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명 : 제1회 Heien 시각 장애인 마라톤 대회
대회일 : 2014년 5월10일 토요일
대회장 : 대전 갑천변
오늘은 오후 출근.
마눌 초록잎새가 이른 아침상을 들이대며 얼른 드셔주란다.
왜~?
갈데가 있단다.
나이가 들 수 록 마눌말을 잘 들어야 노년이 평안하단다.
그래서..
갑천 엑스포 주차장에 차를 팍킹후 쭐레 쭐레 초록잎새 뒤를 따라 걸었다.
어이 칭구~!
같이 가~!
?
귀에 익숙한 음성이라 뒤돌아 보니 황태자가 헤벌레 웃고 있다.
야가 마라톤에 입문하더니 이젠 환자 수준이다.
ㅋㅋㅋ
오랫만에 보니 반갑다.
황태자랑 엑스포 다리 아래로 내려서니...
대회장은 이제사 대회 준비로 바쁘게 돌아간다.
오늘 대회 현수막을 보니 대회 명칭이 제1회 라이 엔 헬렌 마라톤대회라 적혀있다.
라이는 라이온스의 줄임말.
그런데 헬렌은 모야~?
대회 본부석 옆의 글귀에서 헬렌이란 글자의 의미를 유추해 본다.
아마도....
헬렌켈러란 시각장애인의 앞글자를 따와 대회명으로 정한것 같다.
이윽고...
때가 되자 대회본부 운영진이
티셔츠와 배번호를 우리 주주에게 건네 준다.
나중에 자기의 배번호와 같은 번호를 단 시각 장애인을 찾아가 도우미를 하면 된다고.
짝궁이 누가 될지는 그래서 아무도 모른다.
이를테면 복불복 짝궁 만나기....
여기 앉아 있는 분들이 시각 장애인들...
이분들도 열심히 배번호를 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배번호외 또 다른 하나를 가슴에 달았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302명의 명복을 빌어주는 의미의 노란리본.
참말로...
어쩌구니 없는 이번 사건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민다.
부지런한 서생원들..
이미 준비 완료후 잔디밭에 지들끼리 앉아 정담을 나누고 있다.
재들 ?
나만 빼고 다 무서운 넘들.
거의 환자수준의 마라토너들이라 나랑은 종자가 좀 다른 설치류라 보면 된다.
야~!
너도 쥐새끼니께 와서 같이 찍자~!
그래서...
덕분에 나도 이번 대회의 유일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출전시각 임박.
다들 모여라~!!!!
이쁜 뇨자들 앞에 두고 못생긴 남정네 뒤로 보내
겨우 겨우 정리가 된 주주 회원님들 단체사진 찐하게 한방 박은뒤엔 다들 각자 짝꿍 찾아 떠난다.
흐음~!!!
내 짝꿍은 오디에~?
사실...
나의 배번과 같은 번호의 짝꿍은 아리따운 처자였는데
그분의 가족이 도우미로 오셔서 난 그냥 패쓰~!!!
덕분에 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회원님들 사진이나 많이 담아 주기로 했다.
101번 황태자의 짝꿍.
동료교사의 누님이란다.
선상님이라 그런지 얼마나 알뜰살뜰 자상한지 ?
환상의 궁합이다.
드디어...
대회 식순에 의해 행사가 시작되고...
각자 오늘의 짝꿍이 된
시각 장애인과 정다운 대화로 대회장은 시끌벅적.
잔치집 분위기 무르 익는다.
헉~!!!
그란디 애들은 모야~?
짝꿍을 어디다 버려두고 니들끼리 짝이 돼쓰~!!!!
원숙이님의 짝꿍.
이분은 분명 1급 시각 장애인 이시다.
참고로 시각 장애인은 1급에서 6급까지 있는데
6급은 시야가 아주 좁아 옆을 전혀 보지 못하고 직선방향만 볼 수 있는 장애란다.
꼬렉~!
오늘 난 처음 그런 사실을 알았다.
두이님~
짝꿍님이 맘에 드나 보다.
표정을 보니 좋아 디지니 그랴~!
행복쟁이도 그렇고...
어이구~!!!
