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계룡산(鷄龍山)

대전황태자 2024. 3. 18. 18:04

2024. 3. 18(월)

동학사 주차장-동학사-관음봉-삼불봉-남매탑-동학사주차장

 

무학대사는 계룡산(鷄龍山)을 두고 '금계포란형(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이요, 비룡승천형(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형국)'이라 했다.

정상인 천황봉에서 쌀개봉과 삼불봉으로 이어진 바위능선은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이라고 보았다. 때문에 닭과 용을 한 자씩 써서 산 이름이 되었다.

 

9시. 동학사로 가는 길목에서 받던 입장료가 폐지되고 처음으로 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동학사를 거쳐 관음봉을 오르는 코스를 택했다.

 

 

월요일 오전 이른시각이라 산행객이 거의 없다. 

어제는 포근한 봄날이었지만 대신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이었는데, 오늘 아침은 영하의 꽃샘추위 탓에 공기가 깨끗하다. 

 

동학사 일주문을 들어선다. 사찰에 들어서는 산문() 가운데 첫 번째 문이다. 속세와 사찰의 경계이다.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이곳부터 사찰이다. 동학사계곡은 한가해서 발걸음이 더 여유롭다. 

 

문수암, 관음암, 길상암을 지나 동학사 대웅전에 들른다. 신라시대에 세워진 천년고찰 동학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비구니 승가대학이다. 깨끗하고 단순한 대웅전 앞마당에서 계룡산이 올려다 보인다. 닭벼슬을 닮았다는 쌀개릉 암릉 줄기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끝나고 산길이 시작된다. 584계단을 한발반발 천천히 오른다.

삼불봉 절벽아래에 자그마한 암자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심우정사. 심우(尋牛)는 소를 찾는다는 뜻. 소를 찾아 산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처음 수행을 하려고 하는 수행자가 아직은 참마음이 무엇인지를 모르지만 그것을 찾고자 공부에 임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은선폭포는 계룡산국립공원 내 동학사계곡의 유일한 폭포이다. 

은선폭포는 옛날 신선들이 숨어서 놀았을만큼 아름다운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졌으며, 폭포의 물줄기가 낙차 되며 피어나는 운무는 계룡 팔경 중 7경으로 계룡산의 자랑거리다.

 

이 폭포는 높이 46m, 폭 10m, 경사 60 정도의 폭포로써 지형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산지의 정상부 주변에 위치하여 폭포를 형성할 수 있을 만큼의 유수량이 계속 유지될 수 없어서 갈수기에는 낙수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폭포이다. 

 

나무계단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른다.

 

관음봉에 오르면 계룡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의 갑옷 같은 자연성릉과 뿔처럼 뾰족하게 솟은 문필봉과 연천봉이 시야에 잡힌다. 천황봉이 가장 높은 정상이지만, 군 시설물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766m인 관음봉이 등산인들의 정상 역할을 한다. 관세음보살처럼 자비롭게 산행의 즐거움을 무한정 내어주는 봉우리가 관음봉이다. 팔각정과 표지석이 솟은 바위지대, 전망데크가 모두 있어 정상에 오른 즐거움을 골고루 만끽할 수 있다. 공주시, 계룡저수지, 세종시, 상신리가 한 눈에 조망된다. 

 

햇살이 포근하다.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을 내려선다. 경치가 화려해진다. 성벽 같은 수려한 바위능선을 이어간다. 산행의 백미인 자연성릉이다. 실제 성벽처럼 바위절벽이 이어져 산행의 맛이 쏠쏠하다. 멋들어지게 용틀임한 절벽 사이의 소나무가 풍치를 더하고 일행은 벼랑 끝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192개의 철계단에 고개를 바싹 묻고 오르면, 세 부처의 봉우리인 삼불봉(三佛峰)이다. 천황봉이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 정상이라면, 삼불봉은 불교의 깨달음의 정점이고, 관음봉은 그 중간에 위치한다. 삼불봉은 멀리서 보면 세 분 부처가 앉아서 참선하는 것 같다 하여 유래한다. 천황봉과 쌀개봉, 관음봉, 문필봉과 연천봉까지 속 시원하게 펼쳐진다. 

 

점심식사를 위해 바위에 자리를 편다. 각자의 배낭에서 준비한 음식들을 꺼낸다.

꼬마김밥, 영양콩떡, 삶은 계란, 그리고 후식은 시원한 배와 아메리카노.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남매탑으로 내려선다.

 

남매탑은 동학사 창건의 기원이 되는 상원조사의 전설이 있는 두 개의 탑이다. 상원조사가 이곳에 토굴을 만들어 수도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울부짖으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입 속에 큰 가시가 있어 뽑아 주었더니,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아리따운 처녀를 등에 업고 와 내려놓고 갔다. 처녀는 경북 상주 사람으로 혼인을 치른 첫날 밤 호랑이에게 물려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겨울이라 눈이 쌓여 돌려보낼 수 없어 계절이 바뀐 뒤 처녀를 돌려보냈다. 처녀의 부모는 다른 곳으로 시집보낼 수도 없고 인연이 그러하니 스님에게 부부의 예를 갖추어 주길 바랐다. 이에 스님은 고심 끝에 처녀와 의남매를 맺고 비구와 비구니로서 수행하다가 한날한시에 입적했다고 한다.

두 분을 기리기 위해 제자인 회의화상이 사리를 담은 탑을 세웠는데, 남매탑 또는 오누이탑이라 불리게 되었다. 보물 제1284호와 1285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구니 승가대학인 동학사와 무척 잘 어울리는 전설이다.

 

2시 하산완료. 여유롭게 5시간 산행을 마치고 서울식당 테라스에 자리를 잡는다.

녹두빈대떡과 파전을 안주 삼아 시원한 쌀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다음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한다.