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여행은 떠나는 자의 몫이라 했다.
가끔 지인으로부터 가 본 곳 중에서 어디가 가장 좋으냐? 언제가 여행하기 가장 좋으냐?는 질문을 받는다. 첫째는 날씨가 좋을 때이고, 둘째는 건강할 때이고, 그 다음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라고 대답한다.
한라산을 오르기 위해, 수학여행 인솔로, 마라톤을 참가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지인과 함께, 산악회원들과, 직장동료들과, 학생들과 비행기로, 배로, 청주에서, 광주에서, 목포에서, 장흥에서 수십 번 찾은 곳이라 제주는 그다지 큰 설렘이 없는 곳이다.
5월 황금연휴에 갑자기 떠나는 여행이라 이번에는 항공권을 구하기 어려워 여수 엑스포항에서 새벽 1시40분에 떠나는 훼리(골드스텔라호)를 이용하기로 했다. 출항 1시간 전까지 발권을 해야해서 대전에서 밤 9시 30분에 전조등으로 어두움을 밀어내고 여수를 향해 달린다.
제 시간에 여수항에 도착했다. 예상과 달리 가족단위, 산악회, 라이딩 동호회원들로 선실은 시장통을 방불케 북새통이다.
배는 교통수단이지만 동시에 그 자체가 여행이다. 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라면 비행기보다 훨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훼리 여행을 선호한다.
언제나 설렘을 갖고 떠나는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가느냐가 더 중요하고 더욱이 날씨가 큰 몫을 차지한다.
이번 3박 4일의 제주도 여행은 이 3박자가 너무 잘 맞아 수십 번 다녀온 제주도이지만 좋은 기억이 많이 남을 추억이 될 것이다.
물영아리는 `水靈岳(수영악)` 또는 `수령악`이라고 부르며, 오름 정상에 분화구가 있어 늘 물이 잔잔하게 고여 있다는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이 오름 동쪽에 자리잡은 오름은 분화구에 물이 고이지 않음으로 여물었다는 뜻에서 `여문영아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와 세화리에 걸쳐 있는 원뿔 모양의 다랑쉬오름(382.4m)은 산세가 가지런하고 균형이 잡혀 있어 ‘오름의 여왕’이라 할 만큼 우아하다. 한복 치마를 벌려놓은 듯 가지런한 외형도 아름답지만, 갖가지 들풀과 눈을 마주치며 정상으로 오르는 가리마 같은 정다운 길,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정상의 분화구 또한 다랑쉬오름의 자랑이다.
깔대기 모양으로 움푹 패여 있고 바닥에 풀이 무성한 이 분화구는 둘레 1.5㎞ 깊이 115m로 상당히 크고 깊다. 깊이는 한라산 백록담과 엇비슷한 정도이다. 제주 설화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놓은 것이 제주의 오름인데, 다랑쉬오름의 경우에는 흙을 놓자 너무 두드러져서 손으로 탁 쳐서 패이게 한 것이 지금의 분화구가 된 것이라고 한다.
‘다랑쉬’라는 이름은 오름에 쟁반같이 뜨는 달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하여 이름 붙은 제주말로, 높은 봉우리라는 뜻의 ‘달수리’ 또는 한자식 표현으로 ‘월랑봉’(月郞峰)이라고도 부른다.
다랑쉬오름 정상에 서면 동남쪽으로는 잔디를 입힌 축구경기장 크기의 아끈다랑쉬오름과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의 동북쪽 자락인 다랑쉬오름 주변에는 용눈이오름, 높은오름, 돛오름, 둔지오름 등 멋진 오름들이 많다. 이들 오름의 품안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와 말떼들의 모습은 매우 목가적이다. 오름의 품안에 깃들어 편안해 보이는 것은 살아있는 소나 말뿐만이 아니다. 죽은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제주사람들은 죽으면 오름에 묻힌다. 봉분 주위를 낮고 네모난 돌담으로 둘러싼 제주 특유의 무덤이 나지막한 오름 능선을 타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퍽 따스하게 느껴진다.
아끈다랑쉬오름은 전체 생김새뿐 아니라 둥그렇게 패인 분화구까지 다랑쉬의 축소판이랄 만큼 닮았다. ‘아끈’은 제주말로 ‘버금가는 것’ ‘둘째’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아끈다랑쉬는 작은 또는 새끼 다랑쉬인 셈이다. 아끈다랑쉬는 198m 높이에 둘레 약 600m 깊이 10m 정도의 분화구를 지니고 있다.
해발 247.8m, 높이 88m, 둘레 2,685m, 면적 40만 4264㎡이다. 송당에서 성산 쪽으로 가는 중산간도로(16번 국도) 3㎞ 지점에 있다. 오름이란 자그마한 산을 뜻하는 제주특별자치도 방언으로 개개의 분화구를 갖고 있고 화산쇄설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화산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한라산 산록의 기생화산구를 의미한다. 용이 누워 있는 모양이라고도 하고 산 한가운데가 크게 패어 있는 것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도 하고 위에서 내려다 보면 화구의 모습이 용의 눈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한자로는 용와악(龍臥岳)이라고 표기한다.
제주도에서도 가장 제주도의 모습을 많이 지니고 있어 찾아볼 수 있는 곳은 8개의 유인도 중에서 바로 우도다. 우도는 제주도의 또 다른 속살이라고 불릴 만큼 제주도를 가장 많이 닮았다.
우도는 성산 일출봉 남쪽 바다 앞에 떠 있는 섬이다. 성산포에서 3.8km, 여객선으로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다.
우도는 소가 머리를 내민 모양(牛頭形) 또는 누워 있는 모양(臥牛形)이라 해서 ‘소섬’ 즉 우도로 명명된 곳이나 1900년에는 향교 훈장 오유학이 물에 뜬 두둑이라는 뜻의 ‘연평도’로 개명하여 현재까지 연평리로 불리고 있다.
우도는 소가 머리를 내민 모양(牛頭形) 또는 누워 있는 모양(臥牛形)이라 해서 ‘소섬’ 즉 우도로 명명된 곳이나 1900년에는 향교 훈장 오유학이 물에 뜬 두둑이라는 뜻의 ‘연평도’로 개명하여 현재까지 연평리로 불리고 있다.
쇠머리오름
우도봉이라고도 하며 ‘화엄경’이라는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과거 이곳은 억새가 지천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말끔한 초원으로 남았다. 쇠머리오름에서는 성산일출봉이 지척으로 보이며,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 뒤편으로 장쾌하게 펼쳐진 크고 작은 오름들과 한라산도 멀리 보인다.
우도봉
길목의 유채밭과 풀밭 등은 일반 여행객들은 놓치기 쉬운 코스다. 성산일출봉을 제대로 보려면 여기가 더 좋다. 보리밭처럼 보이는 풀밭과 유채밭과 마늘밭 등이 펼쳐진 너머로 보이는 성산일출봉은 그야말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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