주주회장 교수님은 짝꿍으로 미녀를 만났구먼~
햐~!!!
오늘 만난 짝꿍중 젤로 맘에 드나벼~
이 언니는 좋아해도 너~무 좋아 하시는거 바로 티난다.
맘좋은 우리 펩시맨....
그저 싱글벙글.
식순에 따라 국민의례...
구색을 다 갖춰 할건 다 한다.
햐간에...
귀빈들 많이들 오셨슴다.
그런후...
몇몇분들은 찬조금 왕창들 내시고 바로 자리를 뜨신 뒤..
준비운동으로 돌입.
오늘따라 햇살이 따사로와
완벽 자외선 차단을 준비한 초록잎새가 총무님과 함께 기념 촬영.
자~!!
이젠 슬슬 몸을 풀어야 함다.
무릅 돌리고
발목도 돌려 돌려~
허리도 팍~! 팍~! 돌리고 돌리고.
짝꿍하고 맞잡고 근육을 이렇게 늘려주고
땡겨주고...
풀어 주신다...
아이구야~!!!
뻑적지근하게 몸을 풀었으니 이젠 뜁시당~!
스타트 라인선상.
울 마눌 초록잎새랑 짝꿍이 되신 이분.
공무원으로 정년하신지 17년이 되셨다는데 무쟈게 젊으시다.
웬만한 사물은 그저 다 파악할 정도의 장애라 초록잎새 별 부담이 없다며 싱글벙글.
황태자님은
곱디 고운 누님과 데이트할 생각에 흡족한 미소가 떠날 줄 모르고...
스타트 라인 선상.
이번 대회는 입상과 무관한 완주에 의미를 둔 대회라
스타트 라인 선상에선 팽팽한 긴장감을 찾아 볼 수 없어 어찌보면 좀 맥이 풀린 느낌.
ㅋㅋㅋ
드디어....
10키로 주자 먼저 출발~
시각장애인의 도우미는
팔목을 잡게 하고 약간 앞서 걸어줘야 하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잘 들 하고 있는지 볼까유~?
야생마~
합격...
겨우달려...
ㅋㅋㅋㅋ
임자 제대로 만났다.
아주 잘 하고 이쓰~
그란디...
초록잎새는 모야~?
손을 잡고 걸으면 분명 성회롱이라 햇는디...
저건 지가 좋아 잡아 드린거니 뭐라 할 수도 읍꼬....
우리 장인 어르신 보다 더 연배가 많으신 어르신을 만나 좋아 죽네 그랴~!
펩시맨은 키가 워낙 크다 보니
고목나무에 매미 하나 달린 형세로다.
그런대로 자세 굿~!!!
봉수야~!
넌 절대 실수로 라도 손은 잡지 마라~
지금 그냥 봐도 다정한 연인으로 보여서 니들 연예하는거 같아~
ㅋㅋㅋ
체력좋은분은 뛰고.
아닌분은 속보...
그도 아님 느림보 거북이 걸음을 걸어 주신다.
그란디...
속보는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대회인데 느림보 거북이가 있다고라~?
분명 계셨다.
겨우달려의 짝꿍.
그래서...
그날 하루죙일 겨우달려는 임자를 제대로 만나 겨우걸어가 되셨단다.
반칙...
팔목을 잡으라니께 손 잡은 요팀...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잡은거라 뭐라 말은 못하것다.
우리 주주 횐님 자상도 하셔라...
시원한 식수까정 수건에 돌돌말아 들고 자봉을 하셨다.
이사람 누구게~?
하나둘님...
이분은 어느정도 사물이 다 보이시는 장애라 그냥 옆에서 보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시각 장애인 여성분이 속보인 반면 하나둘님은 부지런히 뛰신다.
완주후의 하나둘님 말씀.
"참나~!!"
"오늘 누가 자봉였는지 나두 헷깔려 ~!"
드디어...
5키로 반환점 통과...
5키로 주자들의 반환점을 통과하여
10키로 반환점을 향해 힘차게 걷고 뛰는 사이..
흐미~!!!
쟈가 웬일이랴~?
주주의 느림보님이 오늘은 날랐다.
벌써 1등으로 반환점을 돌아 뛰어오고 있다.
