

 

오거리에서 산방산 송악산 방향으로 직진한다. 이곳에서 여러 사람이 알바를 했다. 봉긋한 산방산의 모습 또한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80KM 지점 사계리 정류장 8CP까지 약간 지루하다. 따로 점심식사를 하지 않고 급수지점에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랬더니 배가 고프다. 8CP에 기대했던 백설기가 없어 찰떡파이와 연양갱 그리고 바나나로 허기를 달랜다. 곧바로 언덕이 시작된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올라간다. 안덕과 창천을 지나 90KM 급수지점에 도착한다. 이제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까지 남은 거리는 10KM. 걷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난다.

 

오후 615. 100KM 골인지점인 서귀포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한다. 12시간 15분 소요. 근중이가 반갑게 맞아준다. 친구가 있어 힘이 난다. 가방을 찾아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사골 국물에 말은 잔치국수를 게 눈 감추듯 해치우고 의료 봉사를 하시는 장세현님에게 다리 마사지를 부탁한다. 왼쪽 장경인대가 뻐근하고 무릎 통증이 있다. 마사지를 받고 나니 훨씬 편해졌다. 진통제 한 알을 삼킨다. 많은 주자들이 이곳에서 갈등하고 실제로 많이들 포기한다. (187명중 84명이 이곳에서 포기)

 

 

 

삼다도(三多島)라는 표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제주도에는 바람이 정말 많다. 바람막이를 걸치고 깜박이와 비상등을 켜고 서둘러 출발을 한다. 경식이가 따라 붙는다. 제주 올레길에서 풍광이 가장 아름다운 7구간 시작점 외돌개 입구를 지나 비석 오거리를 지날 즈음 바람이 더욱 세차게 불어댄다. 반바지 차림의 경식이가 춥다며 속도를 내면서 멀리 사라진다.

 

호사다마던가. 컨디션이 좋아 속도를 내려는 순간 다리가 풀리면서 몸이 앞으로 쏠리고 어어~ 하는 사이 넘어진다. 마치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툭툭 털고 일어났는데 턱이 쓰라리다. 근처 약국에 들어가 약사에게 후시딘을 바르고 밴드를 붙여 달랬더니 땀이 들어가면 곪을 수도 있다며 턱 마스크를 해 버렸다. 무슨 대단한 부상투혼이라고. 많은 친구들의 걱정을 샀다.

 

한적한 주로에는 간간히 차들이 지나가고 앞뒤로 멀리 주자들의 비상 깜박이가 눈에 들어온다. 걷다 뛰다 걷다 뛰다를 반복한다. 가마초등학교 입구의 13CP를 지나 표선, 신풍교차로에서 계속 직진한다. 비교적 길바닥에 화살표로 코스 표시가 잘 되어 있지만 혼자 가는 길이라 자칫하면 알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집중한다.

 

 

14CP 서동교차로에서 해안도로에 접어든다. 뛰다가도 바람이 세차게 불 때에는 걷기를 반복한다. 철저하게 고독하다. 많은 상념들이 지나간다. 카세트를 준비했는데 큰 가방에서 꺼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차량교통이 많은 주로에서만 듣지 않으면 되는데... 간혹 방파제 너머로 모래가 날아들어 입 속에 들어온다. 선글라스를 꺼내 낀다. 한 밤중에 선글라스라니..

 

왼쪽 다리가 뻐근하다. 벌써 7시간 30분 동안을 추위와 배고픔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누군가 했던 말이 스친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며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나 자신이다.” 배가 고프다. 혹시나 했던 150KM 지점 창도슈퍼는 역시나 불이 꺼졌다. 15CP154KM지점 명월가든 식당이다. 아직도 30분 이상 가야한다. 일요일 새벽 3시 드디어 15CP에 들어선다. 정보영회장님과 장세현님이 고생했다며 반갑게 맞아준다. 주인아주머니가 차려주는 미역국에 밥 한 공기를 말아 억지로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근중이가 시간 여유도 충분하고 완주는 무난하니 충분히 쉬고 가란다. 그러면서 종단할거지?” 묻는다. 옴마, 왜 이러세요 절대 앙해요.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장판 위에서 30분 정도 몸을 녹인 후 세현이 형님에게 마사지를 받고 근중이가 시키는 대로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담아 가슴에 품는다. 덕분에 1시간 이상 따뜻했다.

 

 

 

새벽4. 사방이 고요하다.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다. 해안가 가로등만이 졸고 있다. 바닷바람이 너무 세차서 도저히 뛸 수가 없다. 빠른 걸음으로 속도를 낸다. 멀리서 앞 선 주자의 깜박이 등이 눈에 들어오더니 점점 가까워진다. 동이 트면서 바람이 조금은 잦아든다. 세화리 해변은 제주의 어느 유명 해변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광과 눈이 시릴 만큼 이국적인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간직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없이 푸른 하늘과 넓은 바다. 이렇게 깨끗한 옥빛 바다와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너무나 여유롭다.

 

170KM지점 세화리 종합복지타운에 마련된 16CP에 도착한다. 무섭게 불어대는 새벽 찬 바닷바람과 사투를 벌이면서 16KM2시간 40분 동안 걸었다. 복지타운 안으로 들어서자 정보영회장님과 운영위원이 고생했다며 격려한다. 자원봉사하시는 부녀회원들이 따끈한 컵라면과 커피를 주신다. 꿀맛이다. 출발하려고 문을 나서는데 수연이가 들어온다. 1132번 일주도로로 접어들어 제주방면으로 천천히 뛰어본다. 아직은 뛸만하다.

 

평대초등학교를 지나 한동, 행원, 입수교차로를 차례로 지난다. 사진 자원봉사 하는 근중이와 의료봉사 하는 세현 형님이 차를 세우고 터벅터벅 처량하게 걷던 내 모습을 사진에 담아주면서 격려하고 사라진다. 김녕교회 앞에 마련된 17CP에 도착하여 급수와 간식을 먹는데 마침 대회 지원차량이 지나가다 운영위원 한 분이 차에서 백설기 한 덩어리를 건네준다. 받아들고 걷는다.

 

 

 

북촌 삼거리를 지나고 오른쪽으로 우뚝 솟은 제주항일기념탑이 눈에 들어온다. 왼쪽 무릎에 통증이 신경 쓰인다. 194KM 지점 조천중학교 앞에 준비된 마지막 CP에 도착한다. 이제 골인지점까지 남은 거리는 10KM. 뒤에 오던 수연이가 마지막 스퍼트를 한다. 먼저 보내고 파워 젤을 입에 넣고 걷기 시작한다.

 

국립 제주 박물관을 지나 우회전한다. 길이 복잡하다. 바닥에 표시를 놓쳤다. 지나가던 행인에게 탑동광장 길을 물어 뛰다 걷다를 짧게짧게 반복한다. 탑동 사거리에 도착한다. 멀리 골인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1248. 드디어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여 30시간 4830초의 기록 [참가자 227명 중 완주자 83(완주율 36.6%)]으로 204KM 제주울트라마라톤의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잠시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데 경식이가 골인한다. 가방을 찾아 탑동 찜질방 사우나로 향한다.

 

끝으로 정보영 회장님을 비롯해서 수많은 운영진들과 CP마다 밤 세워 자원봉사를 해 주신 제주 주민들과 부녀회원들, 특히 의료 봉사하시면서 힘들 때마다 신경 써서 다리 마사지를 해주신 장세현님 그리고 사진 자봉해 준 친구 송근중 등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