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2008년 3월 9일(일)
산행코스 : 지력골매표소→삼단폭포→은행나무→밧줄지대→천태산정상→전망(쉼터)바위→남고개→영국사→망탑봉→진주폭포→매표소 (5시간 소요)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에 자리 한 천태산(715m)은 충북 영동과 충남 금산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원래 산 이름은 지륵산(智勒山)이었으나 천태종(天台宗)의 창시자(創始者) 대각국사(大覺 國師) 의천(義天)이 천태산(天台山)으로 바꿨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천태산은 A, B, C, D 등 4개의 등산코스로 이뤄져 있는데(B코스는 현재 폐쇄) 높이 75m의 암벽코스를 밧줄을 타고 오르는 맛은 이 산 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누교리에서 서쪽으로 1km 들어가면 주차장이 있는 데 여기서부터 천태산 산행이 시작된다.
입장료 1천원을 내고 5분 정도 올라가면 계곡과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수려한 천태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天台洞天(천태동천)'이란 글씨가 음각돼 있는 바위를 지나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지류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진주폭포를 경유해 망탑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길 왼쪽에 삼신바위가 있는데 쭈글쭈글한 바위가 영락없이 삼신할머니의 얼굴이다. 삼신바위를 지나면 용추폭포(삼단폭포)다. 한여름 우기라도 만나면 쏟아지는 폭포가 장관일 듯 하나 가뭄 탓에 겨우 폭포의 명맥만 유지하는 듯하다.
삼단폭포에서 폐침목으로 된 계단으로 올라가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영국사를 찾아가는 길옆 철조망엔 각처 등산객들이 남겨놓은 형형색색의 표지리본이 만국기처럼 빼곡하게 걸려 바람에 팔랑대고 있다.
영국사는 분지형태의 터에 자리 잡고 있다. 제법 넓은 평지에는 논과 밭이 있고, 그 품안에 천년고찰 영국사가 고즈넉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영국사(寧國寺)는 신라 문무왕 8년 원각국사가 만원사란 이름으로 세운 것을 고려 문종때 대각국사가 국창사로 이름을 고쳤으며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함으로써 국난을 극복했다고 해 영국사로 개칭했다.
영국사와 함께 명물로 자리 잡고 있는 은행나무는 둘레가 22m나 되고 높이가 31m에 이른다. 용문사 은행나무 못지않게 거목이다. 수령이 1천년이 넘는다고 하니 이 나무야 말로 천태산의 역사다. 가지 중 하나는 땅으로 늘어져 새로운 줄기를 만들어 내는 기이한 형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천태산 등반로 대부분은 암벽으로 이뤄져 있다. 우회코스가 있긴 하지만 천태산 등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묘미가 이 암벽타기다. 75m에 달하는 암벽을 로프에 매달려 오르다 보면 아찔하기도 하지만 로프가 적당한 간격으로 매듭지어져 있어 미끄러질 염려는 별로 없다.
A코스는 산줄기가 가파르고 D코스는 비교적 완만하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영국사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바위 하나하나도 천연 조각품이다. 어떤 바위는 마치 이무기가 여의주를 물고 있는 듯하다. '조망석'이라 표시된 바위에서 이곳 풍경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높은 바위 벼랑과 아름다운 동천까지 갖춘 아기자기한 천태산은 ‘천태산 지킴이’ 배상우씨가 1986년부터 20년 동안 날마다 오르내리며 가파른 등산로 30여 곳에 줄을 매고, 안내판을 만들고, 등산로를 정비했으며 손수 지도까지 만들어 나눠 주는 등 가꿔온 산으로 유명하다.
산 정상에 방명록을 비치하는 등 산 아래부터 위까지 그의 발길,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20년 동안 산을 가꿔 이제 명산 반열에 오른 천태산이 2005년 4월 산불로 온통 새까맣게 탄 모습이 안타깝다.
영국사에는 보물 533호인 3층 석탑이 경내에 있고 망탑봉 삼층석탑(보물 제 535호)과 원각국사비(534호) 그리고 부도(532호)등 4점의 보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