헉~!!!
그다음 2등이 여성분.
다정하게 손까지 부여잡고 뛰고있네 그랴~!
여기가 10키로 반환점...
시작이 반이라고 벌써 다 왔네유~
오늘은 참 별일이다.
주주의 꼴찌 전담들이 웬일로 오늘은 다들 선두권.
우짠댜~!!!!
무쇠다리가 들어오면 주주에선 대회 끝인데 오늘은 시작일세 그려~!
중위님은 군인정신으로...
원사님은 짭밥의 관록으로...
이궁~!!
이분은 시각 장애인 보다 더 힘들어 하는것 같네 그랴~!
반환점에서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삭히고 다시 출발.
드뎌...
황태자님 등장.
대단 하세유~
거의 선두그릅으로 반환점을 통과.
펩시맨은 물 먹고 가랬더니
물 한병을 통채로 들고 그냥 가네 그랴~
10키로 반환지점의 봉사대 급수지점.
아쉬운게 있다면 아이스 박스 얼음을 채운 시원한 식수 제공이 정말로 필요한데
이 뜨거운날 미지근한 식수를 제공하고 있으니 주로운영이 너무 소홀하고 아쉽다.
장애인 대회임을 감안하면 더욱 신경을 써야 함에도 간식하나 준비된게 없으니 이걸 우짜노~?
이거 원~!!
저분들께 왠지 내가 다 죄송한 마음이 절로 든다.
그러거나 말거나...
시각장애인은 물론 도우미로 나선 주주의 두이님은 싱글벙글 즐겁다.
그러는 사이에 바람소리님 등장...
오늘 오시면서 혹
교수님은 무슨 강의는 안 하셨는지 ?
이젠 막 떼거리로 반환점 도착중...
함께 오신분들 반환점에서 단체사진.
반환점의 마지막 주자가 누굴까 ?
겨우달려팀이 정답.
겨우달려는 겨우걸어 반환지점에 도착했는데 짝꿍분 왈~!
한대 꼬실리고 가야 겠다며 또 늘정댄다.
ㅋㅋㅋ
못 말리시는 분이다.
식후불연초면 즉사라는 명언을 남기며 한대 꼬실리는 그분을
겨우달려는 다른분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용히 다른 장소로 이끌어 준다.
마지막 주자 확인후...
휘니쉬 라인까지 5키로를 산찾사는 땀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후...
휘니쉬 라인에 도착하는 주자들을 디카에 담기 시작.
대회는 이제 막판으로 흐르며
완주한 주자들의 해맑은 미소가
갑천변에 넓게 퍼지 흐르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끊없이 주자들이 들어오고 있다.
이미 완주한 님들은 간식과 함께
정겨운 대화로 대회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흐미...
울 마나님 초록잎새 드디어 들어 오셨당~!!
수고 해쓰~ 초록잎새.
마음씨 고운 우리 펩시맨..
함께 동반주한 짝꿍 물 먹이고 완주메달도 직접 걸어준다.
아직도 한참...
후미 주자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대회장의 분위기가 이상하다.
?
딘장~
애네들 왜 이러나 ?
벌써 행사 마무리를 하며 철수 준비를 하고 있다.
휘니쉬 라인엔
아직도 이렇게 선수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말이다.
웬만하면 그냥 참고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건 아니다.
다른 대회도 아닌 장애인 행사에 장애인 단체 주관사가
그들에 대한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처사다.
운영본부에 쳐들어가 큰소리로 관계자가 누구냐며 따저 물었다.
그런데 다행인건 그네들이 완전 후안무치한 무례인은 아닌듯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
처음 치러보는 대회라 미숙하고 몰라서 그랬다며 용서해 달라고 빈다.
완전 백기를 들고 100% 잘못 했다 용서를 비는데 딱히 할말이 없어지며 불같이 치밀던 화가 금새 풀린다.
ㅋㅋㅋ
끝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점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주주회원님들이 있어 대회는 무난히 치룬것 같아 보람있는 하루다.
수고하신
주주클럽 회원 여러분 오늘 고생 하셨습니다.
역시
주주의 일원이란게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된 하루였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주주통신원 산찾사.이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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